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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릿한 화면위로 살포시 드러난 속살의 이중성, 임주연 개인전

스페이스비엠의 첫 번째 전속작가, 임주연의 작품 세계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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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4.03.10 18:12:55

▲10일 스페이스비엠 전시장에 임주연 작가.(사진=왕진오 기자)

(CNB=왕진오 기자) 거친 듯 부드러운 붓의 흔적이 화면 위를 가로지르며, 형상을 모호하게 만들어낸 그림들이 전시장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얼핏 근육질의 팔을 가진 남성이 커다란 붓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격정을 토로해낸 듯 인식할 만한 에너지를 드러내고 있어, 예쁘고 화려한 색상의 그림들과는 다는 색다른 감흥을 전달하고 있다.

이 그림들은 대학 시절부터 옷이라는 주제에 대한 관심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 해온 임주연(34)작가가 스스로 모델이 되어 탈의의 순간을 카메라로 기록하고 이를 다시 회화로 옮긴 작품들의 첫 느낌이다.

전시가 열리는 서울 용산구 장문로 스페이스비엠에서 만난 임 작가는 "처음에는 벗어놓은 옷을 보고 형태가 궁금해서, 맘이 가는대로 그리게 됐다. 이후 영국에서 공부를 하면서 눈으로 볼 수 없는 흔들리는 장면을 찍으면서 흐릿함에 매력이 생기고, 삶의 흔적이 묻어 있는 옷을 벗으며 하루의 여정을 기록하게 됐다"며 작업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가 기록하는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닌 창밖의 유리창에 비친 순간, 빛에 반사하는 순간 등의 찰나적인 기록들이다. 작가는 이 모든 순간들이 '닿는'지점에 초점을 맞추고, '닿은 풍경'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의 관심을 가시화한 다양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임주연, 'Untitled'. Oil on linen, 65.2x91cm, 2013.(이미지=스페이스비엠)

임 작가는 "예민할 수 있는 탈의 장면에 집중하고, 반복되는 장면을 담아내며, 자아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오가며 그 관계성에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내가 나를 그린다, 즉 나라는 주체가 작품에 그려지는 객체가 되어버리는 이러한 작업과정은 작가로 하여금 보다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장치가 된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스페이스비엠의 정혜연 디렉터는 "무엇을 그리기 보다는 어떻게 그리는 것에 관심이 맡은 작가로 비추어졌다. 구분을 두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작품을 가까이서 보면 긁는 것 같은 느낌의 좋은 작가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임주연 작가에 대해 평을 했다.

▲임주연, 'Untitled'. Oil on linen, 91×72.7cm, 2013.(이미지=스페이스비엠)

작가의 사적인 공간에서 스스로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자신의 탈의 과정을 직접 카메라로 기록하며,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라는 주체에 대한 탐구, 나아가 자신이 타인들과 점차적으로 만들어 나아가는 관계망에 대한 진지한 탐구의 여정의 흔적이 담긴 작품들은 331일까지 서울 용산구 장문로 스페이스비엠 전시장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문의 02-797-3093.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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