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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고대사는 통일신라 이후 오랜 기간 동안 받아온 중국의 영향과 가깝게는 일본의 식민지 침탈 과정에서 크게 훼손되고 왜곡 되었다는 게 역사학자들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중국 고전에 나오는 고대 동이족(東夷族)에 대한 기록들은 대체로 한족(漢族)보다 앞선 문화민족으로 묘사되어 있으나 그 구체적인 근거나 맥락을 찾을 수 없어 동이는 변방의 오랑캐로 전락되어 있다.
특히 오늘날 통설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고대사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내물왕(AD356-402) 이전의 기록을 사료로 인정하지 않는 식민사관의 잔재를 안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해협 주변의 한반도 동남해안과 일본 규우슈 북서해안에서 기원전 1만-8천년경에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원시 토기들이 출토되고 있다. 기원전 6000년경에는 이들 토기와 조개무덤이 한반도 전역에 퍼져 사용된 흔적이 발굴되고 있다.
식품학자의 눈으로 볼 때 토기의 사용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물을 포함한 젖은 음식을 담고 가열할 수 있는 용기의 개발이며, 이것은 필연적으로 끓임(boiling)문화와 발효기술의 태동을 의미한다. 토기의 사용으로 마른 곡식을 물에 끓여 밥을 짓고, 바닷물에 수산물과 채소를 함께 넣어 찌개를 끓였을 것이다.
밥과 국 또는 찌개로 구성된 한국인의 기본 밥상은 기원전 6천년대부터 내려온 음식문화인 것이다. 지금도 투박한 뚝배기에 부글부글 끓는 찌개를 밥상에 올려놓고 먹는 한국인의 유별난 식습관은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토기에 젖은 음식을 담아두면 미생물이 자라게 되고 사람이 먹을 수 없으면 부패이고 먹을 수 있으면 발효이다. 토기에 담은 젖은 낟알에 곰팡이가 자라 누룩이 되고 술이 된다. 토기에 담긴 바닷물에 시들은 채소를 넣어 두면 유산균의 작용으로 김치가 되고, 여기에 소금과 조개, 멸치, 새우를 넣어두면 젓갈이 된다.
발효기술의 발전으로 식품을 장기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시대 사람들의 영양상태는 크게 좋아졌을 것이며, 끓이는 조리 기술로 음식에서 오는 각종 질병이 크게 감소하였을 것이다. 이와 같이 토기의 사용은 동북아시아인들의 위생과 영양상태를 호전시켜 기골이 장대하고 인구수가 크게 늘어 초기 국가형성기를 선도하는 엘리트 그룹으로 발전시켰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