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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필 재테크 칼럼]주식투자는 시장과의 싸움

상대는 눈에 보이지 않아, 두려움에 맞서야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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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6호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부장⁄ 2014.07.10 09:37:59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월드컵이 한창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펼쳐지는 까닭에 주요 경기를 보기 위해서는 밤을 지새우며 꼬박 앉아있어야 한다. 이런 까닭에 월드컵 내내 피곤한 이들이 많아진 듯하다. 축구란 스포츠는 여타 스포츠 종목과 달리 대단히 전체주의적이고 유니크한 특성을 지닌다. 지극히 단순한 규칙, 상대방에 대한 치밀한 분석, 원초적이고 마초적인 힘 그리고 그 힘을 극대화하는 조직력과 잘 짜여진 작전 등 전쟁의 축소판과 흡사하다.

축구 해설을 들어보면 공격과 방어, 주도권, 격침, 전술이나 전략 등 군사적인 용어가 대단히 많이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주식투자 역시 축구 그리고 전쟁과 비슷하다. 다만 공이나 총이 아닌 정보와 돈을 앞세우고 치열하게 부딪치는 것이다. 따라서 언뜻 보아 설렁설렁 움직이는 것 같은 주식투자는 실제로는 대단히 많은 전략적 고려와 전술적 이해에 따라 복잡하게 전개된다.

축구 및 전쟁과 주식투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기판 저편에 앉은 상대방의 존재이다. 축구와 전쟁은 상대방이 명확하게 존재한다. 반면에 주식투자는 상대방의 존재가 애매할 뿐더러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우리가 상대하고 있는 적은 바로 시장 그 자체이다. 흔히 주요 시장참여자인 외국인과 기관을 싸움의 상대방으로 적시하고 이들을 증오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종종 눈에 띄는데 이것은 전적으로 오해이다.

외국인과 기관 모두 개인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시장과 대결을 벌이는 일종의 동료인 것이다. 다만 손에 쥔 정보, 화력 그리고 움직이는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행동이 다르고 따라서 왕왕 개인투자자들과는 반대의 행동양태를 보이기에 오해하는 것이다.

시장이라는 상대방은 눈에 명확하게 보이는 실체가 없다. 시장은 살아있는 생물같다는 말이 있는 것은 우리의 상대로서 시장이 존재하기는 하는데 실체가 눈에 보이지 않음을 일컫는 것이다.

우리가 오늘 하루 단타에 매달렸다고 생각해보자. 우리가 힘겨루기 한 것은 외국인 혹은 기관인가? 아니다. 우리가 하루종일 겨룬 상대는 지수를 끊임없이 오르내리게 한 힘, 그 자체와 싸운 것이다. 그것은 바로 시장이며 우리는 그 힘과 반대로 움직이며 그 힘을 상대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상대방과 싸움을 할 때 승패는 상대방의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승패는 스스로의 마음가짐 그리고 판단과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모든 전쟁이 그러하듯 승리는 누가 잘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누가 실수를 적게 하느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시장은 결코 실수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의 실수를 줄일 때 비로소 승리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중국 속담에 나를 화나게 하는 자가 나를 지배한다는 것이 있다. 의지와 상관없이 샘솟듯 솟구치는 나쁜 생각을 떨쳐내고 스스로 중심을 곧추 세워야 한다. 주변에 귀가 얇은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은 결코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없다. 귀가 얇다는 것은 자기 주관이 없다는 것이다. 주관이 뚜렷하지 않기에 남의 말에 휘둘리고 그것은 치명적인 실수로 이어진다.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시장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시장이라는 괴물을 상대하자면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그때 그 두려움과 화가 나를 지배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게임에서 지는 것이다. 화가 나거나 두려울 때 우리는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그 현장에서 떠나 일단은 화나 두려움부터 가라 앉혀야 한다.

한번 우리를 휘감은 두려움과 화는 결코 스스로 물러가지 않기 때문에 두려움과 화를 가라  앉히려는 노력은 의식적인 것이 돼야 한다. 나를 화나게 하는 자 그리고 나를 두렵게 만든 존재, 그것이 나를 지배한다.

- 정강필 우리투자증권 부장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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