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골프를 좋아하는 골퍼라면 누구나 골프와 인생은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이고 대개는 이 말에 공감한다. 그 때문에 오늘도 골퍼들이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린을 누비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골프는 인생과 비슷한 점이 있다.
모든 라운딩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고 나쁠 때도 있다. 일단 행해진 샷은 되돌릴 수 없다. 실력만으로 기록적인 스코어를 낼 수는 없다. 동반자가 있다. 공이 어디에 떨어졌는지는 가봐야 안다. 대충 정리하자면 이런 점이 골프와 인생의 닮은 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보면 이것이 오직 골프라는 운동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온갖 스포츠 종목을 비롯해서 인간의 삶이 깃든 거의 모든 일들이 어느 정도는 이런 속성을 가지고 있다. 유독 골프만 차별적으로 인생과 흡사하다는 것은 사실 억지스럽다.
굳이 그렇게 따지자면 주식투자만큼 인생과 흡사한 것도 없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주식시장은 상승하기도 하고 하락하기도 한다. 백전백승도 없지만 백전백패도 없다. 주가의 등락에 따라 수익이 날 때도 손해가 발생할 때도 있다. 실력이 있다 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것만도 아니다. 종목을 가늠하고 매매타이밍을 가늠하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운도 역시 따라줘야 승리한다. 일단 배팅에 들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주식시장에 연습은 없다. 늘 현실이고 본 게임이다. 모의투자와 자신의 자금으로 행하는 실제투자는 완전히 다르다. 아무리 훌륭한 우량주에 투자했다 해도 그 성공여부는 매도해 봐야 알 수 있다. 인생이 그러하듯 동반자는 적고 경쟁자는 무척 많다.
이렇게 정리해놓으니 정말로 주식투자는 우리네 인생과 흡사하지 않은가. 골프든 주식투자든 우리네 인생과 흡사하게 느껴지는 것도 모두 공히 우리 인간이 그 속에서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단기간 승패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긴 시간에 걸쳐 꾸준하게 승패를 가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 대상이 무엇이든 우리가 그 대상에 몰두하며 우리들 인생을 반추할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다.
골프에 대비해 주식투자가 인생과 가장 닮은 점은 결코 설렁설렁할 수 없다는 점이다. 골프는 부담없이 설렁설렁 경기에 임할 수 있다. 친목을 다질 목적으로 게임을 할 때 골프는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우의를 다지는 차원에서 즐겁게 임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투자는 어떤 경우에라도 대충 할 수가 없다. 주식투자는 자신의 소중한 재산이라는 절대적 가치가 놓고 겨루는 냉정한 승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데 있어서 설렁설렁할 수 없는 것은 그것에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고 그 결과에 자신과 가족의 안녕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주식투자 역시 인생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중한 재산과 절대적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친목 골프치듯 대충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래저래 닮은꼴인 인생과 주식투자에서 소중한 덕목은 치열함일 수밖에 없다.
- 조선기 SK증권 지점장 (정리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