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아트링크가 심현희의 개인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집착’을 11월 13일부터 30일까지 연다. 심현희의 작품엔 늘 꽃이 있다. 꽃을 그려서만이 아니라 그의 작품의 색과 질감이 주는 모두가 꽃 그림이다. 묘사의 기교를 의도적으로 버린 그의 꽃 그림은 순진무구한 아이의 그림일기를 연상시킨다. 하루를 거슬러 마음속에 찍힌 이미지를 구성하는 그림일기처럼, 그도 그가 지내온 시간을 곱씹어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채집해 옮겼을 터인데 늘 꽃들이 함께 한다. 때론 식인화같이 크고 화려하게 활짝 벌려진 꽃이 큰 화면 가득하기도 하고 산화공양하는 것처럼 작고 연약한 꽃송이들이 화면에 흩뿌려져 있기도 하다. 평생을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여성 화가로서, 또 한국화의 전통과 새로운 모색을 고민해온 그의 화력에 찍힌 고뇌가 그의 그림 속의 꽃들이 대변하고 있다. 당당한 외래종 다알리아 꽃이기도 하고 우리 들판에 잔잔히 피어 있는 패랭이 꽃이기도 하며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 막막한 창작의 시작에선 뭔지 모를 꽃 같은 것이기도 하다. 갤러리 아트링크는 “그의 그림 앞에 서면 알 듯 모를 듯 어떤 교감이 통한다. 꽃을 그렸지만 꽃을 통해 문자나 말보다 더 큰 이야기로 소통하고 싶은 심현희의 꽃 그림은 작가의 그림일기이며 그림 시이다”라고 밝혔다.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