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계산업 리더, 극지·심해서도 변치않는 정확도 과시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스위스 시계산업을 이끌고 있는 롤렉스는 수많은 혁신 기술을 보유한 현대 시계 제조 기술의 대표자다. 세계 최초의 크로노미터 인증 손목시계부터 방수 손목시계, 전문가용 시계, 극지·심해용 시계 등 시계 산업의 최선두에서 산업을 선도해왔다. “기술로만 승부하고, 타협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최고 품질의 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해온 롤렉스의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제네바에 본사를 두고 스위스 시계 산업을 이끌어가는 롤렉스는 뛰어난 품질과 제조 기술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적 명성을 누려왔다. 지난 110여 년 간 ‘최고 품질의 시계를 만드는 것’에만 집중해 ‘기술로만 승부하고, 타협하지 않는다’는 신조를 지켜왔다.
손목시계 발전을 이끌어 온 롤렉스의 역사는 1900년대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5년, 24세의 나이로 런던에 시계 전문 유통 회사 ‘빌스도르프&데이비스’를 설립했던 독일 바바리아 출신의 한스 빌스도르프는 손목시계에 대한 각별한 신념을 품고 있었다.
당시 대중들은 손목시계에 사용되는 ‘무브먼트’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회중시계만큼 정확한 시간을 표시하지 못한다고 인식했다. 때문에 대중들은 손목시계보다 커서 휴대가 불편한 회중시계를 가지고 다녔다.
무브먼트(Movement)란 시계가 작동하도록 하는 내부 장치로, 전지의 힘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쿼츠 무브먼트와 손목의 운동에 의해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오토매틱 무브먼트로 나뉜다.
빌스도르프는 손목시계가 정확성을 갖춘다면 회중시계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스위스에서 제조된 높은 정확도의 무브먼트를 장착시킨 손목시계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탄생된 혁신적이고 아름다운 손목시계는 당시 유행에 민감한 남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ROLEX’라는 명칭은 창업자 한스 빌스도르프가 당시 유럽인들이 공통적으로 발음할 수 있고 시계 문자판 위에 표기하기 쉬운 짧은 낱말을 찾다가 새로 고안해 낸 말로, 1908년 회사명과 제품명으로 등록됐다.
“명품은 기계식 시계다” 신념 고집
창업자 한스 빌스도르프가 기술적 혁신으로 롤렉스의 초석을 마련했다면, 2대 CEO였던 앙드레 하이니거는 “명품은 기계식 시계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기계식 시계 제조를 고집해 명성을 만들어 냈다.
60~70년대 쿼츠 기술을 이용한 값싸고 정확한 일본제 전자시계가 시장을 휩쓸면서 스위스 시계업체들은 최대 고비를 맞았고, 많은 스위스 업체들이 전자시계로 전향하거나 도산했다. 하지만 기계시계 제작을 고집했고, 위기를 넘겼다. ‘타협하지 않는 최고급 시계’로서의 이미지를 더 확실하게 굳혔다.
이후 스위스 시계 제조업체들은 디지털시계가 장기적으로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기계식 시계 제조에 중점을 두게 됐다.
3대 CEO 패트릭 하이니거는 모든 무브먼트 및 부품의 100%를 스위스 롤렉스에서 자체적으로 일괄 생산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냈다. 오직 최고 품질의 시계를 만들기 위한 경영 철학 때문이었다.
2009년부터 2011년 4월까지 브루노 마이어가 4대 CEO로 재직했으며, 2011년 5월부터 지안 리카르도 마리니가 5대 CEO로 재직 중이다.
세계 최초 크로노미터 인증 손목시계
롤렉스는 지속적으로 시계 무브먼트의 정확성과 품질 개발에 전념한 결과 1910년 스위스에서 손목시계 역사상 최초로 공식적인 크로노미터(Chronometer) 인증을 획득했다. 크로노미터는 대양 항해 중 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정밀도 높은 시계를 말한다.
1914년에는 그 당시 항해용 대형 시계에만 크로노미터 인증을 수여하던 영국 큐(KEW) 천문대로부터 최초로 A등급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는 손목시계가 됐다. 이로써 롤렉스 손목시계는 정확성과 동의어가 되었다.
현재 전 세계 시계 브랜드 중 크로노미터 인증을 가장 많이 받은 브랜드가 바로 롤렉스다. 오이스터 라인 제품은 100% 스위스 공식 크로노미터 인증기관(COSC)으로부터 인증을 받고 있다. 제품 전체에 크로노미터 인증을 받는 브랜드는 롤렉스가 유일하다.
빌스도르프는 손목시계의 일반화를 위해서는 정확성 못잖게 실용성이 중요함을 파악했다.
그는 1926년 시계의 내구성을 높여 실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세계 최초의 진정한 방수·방진· 밀폐 시계 ‘오이스터(Oyster)’를 개발하여 특허를 획득했다. 롤렉스는 바닷속 굴이 입을 굳게 다물면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는 것에 비유하여 ‘오이스터’를 방수 손목시계 명칭으로 삼았다.
이음새가 없도록 금속을 통째로 깎아 만든 케이스와 태엽을 감고 시간을 조정하는 시계의 용두(크라운)를 잠수함 해치처럼 나사형태로 2중, 3중으로 잠그도록 고안하여 물과 먼지가 시계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최초로 영불해협 수영 횡단에 성공한 메르세데스 글릿즈, 롤렉스 오이스터를 착용했다(1927)
롤렉스의 방수 시계는 정확한 손목시계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향후 모든 손목시계 기술 개발의 중요한 디딤돌이 됐다.
1931년 품질을 높이기 위한 또 한 번의 시도가 이어진다. 손목의 움직임으로 태엽이 자동으로 감기게 만든 것이다. 모든 현대 자동 태엽 메커니즘의 원조인 ‘영구 회전자(Perpetual Rotor)’를 탄생시켰고, 이후 거의 모든 시계 브랜드들이 이 시스템을 채택했다.
이후로도 1945년 날짜가 자동으로 맞춰지는 기능이 있는 ‘데이트저스트(Datejust)’ 기능을, 1956년에는 날짜와 요일이 표시되는 ‘데이-데이트(Day-Date)’ 기능을 탄생시켰다.
2012년 총 14개의 특허 기술이 사용된 ‘스카이-드웰러’를 출시했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대를 쉽게 조정하고 읽을 수 있는 듀얼 타임 존 기능, 30일과 31일이 있는 달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연간 캘린더 시스템 ‘사로스(SAROS)’ 기능을 갖춘 시계였다. 이렇듯 100여 년의 역사동안 획득한 수많은 특허들은 손목시계 역사에 큰 발전을 가져왔다.
▲탐험가 에드먼드 힐러리경과 셰르파 텐징 노르게이의 인류 최초 에베레스트 정복에 롤렉스도 함께 했다(1953)
롤렉스는 전문가들을 위한 최초의 전문 기능 시계를 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기술 개발에 앞장서왔다.
1000가우스의 강한 자기장이 있는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한 내구성을 가진 ‘밀가우스(Milgauss)’는 통신, 항공우주 산업, 의학 영상 및 연구 실험실 등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와 엔지니어, 기술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다이버용 시계 ‘씨-드웰러 딥씨(Sea-Dweller Deepsea)’는 수심 3900m까지 방수가 되는 제품으로,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견뎌낼 수 있도록 ‘링록 시스템’ 케이스를 채택했다.
세계 최초 방수 손목시계과 자동 태엽시계
요트 경기를 위한 ‘요트-마스터(Yacht-Master)’와 프로그램화가 가능한 카운트다운 메모리 기능을 갖춘 ‘요트-마스터 II(Yacht-Master II)’, 탐험가들을 위한 ‘익스플로러(Explorer)’, 카레이서를 위해 주행시간과 평균 속도를 계산할 수 있는 ‘데이토나(Daytona)’, 항공 조종사들을 위한 듀얼 타임 기능의 ‘GMT-마스터(GMT-Master)’ 등 롤렉스는 전문가들을 위한 시계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며 기술력을 자랑해왔다.
롤렉스의 우수한 시계들은 인류의 모험과 탐험 역사와 함께 했다. 근현대의 수많은 위대한 모험가, 탐험가들에게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며 명성을 높였다.
1927년 런던의 속기사였던 메르세데스 글릿즈가 여성 최초로 영불 해협을 헤엄쳐서 횡단한다는 소식에 접한 빌스도르프는 방수 시계 오이스터를 협찬했다.
▲심해 탐험에 나서는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2012)
글릿즈가 15시간 15분에 걸쳐 영불해협 횡단에 성공한 이후에도 시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덕분에 빌스도르프는 방수 손목시계의 성공을 홍보하고 롤렉스 오이스터의 데뷰와 성공을 전세계에 알렸다.
1953년 에드먼드 힐러리 경과 존 헌트 경이 인솔하는 등반대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했을 때 롤렉스 오이스터도 등반대와 함께 있었다. 등반 중 심한 충격과 온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등반대원의 팔목에 감긴 롤렉스 오이스터는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었다.
같은 해 세계 최초로 스쿠버다이버를 위하여 특수 설계된 수심 330피트(100m)까지의 방수 반압 기능을 갖춘 손목시계 ‘서브마리너(Submariner)’를 선보였다.
심해와 우주에서 사용가능한 시계
1960년 특수 제작된 실험용 오이스터 시계 ‘딥씨 스페셜(Deepsea Special)’은 자크 피카드의 심해 잠수정 ‘트리에스터(Trieste)’의 외부에 장착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해구로 알려진 마리아나 해구로 들어갔다. 딥씨 스페셜은 수심 1만916m의 바다 속에서 1㎠당 1톤이 넘는 강력한 수압을 견뎌내며 실험기간 내내 정확한 시간을 보여줬다.
2012년 ‘타이타닉’, ‘아바타’ 등을 만든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과 함께 다시 심해 탐사에 참여했다. 특수 제작된 잠수정 ‘딥씨 챌린지’호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 1만898m 잠수에 성공했다.
최고의 품질을 고집하는 롤렉스의 정신은 소재 선택에 있어서도 계속된다.
사용하는 스틸은 100%가 ‘904L 스틸’이다. 904L은 매우 견고한 최고급 스틸 소재로, 의료 수술 도구나 우주항공산업에 사용되는 특수소재이다. 일반 스틸에 비해 견고해 내구성이 높고, 멋스러운 광택을 내기 때문에 904L 스틸 사용을 고집하고 있다.
▲롤렉스 데이토나 손목시계와 초음속 자동차 블러드하운드 SSC에 장착된 롤렉스 속도 측정 장치
이외에도 플래티늄을 첨가한 독창적인 합금기술을 이용해 ‘에버로즈 골드(Everose Gold)’를 탄생시켰다. 일반 핑크 골드(Pink Gold)는 바다 및 수영장의 염소 성분과 같은 환경에 한동안 노출되면 변색이 되지만, 에버로즈 골드에 첨가된 플래티늄은 합금상태를 보호하고 변색을 막아준다. 때문에 에버로즈 골드는 영원히 변치않는 아름다운 장밋빛을 자랑한다.
세계 최고의 명품 시계 브랜드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하고 있으면서도, 안주하지 않고 한발 더 앞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롤렉스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도전하고 있다. 그것이 오랜 시간 변함없이 최고의 드림 워치로 자리매김해 온 원동력이다.
롤렉스 어워드와 사제 예술 프로그램
롤렉스사의 설립자인 한스 빌스도르프는 타계하기 전 재단을 설립해 이익금의 큰 부분을 제네바 시에 기증하도록 했다. 이익금을 사회로 환원하기 위해서다. ‘롤렉스 어워드’와 ‘롤렉스 사제 예술 프로그램’은 이 재단의 주요 사회공헌 활동이다.
롤렉스 어워드는 1976년 오이스터 출시 50주년을 기념하며 진취적 모험정신으로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는 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탄생했다.
과거의 업적을 평가하는 타 어워드 프로그램과는 달리 롤렉스 어워드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거나 현재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는 개인을 발굴하고 지원한다.
롤렉스 어워드의 근본적인 취지는 상금과 부상이 아닌, 이러한 프로젝트를 전 세계적으로 홍보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해당 프로젝트를 인식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5개 주요 수상 분야는 문화유산, 환경, 탐험과 발견, 기술 및 혁신, 과학 및 의학 등이다.
롤렉스 사제 예술 프로그램(Rolex Mentor and Protégé)는 남다른 가능성을 가진 젊은 예술가들이 같은 분야의 거장들로부터 일대일 지도를 받는 프로그램이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재능 있는 젊은 예술가들에게 무용, 영화, 문학, 음악, 시각 예술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장으로부터 1년 동안 사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능성을 가진 인재를 발굴하고 이런 젊은 예술가들에게 오늘날 예술의 거장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배우고, 창조하고,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장한다.
- 정의식 기자
정의식 기자 es.jung@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