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트렌드]베이비부머의 일자리, 전통놀이지도사 관심
서울시, 베이비부머 세대 대상 전통놀이 지도사 양성 중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전통놀이를 역사인문학과 결합해 어린이·청소년·노인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승화 시켰다. 사진 = 한국역사문화교육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베이비부머 세대의 일자리 마련을 위한 묘안과 대책은 무엇일까.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적·심리적 안정은 디지털시대를 맞은 우리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산업화의 역군으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한 사람들이다. 1955년에서 1963년까지 출생한 이들은 체력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 직장에서 내몰린 상태다. 경력과 체력이 충분한 이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정부와 사회에서 방법을 찾지만 신통치는 않다. 이런 와중에 서울시에서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전통놀이지도사를 양성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23일 은평학습장에 전통놀이지도사 양성과정을 개강했다. 서울시비와 국비로 진행되는 이 교육은 수강생이 80명이고, 일주일에 4시간씩 10주간 진행된다. 서울시는 앞서 7월에 40명에게 전통놀이 지도사 교육을 한 바 있어 이번 개강은 전통놀이 지도사 2기 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이 눈에 띄는 이유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험과 경륜을 충분히 활용하고, 취업 연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특히 유아나 청소년 교육은 물론이고 노인의 치매 예방 등 정신건강에도 기여할 수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장체험지도사, 레크리에이션 강사, 문화유산 해설사, 웃음치료사, 음악치료 지도사, 미술치료 지도사, 심리치료 지도사 등이 유용하게 응용할 할 수도 있다.
이 과정을 마치면 초중고교의 방과 후 교육, 유치원, 복지단체, 주민자치센터, 노인정, 인력개발센터, 마을 만들기 사업, 축제현장 등에서 전통놀이 지도사로 활동이 기대된다. 즐기면서 소통하는 전통놀이는 게임에 빠진 청소년이나, 대화가 부족한 가족에게 소통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이 같은 점에서 각 지방자치단체는 물론이고 노인 단체, 문화단체 등에서 문의가 늘고 있다.
보수는 단체와 인원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시간에 20만원이 일반적이다. 전통놀이 지도사 과정 1기를 이수한 이들은 벌써부터 강의 요청을 받고 있다. 최의식 전통놀이지도사는 최근 서울시 불광동 먹자골목 상인살리기 축제에 초청받았다. 3시간 동안 지역주민과 어린이에게 쌍륙 저포 고누 등의 놀이방법을 지도해 큰 호응을 받았다. 또 놀이에 참여한 사람의 추천으로 10월과 11월에도 다른 단체에서 강의를 하게 됐다.
서울시는 전통놀이지도사 교육 프로그램을 최고 수준에서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의 교육은 인문학과 전통놀이 이론 및 실기 전문가인 한국역사문화교육원 교수진이 담당하고 있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전통놀이를 역사인문학과 결합해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노인에게 꼭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승화시켰다. 한국역사교육문화원에서 체계화한 전통놀이는 흥미, 교육, 소통의 세 요소를 담고 있다.
먼저, 흥미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쌍륙, 저포, 고누 등의 전통놀이 표준안을 마련했다. 각 지방 또는 시대에 따라 다양한 규칙을 두루 고찰해 가장 흥미도가 높은 규칙안을 정리했다. 이는 국내대회 개최와 국제대회 출전을 위한 기초 작업이기도 하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 교수진의 전문 심화 교육
다음, 교육이다. 각 지방마다 차이가 나거나 출처가 불명확한 내용들을 한국과 중국의 각 문헌을 찾아 논리적으로 정립했다. 기존에 잘못 알려진 내용을 바로잡는 작업을 한 것이다. 또 전통놀이에 얽힌 역사와 인물을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해 교육효과를 높게 했다.
마지막으로 소통이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수많은 전통놀이 중에서도 교육과 소통 효과가 높은 종목을 보급하고 있다. 쌍륙 저포, 고누, 승경도, 승람도, 척구, 석구 등이다. 마주 앉아 대화하고, 생각하며 하는 놀이들이다. 현대의 게임이 기계와의 싸움인데 비해 전통놀이는 역사와 문화 공부를 하며 사람과의 두뇌 싸움을 하는 게 많다. 따라서 건전한 대인관계와 승부욕과 함께 공부 능력을 키우는 장점이 있다.
▲서울시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대상으로 전통놀이 지도사를 양성하고 있다.
전통놀이가 교육과 소통, 역사 공부의 동반자로 거듭 태어난 데는 한국역사문화교육원 교수진의 역할이 크다.
다섯 살 때부터 동양고전과 한국학 공부를 한 오정윤 학술이사는 해박한 동양고전 실력으로 한국과 중국의 전통놀이를 문화사적으로 비교분석했다. 옛 문헌에서 행마법과 규칙을 발굴하는 작업으로 정확한 고증과 원형에 가까운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왕실 전례위원 겸 문화위원인 이상주 학술이사는 왕실의 놀이와 사대부의 놀이에 얽힌 역사 스토리를 발굴했다. 또 이를 현대의 소통과 커뮤니케이션 기법과 연결해 강사들이 초중고생은 물론 노인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교안을 마련했다.
이와 함께 10년 안팎의 강의 경력이 있는 전통놀이지도사 25명의 능숙한 실기 지도능력도 전통놀이 보급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역사문화교육원은 2015년부터 서울은 물론이고 지방에서도 전통놀이지도사 양성 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치단체, 문화단체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공신력을 더할 계획이다. 또 기존 강사를 각급학교를 비롯해 주민자치센터, 노인정 등에 파견, 전통놀이를 통한 즐거움과 교육효과를 널리 알릴 참이다.
변종호 한국역사문화교육원 대표는 “몇 지자체가 소통과 레크레이션, 교육 측면에서 전통놀이 지도사 과정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강사 파견 요청도 꾸준하다”며 “전통놀이지도사의 수요는 꾸준히 늘 것”이라고 밝혔다.
- 현대의 전통놀이 효과
한국역사교육문화원에서 주목하는 전통놀이의 가치는 크게 세 가지다. 가족 간 소통과 두뇌 계발, 긍정 가치관 확산이다.
전통놀이는 가족 간 놀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도구다. 전통놀이에 관심을 가지면 가족끼리 대화를 하며 놀이를 즐길 수 있다. 전통놀이는 생각하는 게임, 흥겨운 게임이다. 두뇌계발에 유용하다. 전통놀이는 천천히, 깊게 생각할 시간을 준다. 상대를 편안한 마음으로 보게 한다. 이는 결국 긍정의 가치관을 심게 할 수 있다.
- 이성호 기자
이성호 기자 luky007@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