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창성동의 갤러리 그리다에서 최윤정 작가의 ‘Show Me the Money’전이 9월 4일까지 열린다. 최 작가는 인위적으로 부각시킨 커다란 안경의 렌즈 속에 익숙해 보이는 이미지들을 등장시킨다.
작품 속 이미지들은 너무나 익숙하게 느껴져 대중들의 시각적 기억 공간을 채우고 있었던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거의 무비판적으로 이러한 정보들에 대해 받아들이게 된다. 작가는 이 지점에서 ‘미디어에 의해 반복적으로 학습되어진 실체가 바로 현대인들의 욕망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품은 현대인의 얼굴 위에 안경과 여기에 비춰진 이미지들을 하나의 아이콘처럼 전면에 등장시켜 그리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어린 아이나 여성 혹은 남성은 현대문화를 배경으로 각기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는 듯하지만, 작가는 이들이 미디어라는 권력 구조 아래서 전형적인 이미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이러한 작업을 통해 사각의 캔버스 위의 그림과 안경에 비친 그림이라는 이중적인 구조를 관객들이 자각하도록 하면서 스스로 현대 소비사회를 되돌아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 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