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장인정신이 꽃피운 산업 디자인계의 교과서
『헐리우드 스타의 저택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명품 AV 브랜드 ‘뱅앤올룹슨’이 언제부터인가 국내 드라마에서도 자주 배경 소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북유럽 특유의 간결한 디자인과 조화된 최첨단 기술의 집약, 그것이 뱅앤올룹슨이다. 끈질긴 장인 정신과 완벽주의로 가득한 예술적 가전의 세계에 입문해보자.』
올해로 창립 89주년을 맞은 덴마크의 명품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은 1925년 라디오에 대한 진정한 열정을 지닌 두 명의 선구적인 엔지니어 피터 뱅(Peter Bang)과 스벤드 올룹슨(Svend Olufsen)에 의해 창립됐다.
▲뱅앤올룹슨의 창립자 피터 뱅과 스벤드 올룹슨
두 사람은 1926년 배터리의 양극 전지를 통해 전류를 받아들여 라디오를 듣던 시대에 배터리 없이 플러그를 통해 바로 라디오 메인 부분으로 소리가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B&O 엘리미네이터(Eliminator)’를 개발했다.
이후 뱅앤올룹슨은 ‘혁신적인 기술력과 아름다운 디자인의 완벽한 조화’를 대표하는 하이엔드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로, 많은 기업들에게 벤치마킹의 대상이자 고품격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세련된 트렌드세터들에게는 꼭 갖춰야 할 필수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외부 디자이너와 ‘아이디어 랜드’의 협업
디자인과 기술력의 완벽한 조화로 산업 디자인계의 교과서로 불리는 뱅앤올룹슨은 두 요소간의 완벽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독특한 기업 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제품 개발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어떤 제품을 생산할지에 대한 결정권은 디자이너에게 주어지며, 기술진은 물론 경영진의 역할은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으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미끈한 공예품이 내뿜는 웅장한 사운드 ‘BeoLab 14(베오랩 14)’
이렇듯 디자이너의 위치와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뱅앤올룹슨은 사내 디자이너를 고용하지 않고 외부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는 디자이너들의 독창성과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로, 작고한 수석 디자이너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 역시 70년대부터 계약을 맺고 일한 외부 프리랜서였다.
외부 디자이너는 디자인·제품 콘셉트 개발 부서인 ‘아이디어 랜드(Idea Land)’와 긴밀한 공조 관계를 갖게 된다.
아이디어 랜드는 외부 디자이너와 이 회사의 기술자들이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제품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중앙 회의 장소다. 디자이너, 콘셉트 개발자, 기술자, 경영인 등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이디어 랜드의 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평소에는 각자 다른 프로젝트에 속해 있다가 제품 개발이 결정되면 선택되어 그룹을 형성, 제품에 대한 상호 이해를 이루어 왔다.
▲눈과 귀를 모두 만족시키는 ‘BeoVision 7(베오비전 7)’
두 분야의 긴밀한 협업으로 인해 그저 보기에 아름답게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 소리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고, 제품이 갖춘 기능을 더욱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꿈을 현실화 시키는 공간 ‘고문실’
뱅앤올룹슨이 최고의 명품 AV 브랜드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최상의 퀄리티를 지닌 제품만을 고객에게 선보인다”는 엄격한 제품 철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문실(Torture Chamber)’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환경 실험실에서 수만 번의 실험을 통해 구체화된다.
‘고문실’에서는 사용자의 집 안에 있을 법한 물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저항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 한다. 가령 리모트 컨트롤 ‘베오 4(Beo 4)’의 경우, 십년 동안 사용되는 수치를 감안한 횟수만큼 버튼을 누르는 실험을 실행하여 버튼 위의 프린트가 벗겨지지는 않는지, 그리고 버튼은 계속 작동이 되는지를 확인한다.
▲모든 스마트 기기와 호환되는 무선 스피커 ‘BeoPlay A9(베오플레이 A9)’
그들은 버튼에 콜라와 뜨거운 국물, 그리고 물을 부은 후 제품 기능에 불량이 없는지 등도 확인한다. 또한 제품 표면에 세척제와 핸드로션, 화장품 등을 묻혀 보기도 하고, 1년 동안 직사광선에 노출시켜 제품 색상에 변화가 없음을 살펴보기도 한다. 10년 수명이라는 현실적인 요구를 기준으로 1~2m 높이의 테이블에서 떨어뜨리는 실험으로 제품의 강도 역시 체크한다.
이러한 실험은 제품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고객들이 일상생활에서 제품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고자 하는 작업이다. 가령 TV 화면의 앞 유리를 실험하기 위해 45kg의 납으로 만들어진 공을 사용한다. 이는 단지 앞 유리가 깨지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깨진 유리 파편이 사람들에게 외상의 위험을 주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다.
고정관념을 탈피한 디자인
뱅앤올룹슨의 디자인 콘셉트는 ‘인간을 먼저 생각하고 인간의 감성에 다가설 수 있는 제품’이다. 블랙박스 속에 숨겨져 있던 CD 플레이어를 밖으로 노출시킴으로써 오디오에 대한 편견을 무너뜨렸다. TV는 예술 작품을 담은 액자의 형태와 배치를 추구했다. 또한 모던하고 슬림한 디자인과 함께 그린, 레드, 블루 등의 컬러로 색을 입혀 듣는 즐거움뿐 아니라 눈으로 즐기는 즐거움까지 충족시킨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풀 서라운드 스피커 시스템 ‘베오랩 14’는 기존의 투박한 홈시어터 스피커와 달리 미끈한 공예품 같은 서브우퍼와 세련된 원형의 새틀라이트 스피커로 인테리어 효과를 극대화했다.
▲인이어 이어폰 ‘BeoPlay H3(베오플레이 H3)’
무선 스피커 ‘베오플레이 A9’은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적용, 국내에서도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베오플레이 A9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인정받아 세계 최대 소비자 가전 박람회 ‘CES 2013’에서 ‘최고 혁신상(Best Innovation)’을 수상했다.
‘베오비전 11’은 ‘벽에 걸지 않아도 그림액자 같은’ 예술적 콘셉트가 돋보인다. 고광택 알루미늄으로 이뤄진 프레임은 TV 자체만으로도 한층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선사하며, 맞춤식 스피커는 총 6가지 색상으로 커버교체가 가능해 거실 인테리어 분위기나 취향에 따라 연출을 돕는다.
첨단 과학을 담은 소리 구현하는 ‘베오랩 5’
뱅앤올룹슨은 첨단 과학을 담은 신기술로 귀로 듣는 즐거움을 완벽하게 이루어낸다. 스피커는 앰프와 한 캐비닛에 있어 음의 굴절을 자연음에 가깝도록 한다. 따라서 스피커가 메인 오디오와 아무리 멀리 떨어져있다 하더라도 악기가 연주하는 원래의 소리와 똑같은 생동감 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베오랩 5(BeoLab 5)’는 최고의 소리 재현을 위해 20여 년간 집중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한 장인정신의 산물이다.
베오랩 5의 어댑티브 베이스 컨트롤(Adaptive Bass Control, ABC) 시스템은 공간의 크기, 사람의 위치, 심지어는 소파의 재질 등 방 환경을 자동으로 분석해 최적의 음향을 재현해 준다.
스피커 상단의 작은 스위치를 누르기만 하면 스피커 하단의 움직이는 마이크가 자동으로 음파를 분석해 방의 특성에 따라 소리를 재현해 준다. 이같은 자동 보정 기능을 통해 베오랩 5는 음향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연 혁신적인 제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프리미엄 헤드폰 ‘BeoPlay H6(베오플레이 H6)’
최고의 기술력으로 탄생된 화질, B&O TV
모든 TV는 수공업으로 조립되기 때문에 제품 생산 기간도 다른 TV보다 길고, OEM 없이 100% 덴마크 본사에서 제작된다. 생산되는 수량도, 국내 수입되는 수량도 소량으로, 명품으로서의 ‘희소성’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모든 베오비전 시리즈에는 50여 년간 쌓아온 최고의 TV 기술력이 결집되어 있다. 특히, 1974년에 처음 개발된 후 발전을 거듭해온 독보적 화질 기술인 비전 클리어(Vision Clear)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로봇 센서를 활용한 자동 컬러 관리(Automatic Colour Management)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베오비전 4와 베오비전 12 등의 제품에 적용했다.
초고해상도 PDP TV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화면이 누르스름하게 변하게 되는 노화 현상을 막지 못하는데, 이는 픽셀 안의 인광성 라이닝의 쇠퇴가 주 원인이다. 하지만 독자 개발한 자동 컬러 관리 기능은 일관된 선명도와 풍부하고 자연스러운 컬러를 유지시킴으로써 긴 제품 수명 주기를 보장한다.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B&O PLAY’
B&O Play 라인은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 기기는 물론 컴퓨터에 담긴 모든 디지털 음원을 무선 스트리밍으로 재생할 수 있는 제품군이다.
무선 도킹이 가능한 오디오 A8이나 무선 스피커 A9, 포터블 스피커 베오릿(Beolit) 12 등 감각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고품격 음향을 갖춘 제품들은 기존의 하이엔드 제품들과 더불어 새로운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다.
B&O Play 라인업은 스마트 업그레이드를 지원하는데, 이는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용 기기와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TV, 스피커 등 전 제품이 유무선 제약 없이 자유자재로 연결되는 것이 핵심이다.
애플의 ‘iOS’나 안드로이드 및 윈도우폰의 ‘DLNA’는 물론 맥, PC, 각종 음악 서버 및 네트워크 연결 스토리지(NAS) 등 각종 스마트 기기와 연결이 가능하다.
스마트 업그레이드는 무선 스트리밍 중계기인 플레이메이커(Playmaker)를 통해 이루어진다. 플레이메이커는 뱅앤올룹슨의 오디오, TV, 스피커 등 모든 제품과 호환돼 명품 사운드를 왜곡없이 원음 그대로 재생할 수 있어, 전 제품의 활용성 강화는 물론 모바일 컨버전스라는 새로운 트렌드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게 한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