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미 담은 디자인 철학 ‘다이내믹 아데야카’ 추구
『1989년 유럽의 전통있는 브랜드들이 지배하고 있던 럭셔리 카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진 일본 브랜드가 있었다. 바로 인피니티다. 부유층의 과시 수단에 치우쳐 있었던 럭셔리 카의 의미를 재정의하겠다는 포부로 탄생한 인피니티는 역동적 선을 강조한 디자인을 추구한다. 영감을 주는 강력한 성능과 장인정신에 기초한 감성 품질로 무장하고 있다. ‘고성능 럭셔리 카’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창조해냈다. ‘무한한 가능성’을 추구하는 인피니티의 역사를 들여다보았다.』
‘인피니티(INFINITI)’라는 브랜드 이름은 ‘Infinity(무한대)’의 끝글자 Y를 I로 바꾸어 철자를 차용한 것이다. 이는 고객이 원하는 최고의 안락함과 안정성, 고급스러움을 만족시킬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피니티가 브랜드 탄생부터 내세운 글로벌 태그라인은 ‘인스파이어드 퍼포먼서(Inspired Performance)’로 운전자가 마주하는 모든 순간의 ‘퍼포먼스(Performance)’를 통해 ‘영감(Inspiration)’을 불러 일으킨다는 의미다. 인피니티의 모델들이 단순한 물리적인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자의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음을 나타낸다.
이와 함께 인피니티는 전통적 럭셔리를 완전히 탈피한 ‘모던 럭셔리(Modern Luxury)’를 추구한다.
첫번째 플래그십 세단 ‘Q45’
인피니티가 처음 선보인 모델은 고성능 세단 ‘Q45’와 고성능 쿠페 ‘M30’이다. 특히, 인피니티가 플래그십으로 내세운 Q45는 전면 그릴이 없는 파격적이고 모던한 디자인으로 첫 등장부터 눈길을 끌었다.
유명 자동차 전문지들과 평론가들은 0-60mph 가속 시간 6.7초를 자랑하는 Q45의 4.5리터 V8 엔진의 강력한 성능에 감탄했다.
자연 요소로부터 영감을 받은 독창적인 디자인, 넓고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 보스 사운드 시스템, 원터치 윈도우, 원격 잠금장치, 디지털 온도 조절 장치 등 첨단 편의 장치를 대거 탑재한 Q45는 북미 럭셔리 카 시장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후 1996년, 인피니티는 새로운 럭셔리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Q45의 총괄 매니저 마사키 스기사와(Masaki Sugisawa)의 지휘 아래 2세대 Q45를 선보인다. 1999년에는 Q45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최고 사양의 모델 Q45 스페셜 에디션도 출시했다. Q45는 2006년식 모델을 마지막으로 인피니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특유의 DNA를 후속 모델들에게 물려줬다.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 ‘M’
2003년 처음 등장한 스포츠 세단 ‘M’은 인피니티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진보된 기술력, 브랜드 태동기부터 인피니티가 강조해 온 ‘Inspired Performance’를 한데 담아낸 모델로 Q45에 이은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이다.
1세대 M은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스포츠 세단으로, 동급 최강의 파워를 자랑하는 V8 엔진에, 역동적인 핸들링과 뛰어난 안정성, 높은 응답속도를 바탕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이어서 2005년 출시된 2세대 M은 Q45의 퍼포먼스와 럭셔리함, G35의 스포티함을 아우른다. ‘다이내믹 럭셔리 퍼포먼스 세단’이라는 독자적인 세그먼트를 구축한다. V8 엔진을 탑재한 M45 모델과 3.5리터 V6 엔진을 장착한 M35 모델, 두 종류로 출시됐다.
그리고 2010년 선보인 3세대 M(현 인피니티 Q70)은 컨셉카 ‘에센스(Essence)’에서 계승된 수려한 디자인을 갖췄다. 아울러 강력한 퍼포먼스와 최상의 고급스러움, 장인정신, 다양한 첨단 기술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인피니티의 대표 모델이다.
3.7리터 V6 엔진을 탑재한 M37(현 인피니티 Q70 3.7) 모델, 더욱 강력해진 5.6리터 V8 엔진을 탑재한 M56 모델(현 인피니티 Q70S 5.6),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M30d(현 인피니티 Q70 3.0d), 크게 세 종류의 엔진 모델로 출시됐다. 또한, 인피니티의 진보된 사륜구동 기술을 장착한 M 사륜구동(현 인피니티 Q70 3.7 AWD) 모델도 선보였다.
이 외에도, 최초의 3000cc 이하 모델인 G25 세단, Q60 쿠페와 컨버터블, 감성품질을 강조한 럭셔리 크로스오버 QX50, 강인한 스타일의 크로스오버 QX70, 7인승 럭셔리 크로스오버 QX60, 최상급 럭셔리 SUV QX80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류의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 철학 ‘다이내믹 아데야카’
인피니티는 자연의 힘에서 출발한 ‘다이내믹 아데야카(Dynamic Adeyaka)’를 디자인 컨셉으로 제시한다. 이는 기계적인 것이 아닌 인간미, 자연미를 담은 자동차 디자인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내포한다.
천 년 전 일본 복식의 화려함을 나타내는 표현인 ‘아데야카(Adeyaka)’는 염(艶: Seductive Luster), 세(勢: Energetic Force), 정(精: Spiritual Precision)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염(艶: Seductive Luster)은 긴장감을 살리는 동시에 부드러운 라인을 통해 정교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인피니티만의 선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자연의 힘을 의미하는 세(勢: Energetic Force)는 거대한 파도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형성된 들판의 곡선 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정(精: Spiritual Precision)은 기계적인 정확성을 디자인을 통해 아름다운 가치로 승화시킨다는 의지를 포함한다.
인피니티는 다이내믹 아데야카를 바탕으로 직선이나 기계의 형상보다는 파도, 모래, 동물 등 자연 요소 속에서 찾은 곡선을 차량에 적용시켜 생기 있고 감성적인 디자인을 완성해냈다. 특히, 전통미와 함께 인간미 넘치는 따뜻함을 차에 반영한 디자인은 오늘날 인피니티만의 개성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피니티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잘 대변한 모델이 컨셉카 ‘에센스(Essence)’다. 에센스는 심플하면서도 감성적인 디테일로 ‘다이내믹 아데야카’를 통해 구현하고자 한 존재감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듯 물결치는 곡선 속에 드러나는 팽팽한 긴장감이 더해져, 고급스러우면서도 역동적인 힘이 공존하는 인피니티만의 디자인이 완성된 것이다.
인피니티, ‘Q’로 새로운 변화 추진
출범 이후 23년이 지난 2012년, 인피니티는 또 한 번의 혁신과 변화를 시작했다. 먼저 글로벌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며 2016 회계연도까지 글로벌 판매량을 5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대대적인 명명체계 변경 전략을 발표했다.
인피니티는 이 전략을 Q45로부터 시작된 브랜드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Q’ 네이밍 전략으로 이름 지었다. ‘Q’는 브랜드의 차세대 모델들에 담길 영감과 인피니티의 성공을 상징하는 알파벳이기도 하다.
이로써 인피니티의 2014년형 전 모델부터 세단, 쿠페, 컨버터블은 모델명 앞에 ‘Q’를, SUV와 크로스오버는 모델명 앞에 ‘QX’를 붙이게 됐다. 각 모델은 또한 Q 혹은 QX 뒤에 붙는 두 자리 숫자로 해당 영역 내에서의 서열을 표시한다.
새로운 명명전략은 인피니티 모델 포트폴리오를 포함한 야심찬 성장 계획을 실행하는 데 있어, 브랜드를 더욱 명확하고 짜임새 있게 구성하고자 하는 인피니티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새로운 명명체계 하에 Q 배지를 달고 처음 선보인 모델이 2013년 1월 2013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국내 시장에는 지난 2월 11일 선보였던 럭셔리 스포츠 세단 ‘더 뉴 인피니티 Q50(The new Infiniti Q50)’이다.
‘Q’ 네이밍 전략 첫 모델 ‘Q50’
Q50은 인간과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유려한 곡선 디자인을 갖췄다. 실내는 운전자의 집중도를 높이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해 실용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와 함께, 동급 최장의 휠베이스(2,850mm)로 E 세그먼트 모델과도 경쟁할 수 있을 넓은 실내 공간을 자랑한다.
지난 2월 11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된 Q50은 출시 하루 만에 계약 대수가 200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Q50은 현재 전세계 자동차 기자들이 참여해 선정하는 ‘2014 올해의 차(WCOTY, World Car of the Year award)’ 최종후보에도 올라있다. 인피니티 역사상 이 상의 최종후보에 오른 것은 Q50이 최초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