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충격적인 파산과 2011년 유럽 발 재정 위기 이후 신용경색과 디플레이션으로 요약되는 글로벌 경제는 지구촌 각국의 적극적인 통화정책 덕에 어느 정도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회복되고 중국의 경제 역시 경착륙 우려를 덜어내며 안정적인 궤도를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파탄 직전까지 내몰렸던 유럽 역시 점차 안정된 모습을 나타내며 이에 동조하고 있다.
이에 화답하듯 대한민국 경제도 서서히 불황의 끝을 예감하며 아직 미진한 분야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경제지표 상으로는 틀림없이 가늠할 수 있지만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물부문에서는 여전히 ‘봄은 봄이로되 봄 같지 않은(春來不似春)’ 상황이라 안타깝긴 하지만 봄은 틀림없이 오고 있다.
미혹한 인간이 획책하는 모든 일은 대개 지극한 불안정성을 갖는다. 이성의 확고한 지지로 증명된 과학적 사실도 절대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언젠가 보다 명징한 노력에 의해 극복될 수 있는, 알려진 범위 내에서의 진리 일 뿐인 것이다. 이는 이성의 수사적 겸허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출현 이전 수천 년 동안 천동설이 인간문명의 세계관이자 만고의 진리였다. 인간이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 출현함으로써 천동설이라는 진리는 더 이상 진리가 아닌 어처구니없는 몽매에 불과하게 됐다.
온갖 소문이 횡행하는 주식시장은 그곳에 투입된 돈의 크기에 비례해 소문의 질량과 속도가 증가한다. 또한 그 질량과 속도가 커진 만큼 변동폭 역시 커지게 된다. 이것은 주식시장의 숙명이자 속성이다. 투자자들은 아주 고약한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승객과 같다.
스스로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승객이 롤러코스터의 현란한 승강을 탓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 어지러운 움직임을 탓하기 이전에 그것을 극복할 방법을 찾는 것이 더 긴요할 수도 있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은 하나의 이치로 모든 일을 꿰뚫을 것을 주장했다. 그 방법론으로 오직 부지런할 것을 제시한 바 있다. “둔하지만 공부에 파고드는 사람은 식견이 넓어지고, 막혔지만 잘 헤쳐나가는 사람은 흐름이 거세지며, 미욱하지만 잘 닦는 사람은 빛이 난다.” 그리고 시종일관 그 부지런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굳건히 할 것을 아울러 말한 바 있다.
마음을 굳건히 하고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주식투자자들이 꼭 명심해야만 할 소중한 격언이다. 주식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인데 그 타이밍을 잘 잡고 그 순간 스스로의 판단대로 행동하기 위해서는 굳건한 마음이 절대 중요하다.
손절매를 해야 할 때, 더 이상 상승여력이 없다고 말하는 종목에 배팅할 때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용감하게 스스로 타인과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동력은 바로 부지런히 움직이고 공부하고 통찰하는 방법뿐이다. 이래저래 주식투자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고독한 작업이고 세상에 허투루 달성할 수 있는 일은 없는 셈이다.
- 이동윤 현대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