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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큐레이터 다이어리]세계적 예술가 꿈꾼다

젊은 예술가를 위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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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9호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2014.03.10 13:10:43

처음에는 최근 진행한 젊은 작가의 그룹전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갈 생각이었다. 그만큼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감명 받았던 일이 많았다. 하지만 젊은 작가의 전시에 대한 과정과 결과가 너무 개인적일 수 있기에 한국의 젊은 예술가의 현재에 관해 이야기할까 한다.

필자가 말하고 싶은 세대는 현재의 20대 후반과 30대 초 나이의 입문단계의 작가들이다. 현재 몸담은 선화랑에선 9년 전에 열린 예감을 마지막으로 젊은 예술가를 위한 기획전시가 없었기 때문에 처음 젊은 작가들과 함께한 이번 전시는 필자에겐 더욱 큰 추억이었다.

37년의 전통을 잇는 화랑에서 일하게 된 필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안정된 자리에 위치한 원로, 중견작가의 전시 일을 지속하게 되어 실험적이고 신선한 신진작가의 전시를 내내 갈망했었다. 또한, 이번에 새롭게 준비한 젊은 예술가를 위한 기획전이 갤러리의 입장에서는 앞으로의 미래를 준비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현재의 젊은 작가들은 과거와는 다른 상황과 환경에서 활동한다고 볼 수 있다. 가까운 과거에만 하더라도 작가로의 입문은 스승과 선배로 줄이 닿고, 그들로부터 추천과 소개를 통해 협회와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시작됐다.

또한, 영향력이 높은 공모전에서 상을 받으면 작가로 인정받아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2000년대 들어 급격히 변화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에 권위를 가진 협회와 단체들이 공신력을 잃고 그 역할이 부실해졌다. 전시를 원하는 작가들은 스스로 자신의 작업을 인터넷 등의 공개된 매체와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며 갤러리에 자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갓 졸업한 학생들도 이처럼 자신을 알리는 일을 해야 하는 외로운 길을 가는 실정에 이르렀다. 경험이 없는 젊은 작가들에겐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일이 산재해 있는 것이다. 다른 견해에서 이런 경우를 보며, 젊은 예술가들이 주장이 강하고, 독립적인 모습이 비추어진 모습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젊은 작가 지망생들에겐 그들을 격려하고 길잡이가 되어줄 경험을 갖춘 멘토가 필요하다.


젊은 예술가들이 발 못 붙이는 이유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레지던시에 들어간 예비 작가들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 전속의 의미가 퇴색되고, 작가는 작업실을 임대인이 되어 나갈 때 작품을 임대료를 책정해서 그에 상응하는 작품의 크기와 수량만큼 기증해야 하는 것이 공공연한 현실이다.

실제로 이러한 부분은 젊은 작가들에 입장에서는 너무나 무거운 짐이다. 독일에 유학 간 친구는 한국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선배들의 말을 듣고 한국에서 활동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다.

독일의 레지던시는 작가에게 작업을 완성해야 하는 제한된 시간 외에는 크게 부담을 되는 일이 없다는 말을 비교하며 덧붙여 말했다. 우리나라도 점점 좋은 방향으로의 인식전환과 그에 대한 실천이 이루어지길 바랄 뿐이다.

미술품 수집가들이 젊은 세대의 예술품을 받아들이기 조심스러운 고정된 생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오랜 기다림이 필요한 점, 두 번째는 갑자기 작가가 작업하는 일을 중도에 그만둬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점, 세 번째는 미술품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세대가 젊은 작가들의 감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 등 여러 이유가 있다.

▲2014화랑미술제. 사진 = 왕진오 기자


몇몇 현실적인 상황만 보아도 현재의 젊은 작가들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길을 가고 있다. 그래도 꿋꿋이 자신의 작업을 하는 젊은 작가들을 지원할 방법은 무엇일까. 동정과 지나친 관심에서 시작하는 조건 없는 지원은 경계해야 되겠지만, 작업을 환경 탓으로 돌리며 포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류 문화가 많은 나라에 영향을 주고 사랑받는 것처럼 앞으로 미술계에서도 세계적인 예술가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은 미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의 희망할 것이다. 이것이 현재의 현실적인 상황들만을 고려할 때 젊은 작가들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미래의 모습을 현재에서 찾는다면 불투명한 모습일지 모른다.

비록 힘든 현실에서도 현재가 내일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젊은 예술가를 위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함은 사실이다. 젊은 예술가들이 용기를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 미술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이번 그룹전 오프닝에 자리에서 참여한 젊은 작가들에게 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선 많은 훌륭한 원로 중견 작가 분들이 오셔서 자리를 빛내주시고, 서로 격려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앞으로는 여기 계시는 젊은 세대의 여러분들도 이곳에 모여 서로의 전시에서 자리를 빛내주는 미래가 오길 바랍니다.” 미래는 가까이 와 있기 때문이 아닐까?

-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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