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커피캣츠웰’ 정해진 회장]블루클럽 신화 주역 ‘사향고양이’로 컴백
“임산부가 마시는 건강한 커피 꿈꾼다” 웰빙 커피로 도전장
▲커피캣츠웰 정해진 회장.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어디를 가든 길 건너 하나씩 커피숍이다. 1999년 스타벅스가 처음 국내에 소개된 후 프랜차이즈 커피숍들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커피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포화상태에 이른 커피시장에 과감히 출사표를 던진 ‘커피캣츠웰’ 정해진 회장은 낯설지 않다. 남성전문미용실 ‘블루클럽’ 돌풍의 주역이다. 그가 레드오션이라는 커피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사업에서 블루오션은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다. 가까운 일상에서 친숙하지만 평소 불편했거나 불만스러웠던 점들이 사업 아이디어가 된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다.”
정해진 회장은 레드오션 시장은 양적 성장이 끝났을 뿐, 질적으로 전환하면 새롭게 주목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남자들이 미용실에 가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세운 남성전문미용실 ‘블루클럽’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정 회장은 유수의 광고회사를 다니던 중 IMF가 들이닥친 1997년 말 돌연 사표를 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1270여 개의 블루클럽 지점을 냈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지점을 내 기내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 그가 ‘웰빙 커피’ 아이템을 꺼내들었다.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다가 내가 좋아하는 커피를 생각했다. 그런데 국내 커피시장은 너무 좁고 경쟁이 치열했다. 2, 3년 고민하다 ‘사향고양이 커피’를 떠올리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우리 커피시장이 3세대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커피는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됐다. 커피의 생활화다. 1세대는 수십 년 전 멋으로 다방에서 커피를 마셨다. 2세대는 20여 년 전 스타벅스가 국내에 원두커피를 들여오면서 시작됐다. 친구들과 커피숍에서 만나 커피를 마시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세대다.”
정 회장이 진단한 3세대는 무엇일까. “이제 커피의 질을 따지기 시작했다. 건강을 생각하게 되고 ‘웰빙 커피’에 대한 요구가 있다.” 그건 ‘사향고양이 커피’다.
‘루왁 커피’라 불리는 사향고양이 커피는 동남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는 사향고양이가 커피열매를 먹고 배설한 커피콩으로 만든 커피다. 소화하지 못하고 배설한 커피콩은 독특하게 발효·발아되어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사향고양이 위액에서 커피콩이 발아된다. 커피콩에 싹이 나는 것이다. 동물로 말하면 잉태하는 것이다. 어미가 새끼를 만들 때 좋은 성분은 확 늘리고 나쁜 성분은 빼주는 것과 같이 사향고양이 커피도 발아되고 발효되면서 몸에 좋은 성분을 함유하게 된다.”
사향고양이 커피는 생산량이 너무 적어 가격이 10만 원대다. 가짜도 많이 유통된다. 더구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사향고양이를 가두고 키워 동물보호단체들의 공분을 사는 등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향고양이 커피의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일반인들도 안심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커피를 직접 개발해 ‘커피캣츠웰’를 세운 이유다.
정 회장은 “13개월간 연구 끝에 사향고양이 소화단계와 거의 같은 환경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식약청 소속의 전주생물소재연구소에 의뢰한 성분비교 검사 결과 사향고양이 커피와 커피캣츠웰 커피가 99% 같은 커피로 판명됐다”고 말했다.
커피 마시며 적립금으로 사회에 기부
그는 “커피 생두는 외국에서 수입해 와 농약이나 방부제가 많이 뿌려진다. 커피캣츠웰은 이를 막기 위해 자화수를 이용한 커피콩 세척단계를 거친다. 그래서 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커피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커피캣츠웰 커피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 NGO단체인 Safe World Organization에서 유일한 ‘세계 최고의 안전·위생 커피’로 인증도 받았다.
“내 사업 모토는 ‘일반 시민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가장 좋은 가격에 내놓는다’는 것이다. 커피캣츠웰 또한 그렇다. 사향고양이 커피와 같은 품질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훨씬 착한 가격에 말이다.”
▲식약청 품질검사 지정기관인 (재)전주생물소재연구소와의 업무협약식. 제공 = 커피캣츠웰
수많은 커피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커피캣츠웰 매장에 대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했다.
“매장에서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커피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커피바(bar)를 운영하고 있다.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대로 마시는 다른 매장과 다르게 보다 적극적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모든 테이블에 보온받침대를 설치해 커피가 가장 맛있는 온도인 65℃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자신의 커피 원두를 사서 매장에 맡기고 커피를 즐기는 ‘키핑(keeping) 서비스’ 또한 커피캣츠웰만의 특색이다. 원두를 사 키핑하면 한 잔당 400원이 저렴해지고 추가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다는 거다.
“사회 기여는 내게 중요한 사업 방향이다. 블루클럽에서도 ‘1소1선 프로그램’을 매달 시행했다. 모든 점포가 한 달에 한 번씩 선행을 했다. ‘키핑 서비스’도 그런 맥락에서 진행하고 있다.”
키핑 서비스를 이용하면 독도 수호대, 함께하는 재단, 보금자리, 월드비전 중 한 단체에 자동적으로 기부하게 된다. 일회적인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시도다.
“커피캣츠웰 커피는 임산부가 먹어도 안전한 커피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커피, 웰빙 커피를 즐겼으면 좋겠다. 커피가 이제 우리의 일상에 밀착되어 있어서 안전하게 몸에 좋은 커피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 안창현 기자
안창현 기자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