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차 브랜드 ⑪ 마세라티]예술적 가치 담은 글로벌 명품
디자인·스피드·사운드 3면에서 ‘기술 넘어선 예술’ 추구
이탈리안 하이퍼포먼스 카 브랜드 마세라티가 올해로 꼭 100주년을 맞이했다. 이탈리안 특유의 감성을 담은 디자인과 심장을 떨리게 하는 엔진음으로 지난 100년간 많은 이들의 드림카로 꼽힌다. 브랜드가 탄생한 순간부터 장인정신의 섬세함이 깃든 디자인의 역사, 레이싱의 한 획을 그었던 배경, 그리고 도로위의 오케스트라로 불리는 엔진 사운드까지… 지금의 마세라티를 있게 한 지난 100년의 역사를 되짚어보자.
1887년 마세라티가(家) 여섯 형제 중 넷째로 태어난 알피에리 마세라티는 레이싱 드라이버이자 기술자로 일했다. 이탈리아 자동차회사 이소타 프라스키니의 지사를 아르헨티나, 미국, 영국에 설립하는 등 자동차 분야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창업주 알피에리 마세라티는 1926년 순수 마세라티 기술로 제작한 자동차 ‘티포 26(Tipo 26)’을 출시하고 레이싱 대회를 석권하며 강자로 부상했다.
1957년 마세라티는 레이싱계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발표하며 도로용 자동차 생산과 판매에 더욱 집중했지만, 레이싱계에서 쌓아온 명성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매뉴팩처러스 컵 2개, 드라이버 타이틀 4개, 팀 타이틀 5개, 사이테이션 컵 1개 등 FIA GT 타이틀 총 15개 획득에 이어 스파 24시간 레이싱 대회에서도 세 번의 우승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이루었다.
이탈리아에서 직접 드라이빙 스쿨 ‘마스터 마세라티’를 운영하고 마세라티 싱글 메이크 경기인 ‘마세라티 트로페오(Maserati Trofeo)’를 전세계에서 운영하는 등 모터스포츠 브랜드로서 세계적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2013 상반기에는 ‘올 뉴 콰트로포르테’를, 하반기에는 새로운 세그멘트 모델인 ‘기블리’를 출시해 라인업을 다양화했다.
바다의 신 삼지창 본딴 트레이드 마크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트레이드 마크인 삼지창 브랜드 로고는 창업주 알피에리 마세라티의 동생 마리오 마세라티가 1926년에 고안했다. 그는 마세라티 형제 중 유일하게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고 예술가로 활동하며 마세라티의 브랜드 로고를 디자인했다.
1940년 이전까지 마세라티 공장이 있던 볼로냐의 마조레 광장에는 거대한 넵투누스(Neptunus: 바다의 신 포세이돈) 조각상이 서 있었는데, 마세라티의 로고는 바로 넵투누스가 들고 있던 삼지창을 본뜬 것이다.
마세라티를 상징하는 디자인, 스피드, 사운드 등 마세라티의 역사를 대표하는 12종의 모델의 ‘아이코닉카(Iconic cars·상징적 자동차)’가 있다.
그 중 시선을 사로잡는 첫 번째 모델은 ‘전설적인 드라이버의 1인용 경주차, 마세라티 8CM’이다. 마세라티 8CM는 경주용 자동차 ‘4CM 1100’을 업그레이드해 1933~1935년까지 생산된 레이싱카로 2991.4㏄의 8기통 엔진이 240마력의 힘을 뿜어내 최고시속이 250㎞에 이른다.
전설적인 드라이버였던 타지오 누볼라리가 이 차를 몰고 벨기에 그랑프리, 치아노 컵, 니스 그랑프리와 투어리스트 트로피까지 모두 휩쓸어 더욱 유명해졌다.
두 번째 모델은 10년간 인기를 모았던 쿠페 ‘마세라티 보라(BORA)’다. 마세라티 보라는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쿠페 자동차로 1971년 처음 생산돼 10년 가까이 큰 인기를 누렸다.
‘보라’는 아드리아 해의 북동풍 이름으로, 4709㏄급 8기통 엔진을 차체 뒤쪽 중앙에 장착해 330마력의 강력한 힘을 뿜어냈다. 최고속도는 280㎞/h를 넘나들었다.
세 번째 아이코닉 카는 슈퍼 레이스카 ‘마세라티 MC12’다. 마세라티가 2000년대 중후반 세계레이싱대회에서 다시 두각을 나타내게 만들어준 뛰어난 슈퍼 레이스카로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프랭크 스티븐슨이 차체를 디자인하고, 조르지오 아스카넬리가 레이스 트랙용으로 개발해 수많은 승리를 휩쓸었다.
마세라티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FIA GT에 참가해 19번의 우승을 기록하는데, 그 일등공신이 바로 MC12였다. 5.14m에 이르는 긴 차체를 지녔지만 대부분 탄소섬유로 제작돼 차량 무게는 1335㎏에 불과했다. 5998㏄의 12기통 엔진이 장착돼 630마력의 엄청난 힘을 뿜어냈다. 시속 330㎞를 돌파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럭셔리에 대한 철학 ‘콰트로포르테’
2013년은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가 탄생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였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1963년 토리노 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5세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앞서 가는 마세라티만의 품격과 스포티한 감성의 이상적인 결합으로 세계적인 명사들을 비롯,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전설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평생 아끼고 사랑한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는 1984년 이탈리아 7대 의전차로 선정되는 등 특유의 감성과 품격으로 진정한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선택되어 왔다.
2013년 1월 서울 모터쇼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된 마세라티 ‘올 뉴 콰트로포르테’는 마세라티의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의 6세대 모델로 지난 2003년 5세대 콰트로포르테 모델을 선보인 지 10년 만에, 그리고 콰트로포르테가 세상에 등장한 지 꼭 50년 만에 선보이는 기념비적인 모델이다.
마세라티 올 뉴 콰트로포르테는 차체가 커졌지만 오히려 한층 더 가벼워지고 뛰어난 실용성을 자랑한다. 이처럼 올 뉴 콰트로포르테는 더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과 함께 최첨단 기술들이 적용돼 전 세계 자동차 관계자와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았다.
올 뉴 콰트로포르테에 탑재된 신형 V8 엔진은 최고출력 530hp, 최고 속도 307km/h, 그리고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7초 만에 주파하는 강력한 주행 능력을 보이며 마세라티 엔진 중 최고의 효율성과 성능을 보이고 있다.
마세라티의 새로운 야심작 ‘기블리’
마세라티는 2013년 새로운 세그먼트의 사륜 구동 스포츠 세단 ‘기블리(Ghibli) 3세대’를 공개했다.
1967년 최초로 선보인 기블리 1세대는 세계적 디자이너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혁신적인 쿠페로, 강인하고 공기역학적이면서도 절제된 세련미를 담고 있었다. 이번 ‘기블리’는 과거의 모습과 현대의 감성을 새롭게 조화시켜 재탄생되었다.
기블리는 1세대에 비해 3세대는 좀 더 다운사이징 되었고, 다이나믹한 느낌으로 트윈 터보차저가 달린 3.0리터 V6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를 탑재해 최고 속도에 빨리 도달하는 한편, 후륜 구동 및 새로운 ‘Q4’ 주행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마세라티가 새롭게 선보이는 기능 중 하나인 ‘Q4 시스템’은 평소 후륜에 집중된 엔진 토크를 고속 주행과 같이 높은 안정감과 접지력이 필요한 상황에는 즉각적으로 전·후륜에 50대 50으로 재분배해 줌으로써 차량의 균형을 잡아주는 시스템이다.
특히, 기블리 3세대는 3.0리터 V6 디젤엔진을 장착해 마세라티의 차량 중 최초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2015년까지 연간 5만대 이상을 생산하겠다는 마세라티의 성장 계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