청자 특유의 아름다움을 한껏 느낄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청자실을 새롭게 단장해 국민들에게 공개한다. 오는 11월 26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청자실은 고려청자의 역사라는 충실한 흐름을 바탕으로 주제별 구성을 통해 전성기 청자의 미의식을 드러내고자 했고, 디자인 면에서 전시 환경을 대폭 개선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새롭게 선보이는 청자실은 고려청자의 비색(翡色)에 초점을 맞춘 '색(色)과 조형', 상감(象嵌) 기법으로 대표되는 '장식과 문양'으로 크게 나누어 꾸몄다. 비색과 상감은 전성기 고려청자를 응축하는 개념이다. '색色과 조형'에서는 찻그릇으로서 청자의 제작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청자색이 점차 푸른빛을 띠게 되는 과정, 그리고 음각ㆍ양각ㆍ투각 등의 기법, 동물ㆍ식물 모양의 상형象形 청자의 조형성 등을 다루었다. 금속기와 고려청자의 관계, 중국 자기의 영향 등도 포함하였으며, 각각의 주제들을 통해 차와 술, 음식 및 일상생활에서 실용과 감상을 넘나들었을 고려청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장식과 문양'은 청자의 색과 형태보다는 흑백의 대비가 강렬한 상감 문양이 주된 관심의 대상이다. 고려시대를 통틀어 가장 유행했던 구름ㆍ학무늬와 물가풍경무늬가 일정한 도상(圖像)안에서도 얼마나 자유자재로 나타나는지, 그리고 상감 문양이 표현과 구성면에서 흡사 회화와 같은 공예도안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상감 뿐 아니라 퇴화, 철화 등의 기법과, 역시 고려청자의 창의적인 요소로 꼽히는 붉은빛의 동화 기법까지 청자의 화려한 면모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전시는 명품의 나열에 그치지 않고, 유물들이 주제에 적합한 수량과 밀도로 배치되도록 하였다. 전시 동선을 따라 고려청자의 역사를 편안한 흐름으로 접할 수 있으면서도, 하나하나 고려시대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주제들로 접근할 수도 있다. 전시품은 파편을 제외하면 60여점에 불과했던 과거와 달리 국보 11점, 보물 6점을 포함한 160여점으로 대폭 상향됐다. 또 초ㆍ중ㆍ고 교과서에 수록된 청자들이 총출동한 만큼, ‘교육’과 ‘감상’의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킬 것으로 본다. 이번 국립중앙박물관 청자실 개편은 "고려비색 천하제일"이라고 명명되고 있는 고려청자의 뛰어남과 아름다움을 함께 느끼고 공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