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세상에 빛을 가져다주는 ‘파수꾼’ 열망
『디지털카메라 브랜드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올림푸스는 95년의 역사를 지닌 일본의 대표적인 광학기업이다. 현미경을 제작하겠다는 야망에서 시작해 의료용 내시경과 산업용 내시경, 대중과 전문가를 위한 카메라까지, 광학기술의 최선두에서 분투해온 올림푸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았다.』
올해로 창립 95주년을 맞은 올림푸스는 1919년 10월12일 현미경과 온도계를 전문적으로 제작, 판매하는 회사로 설립됐다. 창립자 야마시타 다케시가 친구였던 테라다 신타로와 함께 설립한 ‘다카치호 제작소’가 올림푸스의 출발점이다. 다카치호 제작소의 초기 목적은 ‘국산(일본산) 현미경 생산’이었다.
당시 테라다 신타로는 1910년대에 산업 기술에 현미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첫 번째 일본인이었다. 그가 만든 현미경은 1914년 타이쇼 엑스포에 전시돼 동상을 수상했다.
야마시타는 현미경을 제작하고 싶은 자신의 꿈을 테라다에게 전하며 다카치호 제작소에서 함께 일할 것을 권했다. 테라다의 생산 설비는 다카치호 제작소로 이관됐으며, 테라다는 회사의 최고 기술자가 됐다.
1923년 체온계 사업 부분을 매각시키고 회사는 대부분의 역량을 현미경에 집중했다. 내시경 사업 부문을 영입한 회사는 ‘올림푸스’를 브랜드 명으로 사용하는 권한을 획득했고, 1949년부터 ‘올림푸스’는 공식적인 기업명이 됐다.
내시경 역사를 다시 쓰다
사실 원래의 기업명인 ‘다카치호’는 일본 신화 속 800만명의 신이 살고 있다는 전설의 산 이름이다. 그리스 신화 속 12명의 최고 신이 모여 사는 산 올림푸스와 일맥상통한다. 일본 신화에 따르면, 다카치호 산 정상에는 ‘타가마가하라’라는 곳이 있고, 이 곳에서 세상에 불을 가져다 줬다. 올림푸스 또한 최고 품질의 광학기기를 통해 세상의 빛을 밝히겠다는 열망을 갖고 있다.
올림푸스는 국내에선 카메라 업체로 알려졌지만, 의료용 내시경, 현미경, 산업용 내시경 등 다양한 광학기기 분야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다.
1940년대 도쿄의 젊은 의사 ‘우지 다츠로’는 ‘카메라 제조사에서 신체 내부를 찍는 카메라도 만들 수 없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미처 치료할 겨를도 없이 늘어만 가는 위암 환자들을 지켜보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고, 우연히 올림푸스의 카메라 기술자 ‘스기우라 무츠오’를 만났다.
기술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1950년 마침내 ‘위 카메라’를 완성,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올림푸스는 약 60여 년 간 의료계와의 지속적인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의료용 내시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약 3997개의 의료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첨단 내시경 시장 점유율 70%로 오랫동안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효과적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첨단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소화기 내시경 검진만으로 위암이나 대장암 등의 조기암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처치기구를 700여 종 생산·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과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의 에너지 통합 수술 기구, 3D 복강경 등 혁신적인 신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의료용 내시경 관련 장비는 종합·대학병원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중소병원, 개인병원, 내시경전문병원, 건강검진센터 등의 점유율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탁월한 광학 기술을 기반으로 각종 현미경 및 산업용 내시경도 개발, 생산하고 있다. 금속 현미경은 기계나 금속의 표면 검사 및 측정 장비로 산업 전반에 걸쳐 사용되고 있다. 생물 현미경은 병원, 학교, 국가기관, 기업 연구소 등 기초과학부터 임상연구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어 암 치료제 개발과 각종 세포 치료제 개발 등 의학 발전에 있어 주요 역할을 하고 있다.
산업용 내시경은 국내 대부분의 군, 항공업체 및 자동차 엔진, 부품 개발 관련 기관에서 정비 및 점검 과정에 사용되고 있으며, 발전소, 가스터빈, 열 교환기, 변압기, 각종 파이프 등의 점검과 조선소 및 건물 안전진단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 최고 수준의 화질과 맞춤형 영상 조절 기능, 휴대성까지 겸비해 공장 배관, 항공기 엔진 등 협소한 공간의 미세한 결함을 정밀하게 검사할 수 있는 산업용 비디오 내시경 신제품을 출시했다.
현미경과 산업용 내시경
최근에는 현미경 개발과 품질 관리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1934년 카메라 렌즈 개발을 시작했다. 2년 후 주이코(ZUIKO) 렌즈와 최초의 카메라 ‘세미 올림푸스Ⅰ’을 개발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올림푸스 카메라의 역사가 시작됐다.
대표 라인업인 PEN 시리즈는 1959년 10월 처음 세상에 선보였다. 당시 ‘PEN 오리지널’은 미려한 디자인과 사이즈와 무게를 절반으로 줄인 휴대성, 높은 성능으로 카메라 대중화에 선구적인 역할을 하며 전 세계를 매료시켰다.
출시 당시 여타 카메라보다 높은 성능과 편리한 휴대성으로 사진작가들의 서브 카메라로 각광받았고, 특히 종군기자들이 전쟁터의 생생한 현장을 담기 위해 PEN을 사용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어디든지 손쉽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펜과 같다는 의미로 이름 붙여진 PEN 시리즈는 올림푸스 카메라 역사상 가장 큰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700만대가 팔리는 큰 성공을 거뒀다.
지난 2009년 7월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PEN 시리즈는 기존의 필름 카메라 컨셉을 간직한 채 미러리스 카메라로 새롭게 태어났다.
최초의 미러리스 카메라이자 PEN 시리즈의 첫 번째 디지털 버전인 PEN E-P1은 모던한 디자인, 높은 휴대성, 풍부한 표현력, 뛰어난 이미지 품질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보다 활동적인 사진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위해 PEN Lite 시리즈를 출시했고, 2011년에는 PEN 시리즈 중 가장 작은 PEN mini 시리즈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지난해 여름엔 PEN 시리즈 사상 최고의 성능으로 무장한 플래그십 모델 PEN E-P5를 출시해 다시 한 번 국내 카메라 시장에 ‘클래식 카메라’ 트렌드 열풍을 몰고 왔다.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PEN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의 장점을 가져온 PEN E-P5는 PEN 고유의 라인은 유지해 레트로 디자인 느낌을 준다. 카메라 바디는 세밀한 금속 마감으로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했다.
▲오리지널 PEN과 미러리스 카메라 PEN E-P1(2009)
여기에 1/8000초 초고속 셔터 스피드를 비롯해 5축 손떨림 보정 기술, 다이얼 컨트롤, 내장 와이파이 등 첨단 기술을 집약시켜 과거와 현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카메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2012년 올림푸스한국은 PEN 시리즈의 상위 라인업으로서 프로유저를 위한 고사양의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 OM-D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였다.
OM 시리즈는 1970년대 무겁고, 크고, 시끄러웠던 SLR 카메라들의 단점을 보완하여 탄생된 올림푸스 대표적인 SLR 카메라로서 약 40년간 20여 종의 시리즈를 선보이며 ‘카메라의 명기’로 불리어져 왔다.
OM 시리즈의 전통을 이어받아 디지털화한 ‘OM-D’는 필름 카메라 OM 브랜드의 고급스럽고 클래식한 디자인을 담았을 뿐 아니라 고성능 기술력까지 갖춰 전 세계적으로 큰 이목을 끌었다.
프리미엄 미러리스 카메라로 인기
초기 모델 OM-D E-M5는 출시와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최고의 카메라 OM 시리즈의 화려한 부활 신호탄을 알렸다. 144만 화소의 고화질 전자식 뷰파인더(EVF)를 탑재했고, 방진·방적 기능을 적용해 악천후에도 최상의 사진촬영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전문가 층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5축 손떨림 보정 기술을 적용, 보정이 어려웠던 카메라 바디 내부의 손떨림까지도 보정이 가능해졌다. 뛰어난 성능과 눈길을 끄는 클래식 디자인으로 OM-D E-M5는 카메라 마니아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13년 포서드와 마이크로포서드 시스템을 통합한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OM-D E-M1을 공개하며 또 한 번 카메라 시장의 변혁을 일으켰다.
OM-D E-M1은 하이엔드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성장과 DSLR 경량화 및 폭넓은 렌즈 활용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초당 10연사, 6.5연사 동체 추적 C-AF(Continuous Auto Focus, 움직이는 피사체에 지속적으로 초점을 맞추는 기능), 방진・방적 기능과 함께 영하 10℃ 정도의 혹한에서도 작동하는 방한 기능까지 갖춘 전천후 카메라다.
지난 3월29일 올림푸스는 보다 높은 성능의 미러리스 카메라를 원하는 일반 소비자층을 겨냥한 최신작 OM-D E-M10을 선보였다.
OM-D 라인업의 가장 최신작인 OM-D E-M10은 고급스러운 메탈 소재의 바디로 OM-1의 클래식 감성을 그대로 재현했으며, 화질과 성능, 그리고 휴대성의 3대 요소를 최적화해 OM-D E-M1과 E-M5에 버금가는 최고의 사진 촬영 환경을 제공한다.
1605만 화소 Live MOS 센서를 비롯해, E-M1에 채택된 최신 화상 처리 엔진 TruePic VII를 계승해, 최고의 화질과 해상도를 실현했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초슬림 표준 전동 줌 렌즈 M.ZUIKO DIGITAL ED 14-42mm F3.5-5.6 EZ를 장착하면 두께가 약 64mm에 불과해, 성능과 휴대성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