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3호 이진우 기자⁄ 2014.06.19 13: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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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리더십에게, ‘행복’이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외로운 통제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행복한 자유인’이 될 것인가? 오늘날 우리는 내일을 단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의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에 늘 불안을 안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또는 직장에서 하루하루를 버텨내면서 우리는 그동안 불안의 근원이 되는 여러 문제들을 한방에 해결해줄 수 있는 리더십 이론들을 찾아 고군분투해왔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따라 각종 리더십 이론들을 집대성하다시피 해서, 끊이지 않는 내적 불안들과 가속도가 붙을 대로 붙어버린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중심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랜 기간 기업과 대학에서 리더십 교육을 담당해온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조성용 겸임교수(경영학 박사)는 “리더십이란 조직 구성원들의 마음을 자발적으로 움직여서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만드는 영향력을 말한다. 그리고 리더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은 자신을 비롯해 조직 구성원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면서 “조직 구성원 모두를 행복하게 하려면 ‘행복한 리더’가 먼저 탄생해야 한다. 즉 리더 자신이 행복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행복한 자유인의 길을 통해 자신이 가진 그대로의 모습을 인지하고, 실수나 실패 따위는 쿨하게 인정하되 그것을 통해 배우려는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리더는 주변을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과거에 조 박사가 오랫동안 조직에서 생활할 당시에 행복했던 순간들을 쭉 떠올려 보니,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 사이에 서로 믿고 신뢰하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그러면서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결과물을 얻어 조직과 개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때였다고 한다.
사람이 자라면 옷의 크기가 달라져야 하듯 세상이 변하면 그에 맞게 대처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변화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지금의 상황을 무너뜨리고 부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변화를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변화를 시켜나가는 능동적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조직 사회는 하나부터 열 가지를 직접적으로 지시하고 통제하는 강한 카리스마의 리더들을 점점 더 불편해한다. 또한 따르는 사람이 없는 리더는 겉모습만 리더일 뿐 조직 구성원들은 그를 리더라 인정조차 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나름 효과적이었던 돌격형 리더십이 이제는 소통형 리더십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다.
행복한 리더의 역할이란?
조 박사는 “리더십 교육의 현장에서 그 누구보다 ‘리더’들을 많이 만나오면서, 그곳에서 리더들의 짜증과 한숨, 눈물로 점철된 그들의 고민과 어려움에 귀를 기울였고, 그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면서 “관념이나 이미지가 아닌,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많은 리더들과 세계의 석학들을 직접 만나면서, 우리가 리더십을 공부하고, 몸에 익히면서 잘 살아보려 발버둥치는 그 이유는, 바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아주 기본적인 인간의 본능이자 목표를 그곳에서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행복한 리더’의 역할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고 소개했다.
첫째, 리더와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호 신뢰의 밑바닥에는 존중이 깔려있다. 존중한다는 것은 타인을 결코 무시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만약 조직 내에서 어떤 갈등이 일어났을 때 서로를 잘 알게 되면, 아는 만큼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함으로써 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일을 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조직 구성원 모두가 서로의 가치관, 상대의 강점, 또 각자의 인생목표에 대해서 어느 정도 공유가 이뤄지고 있다면, 각 개인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이 있게 된다.
둘째는 조직의 정체성에 대해서 조직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고 공유되어야 한다. 즉 조직의 미션이나 비전 등을 서로 공유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스킬이 바로 효과적인 소통력이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가 조직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열정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는 코치가 되어야 하고 조직 구성원들이 일을 잘 하지 못하면 이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셋째로 조직 구성원들이 일을 잘하지 못했을 때는 펀(fun)한 리더십이 발휘되어야 한다. 직원들이 일을 잘하지 못할 때는 반드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그 일에 대해서 동기부여가 안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직원이 자신 없어 하는 분야의 일을 맡겼을 때도, 그가 일을 효과적으로 잘하기는 쉽지 않다. 이때 리더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 아니라, 의연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살펴보면 누구에게나 강점이 있다. 이러한 강점을 잘 살펴서 그가 가진 재능에 맞는 일을 맡기는 것도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다.
조 박사는 “행복한 리더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얻은 결론이 하나 있는데 ‘리더인 나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내가 왜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원인을 분석해보니, 일에만 집착하면서 개인적인 생활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족과 친구와 취미생활 등을 위해 시간을 잘 활용하려고 마음먹으면 할 일이 무지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조 박사는 리더가 일과 삶에서 균형을 찾아야 스스로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리더가 행복해야 조직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변한다. 그렇다면 리더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첫째로 리더는 시간의 지배자가 되어야 한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라. “당신은 시간을 지배하는가? 아니면 시간에 지배당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전에 자신에게 현재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면 된다. 매일 만나고는 있지만 소나 닭 보듯 하던 가족, 바쁘다는 핑계로 잘 만나지 못하는 절친한 친구, 언제 만났는지 얼굴도 잘 기억나지 않는 친척,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즐거운 취미생활 등에 대해 생각해 보면, 자신이 얼마나 여유 없이 시간에 지배당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해 최우선으로 시간을 지배하도록 하자.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가지만 얼마든지 잘게 쪼개서 효과적으로 쓸 수 있다.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6가지 방법은?
둘째는 어려움 속에서 힘들고 외로울 때에도 얼굴을 찌푸리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도록 한다.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보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웃을 일이 있어야 웃지요’ 어찌 보면 너무나 슬픈 이야기다. 하지만 조 박사는 “그래도 웃어보자.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다보면 딱딱하게 굳은 어깨도 유연해지고, 얼굴에 화색도 돌면서, 힘겨운 시간을 이겨낼 에너지가 차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면서 “지구의 중력이 아무리 거센 힘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더라도 무게를 잡지 말자. 몸과 마음을 가볍게 만들고, 웃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과감히 걷어내 보자”고 강조했다.
셋째, 리더는 ‘최적주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외롭게 스스로와 주변을 통제하는 리더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리더십을 무시하고 눈앞의 임무 해결에만 집중하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과, 스스로는 리더십으로 똘똘 뭉쳤다고 자부하면서도 말 그대로 리더십을 남용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외롭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즉 ‘외로운 통제자’인 것이다.
이런 외로운 통제자형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소위 완벽주의자들이다. 이들의 가장 심각한 병폐는 모든 일에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그 철저함이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들 중에는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크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일에는 아예 도전조차 하지 않으려는 소극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이들에게는 ‘도전하라’, ‘창의적 인재가 되어라’ 하는 모토는 암기해서 외운 글자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학창시절 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일류대학에 척 붙고, 원하던 직장에도 잘 들어간 이른바 ‘엘리트’들에게서 이러한 울렁증을 발견하기 쉽다고 조 박사는 말한다. 그렇기에 늘 잘 닦여진 길, 가던 길만 가는 것이 외로운 통제자형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최적주의자형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다해 늘 최선을 다하고, 겸허하게 결과를 수용하는 사람이다. 주변에서는 모두가 리더의 이런 성향을 다 체크하고 있다. 그들의 리더가 외로운 통제자형인지, 아니면 최적주의자형 인지를 말이다.
넷째로 리더는 자신의 강점을 꾸준하게 보여주면 된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부하직원들 앞에서는 자신의 약점을 철저히 숨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래봐야 자신만 더욱 힘들어 질뿐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절대로 없다. 조 박사는 “과거 현대그룹에서 일할 때 기회가 있으면 부하직원들에게 나의 약점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오히려 나의 그런 모습을 부하직원들이 더 좋아하게 되고, 인간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당시 조직을 통솔하면서 내가 가진 최고의 역량만을 집중적으로 꾸준히 보여주니, 내가 부족했던 부분은 그 분야에 강점을 가진 부하직원들이 도와주더라”고 회고했다.
다섯 번째는 사람이 실패를 경험하게 되면 누구나 힘들기 마련이다. 이럴 때 과거의 어려움에서 교훈을 얻고 미래에 대한 새로운 것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과연 나를 따르는 팔로워(follower)가 있는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다. 리더가 말만 앞세워서는 진심으로 따르는 팔로워를 얻기는 힘들다. 리더 스스로가 앞장서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어야 한다. 부하직원들은 그런 리더를 존경하면서 리더에게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기꺼이 자신들의 열정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조 박사는 또 “언젠가 대학원에서 강의할 때 한 학생이 ‘우리가 선거를 통해 어떤 정치인을 뽑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 질문에 나는 ‘진정성 있는 사람을 뽑아라’고 답변한 적이 있다. 진정성 있는 리더를 우리는 ‘진성 리더’라고 부른다. 이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리더를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리더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하다
그러면서 진성 리더는 다섯 가지의 요건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했다. 첫째, 리더가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둘째는 자기 자신의 말이나 감정 등을 잘 통제하는 것이다. 셋째는 투명해야 한다. 부하직원들에게 중요한 사항들을 명확하게 알려야 한다. 넷째는 부하직원들을 성장시켜야 한다. 그들은 조직의 성장과 더불어 자신들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에야 비로소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내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은 조직에서 리더라면 반드시 바람직한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반면 비진성 리더(가짜 리더)는 조직 구성원들을 성장시키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만 하려고 하며, 단기업적을 위해서 조직 구성원들을 쥐어짜고, 사회적 책임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들의 경우에도 나름대로 성과는 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결국 시간의 문제일 뿐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을 것이며, 리더로서의 직위가 사라지게 되면 모든 사람들의 뇌리에서 금방 사라져 버릴 것이다.
조 박사는 마지막으로 “리더가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다른 사람의 발전을 가로막고, 또 스스로에게는 너무 큰 짐을 가득 지게 되는 것이다. 조직 구성원들을 잘 성장시키면 조직도 크게 발전할 뿐 아니라, 리더는 눈앞의 일을 벗어나 통찰력을 발휘해 더 큰 미래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조직 구성원들을 믿고 업무를 위임해보라. 그러면 행복한 리더가 될 것이다”고 조언했다.
조성용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 학력
경희대학교 경영학 박사
연세대학교 교육학 석사
- 경력
현) 바이탈 경영교육원(Harvard business publishing) 교수
현) 코칭경영원 경영자 코치
피터드러커 소사이어티 사무총장
한국리더십센터 사장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현대경제연구원 인재개발원 전무
- 저서
<행복 리더십에게 묻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