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서청원 의원]“박 대통령과 면담 정례화 ‘돌직구 직언’ 마다 않겠다”
“총리는 박대통령과 국정 철학 공유한다면 여야 상관없다”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새누리당 7·14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서청원 의원(7선. 경기 화성시갑)은 지난 6월21일 CNB저널과 단독인터뷰에서 “당을 화합시키고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시켜 미래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며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몸을 던져 당 대표가 되면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정례화하고 수시로 필요한 말을 할 것이며 ‘돌직구 직언’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유력 당권 주자이며 ‘의리와 신뢰’의 정치인으로 통하는 서 의원은 이날 본지와 단독인터뷰 내내 ‘힘 있는 책임대표론’을 설파하며 “당청관계에 있어서 ‘이끌려가는 여당’이 아니라 ‘이끄는 여당’으로 반드시 탈바꿈 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서 의원은 야당과의 관계에 대해 “지금 여야간에는 ‘대결’만 있고 ‘대화’는 없다. 야당을 만나보니까 모든 것을 청와대로 겨냥하던데,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 야당과의 대화는 여당이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야당이 청와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여당을 대화파트너로 찾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대표가 되면 야당과 주요정책을 협의해 공동 추진하는 회의체부터 구성할 것이다. 진정한 여야관계는 서로 협력해서 상생하고 ‘윈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 당이 어려운 시기에 대표에 출마했다. 본인이 당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내가 정치를 꽤 오래 했다. 현재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 7선 의원이다. 여당도 하고 야당도 하면서 대변인, 정무장관, 원내총무, 사무총장 등 중책을 두루 거쳤다. 한나라당의 대표도 지냈고, 친박연대의 대표도 지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무슨 자리가 탐이 나겠는가, 아니면 당 대표 한 번 더 한다고 해서 얼마나 큰 영광이 더해지겠는가.
수많은 선후배들과 일선당원들이 ‘당신이 다시한번 더 당을 맡아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돕고 정권재창출의 초석을 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문했다. 그래서 위기에 처한 당과 나라를 위해 내가 가진 경험과 경륜을 마지막으로 쏟고자 출마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준 교훈이 무엇인가. 지도자라면 무엇보다 ‘헌신’의 자세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금 위기에 처한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하기 위해선 한 점 사심없이 헌신할 서청원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 많은 후보들이 나서고 있다, 당 대표가 된다면 어떤 새누리당을 만들 것인가.
“새누리당을 기업으로 치자면 사실상 얼마 전 1차 부도를 맞았던 셈이다. 정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그것이 바로 부도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방선거 직전 새누리당이 그런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 오죽하면 무기력, 무소신, 무책임 등 ‘3무 정당’이라는 비난을 들었겠는가. 이제라도 명실상부한 수권정당, 책임정당으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더 이상 미래가 없다. 그래서 내가 정치인생 전부를 바치고자 나서게 된 것이다.”
- 지난 20일 출마선언에서 ‘국민의 뜻을 받아 국정을 주도하고 무한책임을 지는 책임정당의 ‘책임대표’가 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책임대표’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를 내린다면.
“나는 당청이 국정의 무한책임을 공유하는 가족과 같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서로 굳건한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정치에 관한한 당이 책임을 지고 당청관계를 주도하는 ‘책임대표’, ‘책임여당’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당청관계가 수평적 긴장관계가 돼야 한다.”
- 이번 전대에서 선출될 당 대표는 7.30 재보선은 물론 2016년에 치러질 20대 총선의 공천권을 가지게 된다. 전대에 출마한 사람들 대부분이 공천권을 내려놓겠다고 얘기했는데 서 의원은 어떤 식으로 공천권을 행사할 생각인가.
“정치개혁의 핵심이 공천개혁이다. 상향식 공천제도를 확립하는 것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당 운영을 위해선 핵심적인 과제이다. 일부에서는 상향식 공천이라고 하니까, 그게 말로만 그렇고 실질적으로는 당헌당규에 전략공천이라는 예외 규정을 활용해서 ‘내려꽂기식 하향식’ 공천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지적도 하는 모양이다.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하는데,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까지 포함해서 근본적으로 상향식 공천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방안을 강구할 생각이다.”
- 의리의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의리도 지키고 ‘선당후사’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텐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나에겐 박근혜 대통령만 의리의 대상이 아니다. 바로 당원과 국민이 의리의 대상이다. 나는 당대표가 된다면 반드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당을 바르게 이끌겠다. 무엇보다 탕평인사를 통해 당의 근본적인 화합을 앞당기겠다. 그래서 당내 갈등과 앙금을 걷어낼 것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당과 국민에게 의리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과의 당권싸움이 여론조사 조작, 줄세우기 지적, 전과공개 등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에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는데.
“이번 전당대회는 당내 행사인 만큼 그 과정에서 축제하듯 ‘페어플레이’하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면 좋겠다. 어차피 전당대회 끝나면 다 손잡고 함께 가야 할 동지들이 아닌가.”
- 특히 합동연설 횟수 등 ‘전당대회 경선룰’ 놓고 대립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당연히 TV 토론 횟수를 늘릴 수 있으면 늘려야 한다. 거기다 합동연설회도 늘려야지 줄여선 안 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전당대회는 2년에 한번 하는 당내 최대의 행사다. 당의 주인인 당원에 대한 대면접촉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기초 상식 아닌가.
당 대표 후보자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투표하는 ‘깜깜이 선거’가 말이 되는가. 후보들이 개별적으로 전국을 순회하며 당원 모임을 갖는다면 얼마나 비용이 많이 들겠는가. 합동연설회를 많이 여는 것이 고비용 선거의 폐단을 막고, 공명선거로 이끌 최선의 방안이다. 합동연설회가 줄어들면 ‘줄세우기’같은 과거 회귀적인 선거행태가 더욱 음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경선후보가 합동연설회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서청원 의원(오른쪽). 사진 = 안창현 기자
- 그런데 이번에 전당대회 후보검증위원회 설치를 요구하셨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공직후보 검증의 잣대를 국민의 대의기구인 정당에도 적용하자는 것이다. 국정의 가장 중요한 중심축인 집권여당에서 혁신을 이루고 새로운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당 지도부는 그 어떤 공직보다도 더 엄격하고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 ‘객관적인 검증’은 혼탁을 막고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의 기초가 될 것이다. 그래서 경선선관위 산하에 ’후보검증위원회‘를 두어 국민과 당원에게 일차적인 검증결과를 제시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 실제 국회의원 재산 보유 순위에서 최하위권인데, 검증위원회 두자는 주장이 100억원대 자산가 상대 후보를 의식한 발언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는데.
“누구를 의식해서 라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 후보를 검증하자는 것이다. 더구나 재산형성 문제는 고위공직 후보자를 검증할 때 가장 기본적으로 따져보는 분야 아닌가.”
- 선거 열기가 날로 뜨거워지다보니 여론조사 문제 등 신경전을 많이 벌이고 있는데.
“자고 일어나면 온갖 매체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 그 때마다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더구나 어느 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맞다 안 맞다 옥신각신 하는 것도 볼썽 사나운 일이다. 다만 지난 몇주 간의 여론추세를 볼 때 내가 상승세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당심도 이런 비상시국에 누가 당을 이끌 적임자인지 관심을 집중하는 것 같다. 결국 ‘당을 통해 무엇이 되겠다’는 사람보다 ‘당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사람을 선택할 것이라 본다.”
- 통일시대를 대비한 개헌을 이야기했다. 당 대표 2년 임기 내 개헌을 이루려면 사실 빠듯한 시간인데.
“이미 개헌에 대해서는 국회 차원에서 많이 연구되어 있다. 통일을 대비한 내용으로 완성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다만 개헌문제가 ‘블랙홀’이 되어 국정을 방해해선 결코 안 된다. 역시 국회 차원에서 차분하게 논의해야 한다. 여야 모두 개헌에 대해 총론에 있어선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니 각론까지 합의를 도출한다면 다음 총선 때 국민의 선택에 붙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선임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약했는데 선거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은 현명한 선택을 보여주셨다. 여야 누구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보다는 협력해서 대한민국을 개조하라고 명령하셨다. 충청권이나 경기도의 선거 결과도 절묘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우리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도가 지난 대선 때보다 훨씬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충청권이나 경기도나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그 민심을 더 정확하게 파악해서 신뢰를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 당·청 관계에 있어서 당이 청와대에 끌려 다닌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 생각인가.“정치는 당이 주도하고 정부를 이끌어 가야 한다. 결국 당대표가 소통창구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대통령과의 면담을 정례화하고 수시로 필요한 말을 할 것이며 특히 ‘돌직구 직언’도 마다하지 않겠다. 비단 당청관계뿐 아니라 당내 계파간의 갈등도 조율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데 친박 비박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실질적으로 당정청 관계를 변화시킬 실력과 역량을 가진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 그것을 비교평가하고 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와 혁신에 대한 주장은 무성하지만, 메아리 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당정청 관계를 바꿀 수 없다. ‘이끌려가는 여당’이 아니라 ‘이끄는 여당’으로 반드시 탈바꿈 시킬 각오가 되어 있다.”
-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에 대해 ‘지나치게 당에 개입하고 명령을 내리고 심지어 공천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야당도 ‘박근혜 정부의 개혁은 김 실장의 퇴진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청와대 비서실장이라는 자리는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고 상의하는 측근 참모 아니겠는가. 개각할 때마다 물러나라고 하면 대통령이 어떻게 안정적으로 국정을 수행할 수 있겠는가. 지금 국가개조라는 엄청난 국정과제를 앞에 두고 있다. 대통령 주변에 대통령의 의지를 잘 이해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무작정 물러나라고 주장하기 앞서 이런 상황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야당과는 어떻게 생산적 경쟁관계를 만들어 나갈 생각인가.
“지금 여야간에는 ‘대결’만 있고 ‘대화’는 없다. 야당을 만나보니까 모든 것을 청와대로 겨냥하던데, 그것은 정상이 아니다. 야당과의 대화는 여당이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야당이 청와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여당을 대화파트너로 찾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대표가 되면 야당과 주요정책을 협의해 공동 추진하는 회의체부터 구성할 것이다. 진정한 여야관계는 서로 협력해서 상생하고 ‘윈윈’하는 것이다.”
- 박근혜 정부 출범한지 20여개월 동안 김용준, 안대희에 이어 문창극까지 국무총리 후보자가 세 명이나 낙마했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고 보는가.“고위 공직 후보자에 대해서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기준 자체가 아주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이런 시대적 추세에 인사검증시스템이 뒤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 또 그 와중에 큰 부작용이 생겨났다면, 야당이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지나친 ‘신상털기’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 사례를 참고해서 인사검증시스템을 보강하던지 바꾸던지 뭔가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야당도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하는 미시적인 검증자세에서 하루속히 벗어나면 좋겠다.”
- 야당에는 차기 대권주자들이 많지만 여당에는 뚜렷한 강자가 없다는 불안감이 존재하고 있다. 어떤 인물이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로서 적합하다고 보는지.“우리 새누리당에도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다. 또 당 밖에는 우리 새누리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당 대표가 된다면 천하의 인재들이 새누리당이라는 광장에서 마음껏 포부를 펼치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교과서적인 이야기지만, 대한민국의 화합과 혁신을 이룰 비전과 추진력을 갖춘 분이 다음 대선 후보가 되면 좋겠다. 나 서청원은 정권재창출을 위해 밑거름이 될 것이고,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국민과 당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린다.
“민주화를 위해 4.19, 5.18의 희생이 있었듯이 역사가 진전할 때는 아픈 희생이 있었다. 난 세월호 참사가 우리 대한민국이 진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전기로 승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국가개조라는 시대적 과제의 초석을 놓는 지도자가 될 것으로 믿는다. 나 서청원,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헌신한 바 있다. 이제 국가개조를 이루는데 모든 것을 다 바쳐 협력하고 협조하고자 한다. 그것이 마지막 기회를 주신 국민과 당원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 심원섭 기자
심원섭 기자 dailyp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