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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박도은 새정치민주연합 보좌진협의회장]“국회 역할 강화와 전문성 위해 보좌진 면직유예제도 도입돼야”

“보좌진 정책역량과 결집력 키우고 위상과 권익 향상 앞장설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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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심원섭 기자⁄ 2014.08.21 09:19:13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국회의원들의 특권 내려놓기는 분명 필요하지만 국회의 역할은 강화해야 한다. 따라서 국회가 좀 더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차원에서라도 보좌진 면직유예제도와 8급 비서직 신설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난 7월10일 새정치민주연합 보좌진협의회(이하 새민보협) 24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도은 회장(김관영 의원 비서관)은 14일 CNB저널과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박 회장의 첫 번째 공약인 면직유예제도란 의원의 해고통보 한마디에 실업자가 되는 폐단을 막자는 것이다. 최소 두 달 전에 해고를 통지하고 이 기간을 유예할 수 있게 법제화해 처우를 개선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박 회장은 현재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새보협) 김태훈 회장(주호영 의원 보좌관)과 협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은 “국정감사기간에는 새벽 3~4시까지 일하는 것은 기본인데 이제 1년에 국감을 두 번 하겠다고 한다. 정책에 대해 공부도 제대로 해야 하고 지역구도 살펴야 하는데 사실상 인력이 부족하고 불안한 고용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에 정통한 전문가 집단인 보좌진이 정당의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 박회장은 “국회 의원실은 독립된 300개의 중소기업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들을 대표해 보좌진의 정책역량과 결집력을 키우고 당과 국회에서의 위상과 권익 향상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서울 영동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김민석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원외에 있을 때 비서로 입문했다. 신낙균 전 의원 비서관, 민주당 보좌진협의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현재 새정치연합 김관영 의원의 5급 비서관으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박도은 회장과 CNB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새정치민주연합 보좌진협의회 회장에 취임한지도 한 달 반이 넘었다. 그동안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취임한지 아직 한 달 반 밖에 안 된 시점이라 아직 변화를 말씀드리기는 조심스럽다. 그렇지만 지난 한 달 반 동안 새로운 운영진을 구성하고 출마 시 내세웠던 공약들을 점검하면서, 앞으로 1년을 어떻게 보낼지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 여러 생각들을 충실히 현실화시켜 보좌진의 권익향상과 후생복지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회원들도 유쾌한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 여야를 막론하고 비서관으로서 드물게 보좌진협의회 회장에 당선되었는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지난 5년간 보좌진협의회 부회장과 운영위원으로 활동해 온 경험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여러 선후배님들께서 출마를 권유해 주셨는데, 제가 1200명을 대표하는 보좌진협의회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개인적 고민과 갈등도 있었다. 그런데 직급보다 실천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장점이 바로 경직되지 않고 유연하게 처신하는 자유로운 환경이 아니겠는가.” 


- 회장 출마 결심이 쉽지 않았을 텐데 동기가 무엇인가.

“출마 동기는 간단하다. 보좌진들이 더 좋은 국회 환경에서 일했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주변의 권유도 상당했지만, 만류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출마결심을 하고나니 주변 선후배들께서 3시간 동안 340명에 달하는 보좌진들의 추천서명을 받아주었다. 이는 곧 회장으로서 국회 보좌진의 권익향상과 후생복지 강화를 위해 열심히 일해 달라는 의미로 생각한다. 어깨가 무거움을 느끼지만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 여러 가지 공약 중 이것만은 반드시 관철 시키겠다는 공약이 있다면.

“8급 비서 신설과 면직유예제도의 관철이다. 보좌직원은 별정직 공무원으로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의원 말 한마디에 실직자로 전락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에 대한 보호장치가 전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보좌직원에 관한 사항은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데 2조가 수당의 지급기준이고 9조가 보좌직원이다. 법체계상으로 보면 보좌직원은 수당 등에 해당하고, 수당보다도 못한 상황인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체계를 바로 잡고자 국회의원 수당 등에 관한 법률 명칭을 국회의원 의정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가칭)로 개정해 내고자 한다.

또 현재 국회 보좌직원에 관한 사항이 별표4로 규정되어 있는데, 여기에 8급 비서를 신설하고자 한다. 이것은 국회의 특권문제가 아닌 국회의 대정부견제감시기능을 강화하고 국회의 권위를 강화하는 취지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특권은 내려놓되 국회의 역할은 강화시켜 내는 것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삼권분립을 실현하는 길 아닌가. 특히 올해부터는 국정감사가 두번 치러지는 만큼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하다.

실제로 보좌직원은 지역구 관리부터 의원 수행, 상임위 활동과 법안 작성 및 예산안 감시 등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수많은 피감기관들을 제대로 관리감독하고 국민의 국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인원 충원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직급을 신설하는 문제는 예산이 수반되고, 당장 실현하기는 어려운 만큼 내년도 여야 원내대표에 취임하시는 분들께 미리 확답을 받아 입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새민보협 회장 취임을 축하하는 김한길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는 박도은 회장. 사진 = 김관영 의원실 제공


- 지난달 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수 백 명이 40㎞를 걸어 국회에 도착했는데 여기에 새민보협 소속 의원 보좌진 수 십 여명이 동행한 바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세월호 참사로 얼마나 우리가 마음 아파했는가. 팽목항 둔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직도 우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함께하고 잊지 않기 위해 보좌진협의회에서도 작지만, 조그만 위로와 도움이 되고 싶었다. 350만명의 국민청원, 목숨을 내건 단식을 벌이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의 염원에 따른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 국민적인 노력을 정치권이 깊이 받아들였으면 한다.”


- 한 언론 인터뷰에서 “보좌진은 국회의원의 동반자다. 상하관계가 아닌 동료관계”라고 주장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당시 그 기자가 ‘일반인들은 대게 보좌관을 수행비서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데 보좌진을 달리 설명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면서 보좌진이 단순 수행의 의미를 넘어 함께하는 정치 동반자라는 점을 강조한 얘기다. 실제로 장수하시는 의원들을 보면 보좌진들과 오랫동안 신뢰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그런 측면에서 보좌진이 단순히 의원과의 상하관계를 떠나 정치적 동지이자 더 좋은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함께 꿈을 꾸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 그리고 열악한 보좌진의 처우를 개선하고 후생복지 강화와 정치적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열악한 보좌진의 처우는 면직유예제에 대한 얘기로 갈음하기로 하고, 보좌진들의 후생복지 문제는 특히 인턴 보좌진들 문제부터 집중하려한다. 현재 인턴의 급여가 133만원인데, 4대 보험 등을 제하면 실제 급여는 120만원 정도된다. 고급인력들이고 실질적인 역할에서 정규 보좌직원들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급여에서 상당히 소외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또 무료건강검진 대상도 인턴은 제외되어 있어 이러한 문제들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

또 지금은 보좌진이 당직자들에 비해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위축되어 있다. 일례로 의원총회 비공개 회의에 최소한의 당직자는 배석하지만 보좌진협의회에서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회장이 배석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보좌진협의회의 위상강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또 보좌진이 선출직에 출마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문제와 중앙위원 수의 확대도 필요하다. 당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생각이다.”


- ‘면직유예제’ 도입이 실현 가능하겠는가.

“의원들께서도 이 문제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시고 있는 만큼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법안을 준비 중인데, 성안이 되면 의원님들을 직접 찾아뵙고 설명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명의로 당론으로 발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보좌진협의회가 의원들의 정책 개발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데 치중하지 않고 친목모임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 지적에 동의하는가.

“동의하지 않는다. 보좌진협의회는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노력하는 집단이다. 운영진도 개인의 시간을 할애해서 전체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만큼, 그런 지적은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 대한민국에 보좌진협의회 만큼 정책역량이 집중되어 있는 집단도 없다. 다만, 각 의원실에 소속되어 있어 집단적으로 정책역량을 집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대선이 3년 남은 만큼 시스템을 정비해서 정책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  


- 보좌진들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의정연수원에서 진행하는 보좌진 직무교육프로그램이 있지만 실무에 직접 활용하기는 다소 부족하다. 새로 국회에 들어온 보좌진이나 좀 더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실무 경험서가 필요하다. 또한 일반 회사나 사무처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연간 일정시간의 연수와 재교육이 보장되는 것도 필요 할 것 같다. 해외 연수프로그램은 턱없이 부족할뿐더러 교육프로그램이 열리더라도 각 의원실 보좌진이 이를 수강할 수 있는 현실적인 시간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좌진이 업무능력이 부족하면 국가 전체적으로도 손해다. 재교육과 연수기회확대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및 이를 용인하는 분위기가 필요해 보인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박도은 새정치민주연합 보좌진협의회장. 사진 = 안창현 기자


-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새보협)와 공조할 방안은 없는가.

“보좌진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는 언제든 협력할 생각이다. 새누리당 보좌진협의회 김태훈 회장과도 종종 만나 현안에 대해 논의 하고 있다. 보좌진들의 권익향상을 위해서는 함께 힘을 모아 나가기로 했다.” 


- 어떤 계기로 정치권과 인연을 맺었는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공부했다. 어렸을 때부터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을 돕는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30살이 되서, 계속 이 길을 가야할지 여러 가지 고민이 되었다. 그러던 중 2004년 1월, 민주당에서 지금 청년비례대표제와 유사한 선거가 있었다. 17대 총선에서 1등을 한 사람한테 비례대표 10번을 주는 선거였는데, 인터넷에서 보고 출마하게 되었고, 68명 후보 중 11등으로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리고 나서 김민석 전 의원을 만나게 되었고, 함께 하게 되었다. 국회에서 입법활동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니 어렸을 때 꿈과 전혀 다른 것은 아닌 것 같다.”   


- 본격적인 정치를 할 생각은 없는가.

“여의도에 입문한지 10년이 지나면서 정치와 국회가 생각보다 훨씬 더 무섭다는 것을 알게 됐다. 준비 안 된 사람이 했다가는 큰 일 나는 것을 많이 보았다. 가볍게 생각했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거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금은 내공을 길러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아직은 더 많은 경험과 역량을 쌓아나가야 한다. 내 주변부터 돌보고, 왜 내가 정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명확히 서는 시점이 온다면 그때는 한번 고민해 보고 싶다.”   


- 보좌진 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뻤다거나 흐뭇했던 일과 가장 슬펐다거나 후회스러웠던 상황이 있다면 얘기해 달라.

“국회에 근무하면 여러 가지 민원들이 들어온다. 어렵더라도 해결하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 최근 군산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순직한 분의 부인으로부터 국가보훈처에 사망한 남편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진정서를 내면서 도움을 요청해 왔다. 검증과정이 너무 힘들고 어렵다는 것이었다.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 그러고 나서 진정인이   ‘비서관님 정말 고맙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되어주셨습니다. 마지막 희망이었는데 정말 큰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저도 제 아이들도...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셔서 이뤄낼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셨다. 이런 거 받을 때 정말 힘이 된다.

또 한 가지는 모든 성범죄에 대한 감경배제와 아동성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를 담은 ‘성폭력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을 때다. 영화 도가니의 영향이 상당했지만, 함께 노력해 얻은 법안이 통과했을 때의 기쁨은 상당했다. 아직은 보좌진으로서 슬펐다거나 후회스러운 점은 별로 느끼지 못했다. 다만, 야당 보좌진의 한 사람으로서 2012년 대선패배는 정말 아쉽게 느껴진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아 오는데 밀알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있기 때문’이라는 어린왕자의 말이 기억난다. 저는 ‘꿈’이라는 단어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꿈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동력이기도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열어가는 키이기도 하다. 한 사람이 꾸는 꿈은 그저 꿈일 뿐이지만, 많은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하지 않았나? 어렵더라도 함께하는 더 좋은 세상,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싶다. 새정치민주연합보좌진 협의회장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생활해 나가겠다. 관심과 격려로 지켜봐 달라. 감사하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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