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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업인 - 김성훈 제타그린 대표]오직 기술로 승부한다

제1회 국방기술 활용한 청년창업경진대회 대상 거머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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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이성호 기자⁄ 2014.08.21 09:20:04

▲사진 = 정의식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치열한 자본시장의 경쟁구도에서 남들과 차별화된 무기가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미 시장에 널려 있는 엇비슷한 제품·서비스와 특이할 것 없는 전략으로 도전했다가 냉혹한 실패의 쓴맛을 경험하고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져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설립된 벤처기업 제타그린은 어찌 보면 가장 원론적인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창업 후 2년 넘게 연구개발에만 사력을 집중해, 대기전력 자동차단 멀티탭(Xetta-Tab)을 만들어 냈다. 이 제품으로 에너지관리공단 대기전력 저감 우수, 교육과학기술부 녹색기술인증, 녹색전문기업 등을 획득했다.

특히 지난 6월 국방부 주관 ‘제1회 국방기술을 활용한 청년창업경진대회’에서 BLDC모터 관련 기술로 대상(국방부장관상)을 받았다.

김성훈 제타그린 대표(45)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놓고도, 보다 더 완벽해질 때까지 시장에 내놓지 않겠다는 철저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난해까지 매출이 전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기술력 하나만으로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유치 받았다. 김 대표는 제품 활성화와 신기술 사업 확대로 올해를 기점으로 매출 수직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기술 선도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김 대표를 만나봤다.』


- 제타그린은 어떤 회사인가.

건국대학교에서 핵자기공명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데 선배들이 대기전력 차단 제품을 개발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다. 이에 3명이서 2010년 10월 제타그린을 공동으로 창업했다. 나중에 사정이 생겨 선배들이 회사를 떠났고 혼자 남아 기술을 최종 정리한 제품이 대기전력 자동차단 멀티탭인 ‘제타탭’이다. 제타그린은 그린 에너지·IT 분야에서 원천 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효율사업을 꾀하고 있으며 정부연구과제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 제타탭은 어떤 제품인가.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실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지만 항상 대기전력을 소모하고 있다. 이러한 대기전력을 차단해주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있어서 중요한 이슈다. 전자기 유도 현상을 이용한 대기전력 자동차단 기술을 개발해 선보인 ‘제타탭’은 일반 멀티탭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메인이 꺼지면 그 하부에 있는 전원을 자동으로 차단시켜주는 장치다.

즉 사용자가 컴퓨터 본체의 전원을 끄면 자동적으로 관련된 모니터·스피커 등의 전원이 모두 꺼지고, 반대로 컴퓨터의 전원을 켜면 관련 계열제품에 전원이 들어가 켜지는 방식이다. 타 가전제품에서도 마찬가지다. TV의 경우 홈시어터·게임기 같은 계열제품의 전원을 자동으로 켜주고 꺼준다.


- 대기전력 차단 제품들이 많은데 차별성은.

제타탭은 전자기기 제품의 전원을 켜지 않는 이상 전력을 완벽하게 차단시켜준다. 하지만 컴퓨터 본체만은 예외다. 강제적으로 전원을 껐다 켜면 하드에 이상이 발생되는 등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원격으로 컴퓨터를 켜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본체의 전원은 살아있다. 원격으로 본체를 켜더라도 연결된 모니터·스피커 등에 전원이 들어온다. 비슷한 제품은 많지만 가장 우수한 제품에 주는 것이 녹색기술 인증으로 이를 획득했다.

제타탭을 1년만 사용하면 전기료 절감으로 제품가격을 충분히 뽑을 수 있다. 전기를 절약하려고 만들었는데 자체에서 소모하는 대기전력이 원체 커버리면 의미가 없다. 강화된 정부기준이 0.5와트인데 우리제품은 기준 이하다. 타 제품은 0.8와트, 1와트도 나온다. 정부기준을 통과 못한 업체들이 수두룩했지만 제타그린은 무난히 통과했고 대기전력 저감 우수제품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 창업 후 제품 개발에 시간이 많이 소요됐는데.

시중에서 사용되고 있는 가전제품들이 전원을 켰을 때와 껐을 때 대기전력 상태가 들쑥날쑥해 애로점이 많았다. 컴퓨터의 경우, 구형 PC는 전원을 껐는데도 자체 전력소모량이 10와트 정도가 나오고 신형PC는 0.5와트가 나온다.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것을 모르고 개발에 뛰어들어 고전을 많이 했다. 하지만 2년이 넘는 연구개발 끝에 이러한 부문을 모두 해결했다. 개발에 개발을 거듭해 제품을 내놨고 이후 인정을 받게 돼 보람을 느꼈다.

지난해 말 비로소 양산체제를 구축했고 올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입찰에 성공해 납품을 완료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판매를 시작,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되고 있는 시점이다. 지난 6월 특허청으로부터 우수발명품 우선구매추천기업으로 선정돼 정부기관 100여 군데에서 우선 구매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에너지 절감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모 기업으로부터 매립형으로 건축물 벽에 설치할 수 있도록 개발해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개발이 거의 완성 단계로 활성화만 된다면 새롭고 큰 시장이 열릴 것이다. 이 분야는 앞서 10여년 전부터 뛰어든 회사들이 많이 있지만 기술부족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해 고전한 만큼, 완벽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도록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사진 = 정의식 기자


- 제1회 국방기술을 활용한 청년창업경진대회에 참여해 대상을 수상했는데.

제타그린은 규모가 작은 벤처기업이지만 부설연구소를 가지고 있다. 회사 멤버들이 대부분 연구원 출신이다. DC모터 분야에 관심이 있었고 새로운 모터에 대한 열망이 있어왔는데 국방과학 기술을 민간에게 이전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국방기술 중 BLDC모터(브러시가 없는 직류 모터로 구조가 단순하고 내구성이 뛰어남) 관련 기술이 있어 이를 가지고 사업을 확장해보자는 생각으로 신청을 하게 됐다.

이번 대회에서 선형 홀 센서 응용 속도 신호 구현 및 BLDC모터 드라이버 개선 및 상용화를 아이디어로 접수했다. 기존의 래치타입의 홀센서를 선형홀센서로 대체하고, 비접촉식 센서를 통해 정밀한 속도측정을 가능케 하며 기존의 토크리플 감소 및 제어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독창적인 기술을 결합한 모터 드라이버를 제시해 지난 6월 시상식에서 대상(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하게 됐다.


- 향후 BLDC모터 개발은 어떻게 이뤄지나

국방과학연구소에서 특허를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원천기술을 이전 받아 제타그린에서 상용화를 진행하게 된다.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BLDC모터 기술수준을 9단계로 나누고 있는데 현재 5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다. 이후 단계를 민간업체인 제타그린에서 맡아 상용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회 참가 과정에서 국방과학 기술에 보완할 사항이 있다고 제안하니 받아들여졌고 곧 새로운 특허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 적용분야와 기대효과는.

기존 DC모터는 소음은 물론 분진·열이 발생한다. 그리고 브러시를 갈아줘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큰 기계에 DC모터가 들어가 있으면 기계작동을 멈추고 모터를 뜯어내 청소 등 점검을 해줘야 한다. 이에 비효율적이고 고장도 많다. 이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DC모터에 대한 규제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BLDC모터에 대한 국방기술을 민수분야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으로 개발이 완료되면 골프카·러닝머신·세탁기·청소기 등에 적용될 수 있다. 활용분야가 광범위하고 가격도 DC모터 보다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BLDC모터를 사용하면 일단 소음이 줄어들고 고장이 적음은 물론 효율이 좋다. 사이즈가 작고 속도제어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 국내 BLDC모터 시장은 4000억원 규모지만 대부분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수입시장을 국산기술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제타그린에서 개발중인 BLDC모터는 수입제품과 성능이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앞으로 더 높은 수준의 성능으로 끌어 올릴 것이다. 개발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하는 부문을 찾아냈고 국방과학연구소에 개선을 제안한 상태다. 


- 국방기술 특허사용은 언제까지 유효한가.

국방기술에 대한 기술 및 특허 이전비 지불을 완료하고 향후 3년간 특허사용권을 획득했다. 사용기한이 도래하면 재연장하면 된다. 독점은 아니고 원하는 사람 있으면 특허를 가져다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타그린에서 이 국방기술로 인해 개발한 제품에 대한 노하우는 제타그린 고유의 것이 된다. BLDC모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프로세서들은 제타그린이 오픈하지 않는 이상 카피하기 어렵다.


- BLDC모터를 이용해 개발중인 제품이 있다면.

국방기술인 BLDC모터에 제타그린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제어시스템을 입힌 드론(무인기)을 만들고 있다. 감시용으로써 메인서버와 통신을 테스트하고 있는 단계다. 기존 드론의 경우 30~40분 공중에 떠 있다가 다시 내려와야 한다. 배터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LDC모터를 장착할 경우 자체 테스트 결과 효율이 좋아져 비행시간이 2배 정도 늘어난다.


- 어떤 회사를 꿈꾸는가?

현재 주수입원은 제타탭이고 개발중인 BLDC모터는 내년 중반부터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기존에 해 왔던 대로 결함 없는 제품을 내놓기 위해 차근차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DC모터는 빠르게 수입 BLDC모터로 대체되고 있다. 이를 다시 우리 기술로 되찾아오고 싶은 바램이다. BLDC모터는 기존의 DC모터와 제어방식이 180도 다르다. DC모터는 전원만 꼽으면 됐지만 BLDC모터는 제어기가 필요하다. 이 제어분야에 의미 있는 기술을 내놓고 싶은 것이다.

제타그린은 앞으로도 매출 위주보다는 연구를 통해 기업체에서 필요한 기술 및 제품을 개발·공급해주는 역할을 꾀할 것이다.

제타그린에는 영업사원도 없고 적극적으로 영업을 하지도 않았다. 입소문으로 찾아온 분들에게 기술을 개발해 주고, 정부에서 과제비로 돈을 받아 제품을 만드는 등 R&D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다.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할 것이다. 사실 영업을 잘하는 체질도 아니다(웃음). 그동안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니 수입이 없었는데 다행히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자금투자가 이뤄져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투명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기술이 확실함에 따른 인정을 받은 것이다.

사실, 타 에너지 절감장치들이 시중에 많이 나왔었지만 제품 수준이 기대에 못 미치고 불량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기도 했다. 제품을 만들어 놓고 왜 바로 팔지 않느냐고 말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이러한 부문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위해 대충 만들어서 시장에 내놓을 경우 문제가 반드시 생기기 마련이다. 이에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무수한 테스트를 진행, 개선을 거듭하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된 것이다. 직접적인 영업에 욕심을 안 부리는 이유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 놓으면 규모가 큰 회사에서 가져다 양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이 하나둘 현실화가 되고 있다.

현재 제타그린은 의료 쪽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원래 판로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기업, 생산 능력이 있는 기업들이 제타그린이 개발한 기술 및 제품을 가지고 사업을 확대하길 바란다. 그래서 그때까지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 놓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기술 선도업체로서의 가교 역할을 꾀하고 싶다.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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