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1-382호 이홍규 현대증권 지점장⁄ 2014.06.05 08:5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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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는 그저 자신의 자산을 무엇 혹은 누군가에게 투입하는 행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좁은 의미의 투자일 뿐이다. 설령 이 좁은 개념을 받아들인다 해도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투자의 대상이 되는 사람 혹은 무엇인가를 스스로 이해하고 납득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투자 대상에 대한 이해도 없이 혹은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없이 맹목적으로 이뤄지는 투자를 우리는 흔히 ‘묻지마 투자’라고 한다. 이것은 기실 투자가 아니라 투기이자 도박에 다름 아니다.
주식투자는 도박이라고 도리질을 하며 주식시장을 떠나는 이들의 투자행태를 되돌아보면 투자 대상이 되는 기업 혹은 업종에 대한 어떠한 이해도 없었고 이해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도 없었음을 아프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그들의 투자는 거의 대부분 투자가 아닌 투기에 지나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의미심장한 실례는 투자의 귀재로 일컬어지는 워렌 버핏과 코카콜라의 관계이다. 워렌 버핏은 어린 시절 집집마다 방문하며 코카콜라를 팔았다고 하는데 이후로 지금까지 콜라를 물처럼 마셔오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얼마나 콜라를 많이 마시는지 “버핏이 다치면 피 대신 콜라가 흘러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버핏의 투자원칙 중 중요한 것 하나는 투자대상에 대한 이해이다. 줄곧 콜라를 마셔온 버핏은 콜라라는 상품과 그 시장의 성장과정, 경영진 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코카콜라 역시 그의 주된 투자대상인데 1988년부터 시작된 코카콜라에 대한 투자 결과 그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코카콜라 주식은 약 4억주, 금액 기준 약 19조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투자의 대상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는 점을 지적했는데 그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질문이 아주 중요하다. 적절한 질문은 질문대상의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어떤 행인이 개와 나란히 서있는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 개는 사람을 무나요?” 그가 대답했다. “아뇨.” 그러자 행인이 개를 쓰다듬으려 하자 개가 손을 물었고 놀란 행인이 개 옆의 사람에게 항의했다. “당신 개는 물지 않는다면서요?”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이 개는 제 개가 아닌데요.”
두루뭉술한 질문, 요점에서 벗어난 질문, 적절하지 않은 질문은 이해의 폭을 넓히기는 커녕 사태를 호도한다. 질문을 할 때는 그 질문이 본질을 명쾌하게 관통하는 것인지의 여부를 확실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문에 불과하고 오히려 방해가 된다.
적절한 질문을 통해 대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스스로 납득할 때 비로소 우리는 적절한 판단과 행동을 개시할 수 있다. 적절한 질문은 본질에 대한 이해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요소이자 지름길이다.
- 이홍규 현대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