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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기 문화 칼럼]서기 2014년, 갑오년, 단기 43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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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5호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2014.02.10 14:16:48

새해는 2014년이다. 2014년은 서기력(西紀曆)일 뿐 단군기원(檀君紀元) 4347년, 간지년(干支年) 갑오(甲午) 등으로도 표기할 수 있다. 어른들에게 달력을 보고 1, 2월의 명절을 이야기하라면 “소한(양력 1월 5일), 대한(양력 1월 20일), 설날(음력 1월1일, 양력 1월 31일), 입춘(양력 2월 4일), 정월대보름(양력 2월 14일), 우수(양력 2월 19일)” 정도를 짚을 것이다.

요즘 젊은이에게 짚으라면 “신정(양력 1월 1일), 설날 연휴(양력 1월 31일~2월 2일), 발렌타인데이(양력 2월14일)”를 먼저 이야기할 것이다. 1, 2월의 명절은 다양한 역법과 기준에 의해 명절이 정해졌다.

소한·대한·입춘·우수는 양력의 24절기, 설날과 대보름은 음력, 발렌타인데이는 젊은이의 ‘14일데이’로 이름있는 날로 인식된다. 세시풍속은 양력과 음력의 역법에 따라, 세대에 따라, 지역과 종교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되면서 전승되고 있다.

민족의 최대 명절은 음력을 바탕으로 한 설과 대보름이다.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되는 설의 개념은 거의 정월 보름날까지 지속된다. 1894년 갑오경장 때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택하여 1895년 11월 17일(음력)을 양력 1896년 1월 1일로 삼는다는 고종황제의 칙명이 있었다. 그렇지만 설은 관행대로 음력으로 명절을 지낼 수 있었다.

그러나 일제시대에 설을 빼앗긴 이후 광복 후에도 신정을 3일간의 공휴일로 지정하여 우리의 설은 이중과세라는 말로 억제하였다. 이러한 전통명절에 대한 수난에도 불구하고 국민 대다수는 현실적으로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즉 깊게 뿌리내린 전통과 풍속을 관의 힘으로 쉽게 개혁 변화시키지 못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우리민족의 설 풍습이 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져 1985년에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불렸고 1989년에 와서야 ‘설’로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하여 명실상부한 전통명절로서 제자리를 찾게 되었다.

▲사진 = 연합뉴스


설날은 귀향, 차례, 세배 등을 통해 산업사회의 가족중심적, 개인주의적 생활방식을 벗어나 조상과의 만남, 친족과의 합일(合一)을 추구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 후손이 조상신에게 제사를 모신다는 점에서 설날은 세속적인 시간에서 성스러운 시간으로 옮겨가는 과정이자, 개인적 세속생활을 벗어나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근원으로 회귀를 통한 정신적인 유대감을 다지는 날이기도 한다.

그러나 설날이 단지 혈연적인 행사로만 그치지 않는다. 비록 설날에 가족과 조상의 만남을 통한 상생(相生)의 시간과 공간이 재삼 확인될지라도, 설날의 성격이 민족 전체가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지 가족적인 명절로 한정지을 수 없게 한다. 국민 전체가 고향을 찾아 길을 나서고, 같은 날 아침 차례를 올리며, 민족의 옷인 한복을 차려 입는다. 여기에서 설날이란 우리 민족에게 일체감과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최대 최고의 명절이다.  


국립민속박물관,“철없는 현대인들이 철들 때 까지”세시 한마당, 쭈~욱

현대인들은 제철과일과 절식음식을 잊은 지 오래다. 설빔·단오빔·추석빔의 명절 옷에 대한 추억도 없다. 한 마음 한 뜻으로 어울린 민속 대동놀이 마당의 체험도 없다. 그래서 현대들은 시간의 흐름과 나달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철부지다.

국립민속박물관은“철없는 현대인들이 철들 때 까지” 세시 명절마다 다양한 절기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새해 설에도 “희망의 갑오년, 힘찬 말馬처럼”한마당에서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전통놀이, 민속품만들기, 절식맛보기, 온가족과 함께하는 교육 등 40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월 4일 입춘행사, 2월 14일 대보름 행사가 잇다. 명절 때마다 국립민속박물관에 오십시오. 전통 속에서 놀고, 먹고, 체험하면서“철”이 들 것입니다.

-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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