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7호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 2014.09.25 08:50:45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최근에 많이 기사화 되고 있는 군대 내의 구타 사건이나, 폭력 사건을 보면서 주변 분들이 본인의 아들을 군대 보내기 두렵다는 말씀들을 많이 합니다. 특정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폭력은 그 피해가 일반 폭력의 피해 보다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계속해서 그 집단 내에서 생활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문제 제기를 꺼리거나, 피해를 회복하지 못한 채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군대, 회사 등 집단에서 이뤄지는 폭력의 근원은 학교폭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학교 내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방치하거나, 덮어 두려고만 했던 일들이 계속 싸여서, 대학교에서의 폭력문화라든지, 군대, 나아가 직장 내의 강압적인 문화로 변화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아무래도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에서는 당사자 간의 합의를 통해 적당히 덮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가해학생의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 합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피해자들도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형사고소하고 가해자의 부모와 학교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법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이 꼭 옳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그동안 덮어 놨던 것이 결국 밖으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필자는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전제돼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한 사람의 일생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을 저지르고 나서도, 별다른 제지 없이 넘어가고 이것이 쌓여 더 큰 일을 저지르는 사람이 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는 변호사인지라 폭력, 폭행 사건들을 많이 접해 왔고, 최근에는 청소년 범죄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가해자를 변호하기도 했고 피해자 입장에서 변론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고문변호사를 맡게 돼, 강의도 하고 명예교사나 학교폭력자치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해서 학교폭력 사건을 많이 접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들은 필자가 특별한 대가 없이 봉사활동으로 참여하는 것이고 매우 보람을 느끼기는 하지만, 피해자들을 볼 때 마다 매우 가슴이 아프고 감정이입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변호사님들도 학교폭력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는 2001년도부터 서울시 교육청과 협약을 맺어, ‘변호사 명예교사’라는 명칭으로 서울 소재 각 급 학교에 변호사들을 1대 1로 결연을 맺어 파견하고 있습니다.
가해자 강력한 처벌 전제돼야
변호사 명예교사는 학교의 수업계획에 따라 준법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등을 실시하고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 학교분쟁조정위원회 등에 자율적으로 참여하면서 공익 봉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명예교사라는 제도는 최근에 와서 학교에서 법률전문가를 원하는 수요에 맞춰, 더욱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혹시 이글을 보시는 서울 소재 학교 관계자들 중에 학교에 변호사 명예교사가 필요하신 분이 있다면 서울시 교육청에 문의를 하시면 됩니다)
학생들이 밝게 자라야 우리나라의 미래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정말 아무런 대가 없이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분들을 많습니다. 필자와 최근에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었던 두 공익 단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두 단체는 학교폭력 예방과 피해자 구제를 위해 오랜 기간 동안 헌신해온 단체로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는 푸른 나무 청예단(청소년 폭력 예방 재단)입니다. 청예단은 1995년 설립된 단체로 학교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학교폭력 SOS 지원단과, 상담치료 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사단법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학가협)입니다. 학가협의 경우 학교폭력으로 고통 받은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피해 학생들을 위해 설립한 단체입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학교폭력 피해자들을 치유하고 있으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수여하는 2014년도 제21회 시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kohyg75@hanmail.net
- 고윤기 로펌고우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정리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