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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돈 재테크 칼럼]비워야 채워지는 건 샘물만 아니다

투자 자체에만 매달릴 때 애초 원했던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과는 멀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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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6호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이사⁄ 2014.04.28 14:04:19

사회 및 경제환경의 급변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진입하는 전업투자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조기퇴직자, 상시적 구조조정 체제 하의 명예퇴직자, 취업난에 부딪친 청년실업자 등 많은 이들이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는 주식시장으로 뛰어든다. 이른바 개미투자자들인 것이다.

개미투자자들은 때론 성공신화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이고 거의 대다수는 투자원금조차 까먹고 주식시장을 원망하며 속절없이 떠나간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한 것은 시장상황에 따라 얼마간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떠나간 사람들만큼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새롭게 주식시장에 참여하고 이들이 다시 비슷한 행동 패턴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어쨌든 성공과 실패가 분명한 주식투자의 결과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의미심장한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는 속담처럼 대개의 분야에 있어서 성공요인은 단순한 반면 실패 원인은 참으로 복잡다기한데 주식시장 역시 마찬가지다. 주식시장 주변에 투자와 관련된 아포리즘이나 격언이 그토록 많은 것은 역설적으로 실패의 가능성이 높고 이유가 다양하다는 반증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투자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조급함이다. 조급함은 섣부른 판단을 낳고 결국에는 투자실패로 이어진다. 또한 투자 자체를 마치 일생의 업인 것처럼 투자에만 올인하는 경우를 보는데 이 역시 바람직스럽지 않은 행태다.

정리하면 투자는 수익 획득을 목표로 하는 행위이고 그 최종적인 목적은 풍요로운 생활이다. 돈이 목적이 아니라 그 돈을 사용하며 얻는 만족감과 풍요로움, 바로 그것이 최종적인 목적이다. 그러므로 투자 자체에만 매달릴 때 애초 원했던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과는 멀어지게 된다.

행복한 사람들은 무언가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 목표는 다른 사람들이 기대하거나 인정해주는 ‘외부적인 목표’가 아니라 그 자체로 만족스럽고 의미가 있어 스스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본질적인 목표’다. 그 목표를 좇아 사람들은 배를 만들거나 교향곡을 작곡하거나 아이들을 교육시키거나 정원을 가꾸거나 사막에서 공룡알을 찾고 헤맨다.

돈을 좇고 투자수익을 노리고 아등바등 거리는 것은 결코 목표가 아니라 오히려 본질적인 목표에 보다 수월하게 다가갈 수 있는 수단이다. 목표와 수단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라 하고 꼬리가 개를 흔드는 경우라고 한다.

계몽주의를 완성한 위대한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산책처럼 창의성과 통찰력은 여유로움 속에서 비로소 꿈틀대며 발현되기 때문이다. 비워야 비로소 채워지는 것은 샘물만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 역시 그러하다.

- 민병돈 유진투자증권 이사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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