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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 주목 작가 - 김남표] 주연배우 출연, 예술언어 구사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전시인 ‘판타스마고리아’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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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1호 왕진오 기자⁄ 2014.08.14 08:53:08

▲자신이 출연한 ‘감각의 경로’ 제작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남표 작가.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왕진오 기자)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진 현대예술에서 창작과 수용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펼치고 있는 아티스트의 행보가 한국 미술계의 또 다른 미래를 가늠하게 한다.

2010년 조각가 지용호와 ‘그림과 조각의 만남’을 가졌던 김남표(44)작가가 이번에는 그 무대를 스크린으로 옮겼다. 그것도 관객이 아니라 직접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 자신의 작업 세계와 앞으로 펼쳐낼 작품에 대한 모티브를 은유적으로 드러냈다.

예술영화감독 민병훈과 함께 15분 분량의 영화를 감상하며 동시에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전시인 ‘판타스마고리아’에 참여해 8월 5일부터 17일까지 새로운 의미를 전달한 것이다.

전시에는 김 작가의 ‘Instant Landscape-Androgyny’시리즈를 처음 공개했다. 또한 그가 주연 배우로 출연한 ‘감각의 경로’라는 타이틀의 영화가 동시에 상영됐다. 민병훈 감독과 약 500일간 밀착 촬영한 이 영화는 작가를 따라 시선을 옮기며 작가의 내면으로 깊이 빠져드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작업실에서 다양한 영감을 통해 화폭에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멀티미디어 영화 속 주인공으로 등장한 배경이 궁금해졌다. 김남표 작가는 “화가들이 일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획일화된 것을 벗어나려는 시도로 봐 달라”고 주문했다.

▲판타스마고리아전 영화 ‘감각의 경로’에 출연한 김남표 작가. 사진 = 왕진오 기자


민병훈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어떤 콘셉트가 있으면 거부감이 들어 안 맞을 수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순간적으로 이미지를 따라가는 것인데, 민 감독도 화가의 작업 방식을 영화 어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편안했다. 작업실에서 벗어나 촬영기간 내내 철저하게 영화의 어법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고 전했다.

또 “편집된 영상을 본 가족들이 그림보다 연기가 낫다고 말을 하고 있어서 고민 중이다. 배우로 전업을 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있다”고 영화평에 대해 설명했다.

김 작가는 작업하기에 앞서 생각하고 계획하지 않는 아티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먼저 그려가면서 상상하며 완성해 가는 그의 방식은 생각이 생각을 낳고 이어지며 작품으로 완성된다.

삶의 일상도 수십 번, 수백 번 바뀌는데, 지금 그리는 그림과 잠시 후 아니 다음날 그리는 그림은 철저하게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결과가 또 다른 결과를 만들고 이야기가 흘러가듯 그림을 그리는 작가는 자신이 가진 생각을 멀리하고 작업에 임할수록 작품에 더 진실 되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평면이지만 입체적으로 보이는 김남표의 작품을 처음 대면하면 밝고 화사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차분함이 묻어난다. 현실에 바탕을 둔 비현실적인 면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듯 한 초현실적 화면을 나타낸다.

▲Instant Landscape - traveler#21, 162.2 x 130.3, Artificial fur and charcoal on canvas, 2013


미리 생각하고 계획하지 않는 스타일

어찌 보면 특별기획 형태의 전시에 새로운 작품과 더불어 자신의 예술적 감성을 드러내는 영화 속 주인공이 된 작가는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임했을까?

김남표 작가는 “그림을 그리면서 다양한 장르를 만나는 것은 쉽지 않다. 전시에 참여하면서 다음 전시를 할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는 방향성을 스스로 잡고 다음에 좋은 전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내 스스로 더 성숙해야 한국 미술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믿는다.”고 강조한다.

또 “이번 프로젝트 전시는 대안공간이나 지방에서 진행되던 관행에서, 가나아트라는 상업갤러리에서 전시를 한다는 것도 작가로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이다. 이러한 작업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느냐가 내 자신이 발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화라는 것은 협업을 해야 한다. 촬영을 위해 도착한 장소에는 또 다른 사람이 존재하고,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어떤 면에서는 작업을 화가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40대로 한국 미술계를 살아가는 김남표 작가는 자신의 작업 과정과 크게 벗어나지 않은 예술영화를 선택했다.

‘감각의 변화’라는 영화 제목처럼, 미술사적으로 다른 장르와의 협업이 흔하고 새롭지 않지만 협업의 형식 자체를 새롭게 아이디어와 접목할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다음 전시의 좋은 결과를 이뤄낼 수 있는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김 작가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예술을 어법으로 고민하기 보다는 대중화하기 위해, 이슈를 만드는 긴 여정에 필요한 아이템으로 다양한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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