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 ]주연을 빛내는 조연인생 50년
문화부 공무원, 예술행정가, 예술의전당 사장 등 ‘문화융성’ 외길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제작발표회의 이종덕 사장.(사진=왕진오 기자)
(CNB=왕진오 기자) “상대방을 존중하는 게 철칙이지, 어눌해 보이는 삶이 좋잖아” ‘공연계의 대부’, ‘예술행정의 귀재’, ‘인맥의 황제’ 등 수많은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종덕(79) 충무아트홀 사장. 국내 문화예술분야는 물론이고 그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술계의 마당발이다.
1963년 문화공보부 문화과를 시작으로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상임이사, 88서울예술단 단장, 서울 예술단 이사장을 역임한 후 1995년 예술의 전당 사장이 됐다.
“아무리 직함이 많아도 나는 예술인을 뒤에서 모르게 도와주는 예술행정가다. 무대 위 배우가 앞광대라면 무대뒤쪽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배우를 돕는 사람들은 뒷광대다. 그래서인지 항상 외롭다”
직함이 많은 그의 진짜 직업은 무엇일까
박수갈채를 받는 무대 위에 주인공들의 숨은 땀방울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지만, 이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열연을 펼칠 수 있게끔 모든 과정을 탄탄대로로 만들어낸 숨은 조력자가 바로 이종덕 사장이었다.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서 현지에서는 ‘조센징’이라고 놀림을 받았다. 9살 때 한국으로 귀국했더니 ‘쪽발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한국말을 잘 못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유도를 배웠지. 유도를 배우니 간 크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레슬링을 익혔고 시합도 종로 비원앞 문화극장 같은 곳에서 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제작발표회. 사진 = 왕진오 기자
예술행정의 귀재인 그가 추구하는 것은?
최근 35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반응이 뜨거운데, 롱런할 것 같으냐? 는 질문에 이 사장은 “개막 첫날 칭찬을 해주었는데, 사기 올리려고 한 것이다. 작품도 좋아야지만 저녁 공연 마치고 관객들이 막차를 타느라고 발을 동동거리게 만들면 안 된다”며 관객에 대한 배려의 말도 전했다.
또 “우리가 창작 뮤지컬을 만든 것에 대해 칭찬 일색인데, 잘한다고만 하면 오래 가지 못한다. 뮤지컬은 고도의 연출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직접 제작하니 고민이 되는데, 아무리 어려워도 일반관객이 상식적으로 좋다 나쁘다 평이 나와야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덧붙였다.
충무아트홀의 관할관청인 중구청장이 “아버님 같이 모시겠다.”며 큰절을 올리며 자리한 이종덕 사장의 임기가 올 1월 1년 연장됐다. 현 중구청장의 간곡한 부탁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처럼 살아라” 이종덕 충무아트홀 사장이 대화 말미에 던진 말처럼, 그가 걸어온 예술계의 궤적은 후배들이 거울로 삼을 수 있는 대목으로 보인다. 이제 학교로 봉사활동으로 또 다른 그의 행보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