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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 선정 전시]류가헌 ‘오진령 사진전-웃음, 말 없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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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5호 안창현 기자⁄ 2014.04.21 13:19:11

▲‘웃음’, archival pigment print, 40x50inch, 2014.


사진가 오진령은 열일곱 살 여고생이던 90년대 후반부터 쇠락해가는 동춘서커스단을 6년간 쫓아다니며 ‘곡마단 사람들’을 찍었다. “‘서커스’를 깊은 향수와 놀라운 가벼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그녀의 사진들은 그 자체로 일정한 보편성을 획득하며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오늘에서도 많은 이들이 곡마단과 오진령을 연관 짓는 이유일 것이다.

오 작가의 일곱 번째 개인전 ‘웃음, 말 없는 말’이 류가헌 갤러리에서 4월 15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국내에서 8년 만에 여는 사진전이다. 그녀는 그동안 미국에서 사진을 공부하며 2008년 ‘자유변형’, 2010년 ‘몸짓’ 등 세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몸짓’ 시리즈로 미국의 ‘Fotofest 2012 Discoveries Artist’로 선정되는 등 국제무대에서 사진가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임종하시면서 아버지가 웃으셨다. 오랜 병마의 고통으로 늘 얼굴을 찌푸려야만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웃음을 지으신 거다. 그 웃음이 뇌리에서 오래 지워지지 않았다. ‘웃음’은 그 웃음에 대한 탐색에서 시작되었다.”

이번 전시 작품 ‘웃음, 말 없는 말’ 연작은 한 인간이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 웃음 짓는 모습을 경험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녀의 사진 속에서 익명의 사람들은 저마다 검거나 흰 천 밖으로 얼굴과 손만을 내밀고 있다. 얼굴은 하나같이 웃고 있지만 웃음의 표정은 저마다 다르다. 마치 웃음 그 자체의 초상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흰색과 검은색의 천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 또는 세상의 안과 밖을 의미할 수도 있고, 그저 웃음의 초상을 위한 배경막 자체일 수도 있다. 해가 비스듬히 눈높이까지 내려와서 인물의 눈을 부시게 비출 무렵에 찍었다. 그러니까 야외공간에서 태양을 조명 삼아 찍은 것이다.” 오진령의 작품들에서 지속하여 온 긴장감과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삶의 여러 국면을 이번 일곱 번째 개인전에서도 볼 수 있다.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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