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6-357호 이진우⁄ 2013.12.16 14:41:46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지수는 대외적인 변수에 좌우되기보다는, 그간 저평가됐던 국내 요인들이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서 벗어나 1.1배선인 2300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며 “증시의 주요 매매 주체 중 하나인 기관투자자의 매수 여력이 올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홍 센터장은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며 “지금까지는 전 세계 경제가 똑같이 힘든 방향으로 흘러왔다. 하지만 내년엔 세계 시장이 투자방식의 변화에 따라 자금이 집중되는 새로운 시장의 형성에 주목해야 하고, 이러한 변하는 ‘판’에 대한 적응 여부에 따라 각국의 경제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는 미국의 테이퍼링(정상화) 우려가 확산되고 엔화 약세에 대한 영향으로 외국인 자금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국면”이라며 “코스피가 당분간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120일 이동평균선인 1950선을 지지하면서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전망…6년 만의 정상화와 신(新)불균형 글로벌 복합위기는 지난 2008년에 가계의 자산버블, 정부의 재정위기, 기업의 과잉생산과 투자로부터 비롯됐다. 이후 가계는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부의 편중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고용률 하락과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복지 포퓰리즘에 따른 의료와 연금제도 등이 정부 재정의 발목을 잡고 있는데도 증세는 각계각층의 조세저항 등으로 인해 한계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업들도 신흥국 공업화 촉진에 따른 공급과잉과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성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는 등 각 경제주체들이 구조적인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민간 부채조정과 부동산 버블해소 노력 등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는 긴축에 따른 피로누적이 예상되고 기업들의 효율적 투자 확대에 따라 정상화가 시도되고 있다. 미국의 정상화와 유럽, 일본의 추가적인 통화완화정책이 추진되면서 이른바 신(新)불균형이랄 수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신흥국의 수요가 둔화되고 자금 흐름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넘어가는 역전 현상이 예상되면서 실물과 금융 간 괴리가 확대돼 폭넓은 성장이 저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재환 연구원은 “내년도 한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 대비 0.6% 상승한 3.3%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3.6%, 하반기 3.0%가 예상되는 상고하저가 될 것”이라면서 “상반기에는 수출 회복에 이어 국내총소득 증가로 소비와 투자 등 내수 경기 회복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나, 하반기에는 중국 등 신흥국 경기 둔화와 정부지출 기여도 하락으로 인해 속도 조절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채권 전망…회복의 갈림길, 그러나 과속금지 윤여삼 투자분석부 채권팀장은 “내년에는 금리 상승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의 고점은 넘겠지만 경제개선의 속도에 따라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진국들은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특히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는 글로벌 주식 및 채권과 부동산 등 금융시장 안정에 일조한 측면이 있었다. 이에 따라 내년도 금리 향방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경기 개선이나 유동성 축소 중 어느 쪽이 우세할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글로벌 복합위기 이전에는 국가 간 경제상관성이 높았지만, 위기 이후에는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불균형이 완화되고, 교역규모가 축소되며, 경제 상관관계 역시 약화되고 있다. 윤 팀장은 “선진국 주도하에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이머징 시장에 미치는 온기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이미 주요 선진국들이 추진하고 있는 재정 및 통화정책 공조가 약화되면서 각국 채권시장은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도 채권시장의 수급은 공급은 무난하지만 수요는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발행은 98조 원으로 올해 대비 10조 원 가량 늘지만 대부분이 상환용으로, 순증가는 38조 원대로 올해와 유사해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수요에서는 올해 금리상승 충격 이후 위축된 상황이어서 내년도 추가 상승에 따른 절대금리의 매력을 확보한다면, 자금유입이 기대된다. 하지만 자금수요가 공급보다 빨라 수요환경은 부담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 팀장은 “한국의 장기금리는 장기적 성장추세를 따른다는 점에서 내년에는 상승세로 전환될 것이 예상된다. 다만 미국의 테이퍼링 실시가 지연되고 경기 안정 확인 구간에서 금리 상승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면서 “성장과 물가안정을 고려하더라도 국고채 10년물 레인지가 3.5~4.0%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개선 속도가 빨라질 경우엔 4.2%가 상단으로 추정되지만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식 전망…코스피 사상 최고가 달성 2008년 이후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밸류체인에 따른 기업이익이 편중되면서 의존도가 점증됐다. 하지만 내년도에는 이들의 밸류체인 이외 종목군의 이익 증가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내년 상장사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24.0%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의 순환적 사이클을 잘 설명하는 경제지표인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2분기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회복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경기선행지수의 반등은 내수 경기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올해 한국 증시는 글로벌 평균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구조적 리스크가 부각됐던 IMF 외환위기 국면을 제외하면 코스피가 세계지수 대비 10% 이상 부진한 다음해는 두드러진 초과 수익을 획득했다”면서 “이익 전망의 하향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한국 증시의 내년도 이익 모멘텀은 강한 편이다. 또한 한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난 2009년 이후 국내 가계자금은 5년째 주식시장 이탈이 지속됐다. 하지만 가계자금이 4~5년 정도 유출된 후에 재유입됐던 과거의 패턴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가계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기다. 김 팀장은 “가계의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차감한 순금융자산은 1367조 원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며, 이는 가계의 실질적인 주식매수 여력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취약 계층의 가계부채 문제가 여전하지만 한국 가계의 총량적인 주식매수 여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주식투자는 기본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은… 글로벌 국채금리는 경기회복 등을 반영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채 10년물 기준으로 내년 말 시장 컨센서스는 3.3%선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상승은 과거의 순환적인 반등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년간 미국채에 대한 전망과 확정치 간의 괴리는 평균 39bp에 불과했다. 최근의 자금 동향이나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위험자산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한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태다. 유럽의 부동산 가격 역시 미국식 회복 경로를 따라가는 조짐을 보이는 것도 시장에 매우 긍정적이다. 프랑스, 영국. 뉴질랜드 등은 이미 부동산 가격이 안정을 찾은 지 오래고, 폴란드와 아일랜드 부동산 역시 가격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과거 금리 상승기 동안 글로벌 IB들이 제시했던 자산배분 전략은 “주식비중 확대와 채권비중 축소”였다.(2003~2005년은 제외) 극단적인 안전자산선호 심리가 지배했던 지난 2009년을 제외하고는 투자자들도 금리 상승기에는 주식형 펀드로 자금을 집중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도 금리 상승기 동안에는 위험자산의 투자성과가 안전자산 대비 우월했다. 과거 5차례의 금리 상승기 동안 선진국 증시와 이머징 증시는 각각 평균 34.4%와 79.0% 상승했다. 위험자산인 주식이 채권과 원자재 등 기타 자산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을 기록했다. 또한 금리 상승기 동안에는 주식시장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사례가 전무하다는 점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선진 증시 내에서의 투자 메리트 서열은 유럽, 북미, 일본, 아시아태평양 순이다. 유럽 주요국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며, 미국과 일본의 서열은 다소 후퇴했다. 일본을 제외한 홍콩, 싱가폴,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선진국은 서열이 처진 상태”라면서 “유럽의 정상화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유럽 선진국은 선두권 유지가 가능하다. 유럽 회복과 중국의 연착륙으로 아시아태평양 증시도 언더웨이(Underweight)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