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2014 제32회 화랑미술제]미술계 도약 발판
전속작가제도 정착 위해 작가 소개…94개 화랑 3200여점 선보여
(CNB=왕진오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술품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미술시장이 얼어붙은 지 오래됐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건전한 미술시장 육성과 유통질서 확립을 위해 화랑들이 똘똘 뭉쳤다. 미술시장 반등과 업그레이드의 발판을 만들려는 큰 장이 오는 3월 5일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C홀에 펼쳐진다.
(사)한국화랑협회(회장 표미선) 소속 148개 화랑들 중 94곳이 참여하는 제32회 화랑미술제가 열린다. 역량 있는 작품 320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미술제는 역대 미술제와 달리 각 화랑에서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작가 5명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이는 전속작가제도 정착을 위한 화랑미술제만의 모토이기도 하다. 특정 작가의 작품을 여러 화랑이 중복 출품하는 것을 방지해 화랑과 작가 모두가 동반성장을 이루어 균형 있는 미술시장 발전을 꾀하려는 의도다.
특히, 기업과 예술의 성공적인 '협업'(Collaboration)사례를 통해 화랑과 기업의 상생의 방안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기업에게는 화랑이 가지고 있는 예술 인프라를 이용해 브랜드 가치상승의 기회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표미선 화랑협회 회장은 "많은 기업들이 협업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펼치는데, 화랑을 배제하고 자체적으로 미술품을 취급하는 사례는 오히려 미술계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화랑의 밥그릇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화랑들이 미술계에 미치는 순기능을 제대로 인식해주어 미술계를 살리는 발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해외에서는 미술관이 작품 구입을 할 때 화랑을 통해 구입을 하는데, 우리는 미술관이 직접 시장에 개입을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는 미술시장의 흐름을 왜곡하여 작가 발굴과 육성이라는 우리의 역할을 축소시켜 미술계 숨통을 옥죄는 역효과도 나오게 된다."며 "최소한 우리들에게 작가추천이나 적정한 가격 산정에 대한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표미선 회장 “화랑의 순기능 제대로 인식해야”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의 고객들이 많이 찾는 화랑미술제는 30만 원대 에디션이 있는 작품에서부터 500만 원대 그리고 1000만 원대의 작품들이 전시장에 걸리게 된다. 물론 수억에서 10억 원을 호가하는 작품들도 선보인다. 협회에서는 투자가치가 있는 1000만 원대의 작품을 눈여겨보라고 강조한다.
2014 화랑미술제에 참여하는 94개 화랑 중 예화랑과 진화랑, 선화랑, 아트사이드갤러리 등의 작품들을 통해 현장에 출품되는 작품들의 경향을 미리 가늠해보았다.
강남권을 주요 활동무대로 삼고 있는 예화랑(대표 김방은)은 올해 집중적으로 프로모션 할 작가들 중 화랑미술제의 특성과 분위기에 맞춘 작가들인 '요시타카 아마노', '니콜라스 보데', '미구엘 앙헬', '시엔느 메스트롬', '줄리안 오피'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요시타카 아마노는 우리나라에서는 순수 예술가로보다는 독수리 5형제를 그린 만화 작가로 더 알려져 있다. 그가 선보일 작품은 그의 인물화 단면으로 순간적으로 급박한 상황에서 포착된 인물의 표정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달리는 차 안의 인물'상과 비교될 만 하다.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은 한국의 대표 산악 화가 김영재, 해바라기로 잘 알려진 전명자 작가,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자연의 있는 그대로를 재현하는 최동열, 리얼리즘의 본고장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5년간 기량을 닦은 러시아 유학 1세대 구상작가 구자동 그리고 유년시절의 기억, 추억, 여행, 이웃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동심의 세계를 그리는 박현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대표 이동재)는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되는 개인과 집단 간의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는 이재훈 작가의 프레스코화와 강렬한 감정의 폭발과 절제의 반복을 통해 인간 내면의 안정을 목 조각으로 표현하고 있는 송진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한다.
40년 역사의 진화랑(대표 유재응)은 한일근현대작가 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박현수와 오세열, 진시영, 가네코 나오, 무라오 마사노리, 토키마츠 하루나 작가의 작품을 전시장에 내놓는다.
출품 작가들 중 박현수 작가는 물감을 자유분방하게 흘리고 뿌리는 드리핑으로 만들어진 작품 속 작은 기호들에 인간, 자연, 문화 등 각기 에너지를 지닌 소우주들을 비유한다. 작가는 전부 다른 크기를 가지고 있는 대상들이 모여 상호작용을 하면서 우주의 에너지와 리듬이 생성된다는 점을 시각화하고 있다.
특히 2013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에서 솔드 아웃된 하루나 토키마츠의 작품이 선보인다. 그 인기를 이어갈지 에도 미술계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스포츠나 팀워크를 통한 테마를 통해 부분들은 다르지만 집단적인 생활의 모습이나 전체적 화면의 일관성 있는 구조를 통해 본질적인 일본 문화의 정서를 전달한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