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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CEO와 차 한 잔 - 이상준 SN인더스트리 대표]미술학도 중퇴 장사의 길, 불혹 앞두고 성공신화 쓰다

프랜차이즈 창업전략 컨설팅기업 이끌어…해외에서 또 다른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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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8호 이성호 기자⁄ 2014.10.02 08:44:31

▲사진 = 정의식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여러 가지 이유로 창업에 대한 꿈을 꾸지만 막상 실행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자금 문제는 차지하더라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 머릿속 생각으로만 머물다가 시작도 해보지 않고 스스로 접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자의든 타의든 창업을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성공한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업은 위험한 도박과 같다.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 전에 냉혹한 현실에 마주하게 되고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척박한 땅에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잘 키워 나무로 성장시키는 농부가 있다면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흡사 정글과 같은 창업의 세계에서 든든한 배경도 없이 사업에 성공한 ‘자수성가형’ CEO는 더욱 이목을 끈다. 이상준 SN인더스트리 대표(36)도 이러한 범주에 속한다.

미술학도였던 그는 다니던 대학을 그만두고 24살 어린나이에 첫 장사를 시작했다. 갖가지 우여곡절과 아픔을 겪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성공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성숙’의 단비로 삼았다. 그 결과 ‘꿀삐닭강정’ 등 총 3가지 브랜드로 가맹점수가 250여개에 달하는 프랜차이즈 창업 전략 컨설팅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안주하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려 끊임없는 도전자의 자세로 새로운 시장개척에 몰두하고 있다. 생각의 속도만큼 실천의 속도도 빠른 청년 CEO인 이상준 대표를 만나봤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미대를 다녔지만 넉넉한 형편이 안 돼 입학하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해야만 했다. 미술학원 강사, 퀵서비스, 대리운전, 탑차 배달 등 각종 일을 다해봤지만 경제적으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돈을 모아 생활비를 충당하고 학비도 내야했지만 늘 부족한 악순환이 계속됐다.

“고등학교 때 화가가 되고 싶었고 아티스트를 꿈꿨는데, 막상 대학에 들어와 현실을 직시해보니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사실 직업적으로 수입이 보장돼 품위 있게 그림을 그리며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아니었지요.”

결국 대학교 3학년인 24살 때, 인생을 전환시켜야겠다는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 먼 훗날이겠지만 여유가 생겨 별장 같은 것을 가지게 된 시절이 오면, 그때 그림을 그리자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첫 사업 실패 후 일본으로 도피성 유학…새로운 희망 꿈틀

학교를 그만둬 안 내도 되는 학비와 그동안 모은 돈으로 가격이 싼 무허가 건물에 5평짜리 가게를 열 수 있었다. 초밥, 라멘, 완탕 등의 조합으로 분식가게를 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겁이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한다. 무허가 건물에 인테리어를 하고 가게를 연다는 것이 말이 안 되는 얘기지만 당시에는 단속 등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몰랐기에 무모하게 할 수 있었다.

가게 문을 열었더니 장사가 매우 잘됐고 이후 스시 프랜차이즈로 확대됐다. 투자를 받아 회사가 설립됐다. 대표는 아니고 기획이사의 직책을 맡아 매장들을 관리하게 됐다. 하지만 도합 4년 반 만에 회사가 힘들어졌다. 다행이 빚은 안 졌는데 가진 것을 홀랑 다 털어먹었다. 너무 창피했다.

“대학 교수님도 휴학하고 장사를 한다니깐 철없는 소리한다고 하셨고 선배들도 질타를 많이 했는데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엎어져서 너무 볼 낯이 없었습니다. 회사가 망해 집에서 약 3개월간 쉬다보니 우울증도 왔고 무엇보다 아무것도 안하니깐 너무 힘들더군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약속도 없고 일도 없었지만 양복을 빼입고 외출을 나갔다. 괜히 밖에 나가 거리를 둘러보고 커피도 마시고 귀가 하니 조금씩 힐링이 되기 시작했다. 젊은 나이에 주저앉아 있을 순 없었다. 스스로 용기를 북돋았고 머리도 식힐 겸 무작정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실 일본에는 사업 재기를 염두에 두고 떠난 것이 아니라 도피의 성격이 컸습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와보니 공부할 것도 많고 새로운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가진 돈 2500만원이 전 재산이었는데 2년간 어학연수를 하면서 틈날 때 마다 사업아이템 구상차 맛집을 찾아다녔고 창업박람회 등을 쫒아 다녔습니다. 많은 것을 경험한 소중한 기간이었습니다. 국내를 떠나 타 환경에 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재충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 홍대 가디스 매장. 사진 = 정의식 기자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 2년간 회사생활을 했다. 가진 돈을 전부 털어 넣어 창업을 했는데 이중계약 사기를 당했다. 임대인은 1명인데 임차인이 2명이었다. 인테리어를 다 끝내놓으니 다른 사람이 와서 장사를 하겠다는 황당한 경험을 한 것이다. “어렵게 모은 돈을 사기를 당해 홀랑 날려버렸습니다. 한국에서 실패 후 일본에 갔다가 다시 사업 재기를 도모한 것이나 일이 틀어져 버린 것이지요. 정말 죽을 정도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직원들이 떠나지 않고 다시 힘을 모아보자고 하더군요. 사무실도 없었기에 한 직원의 집으로 출퇴근하면서 버텨냈습니다.”

2010년 SN인더스트리를 설립한 이 대표는 사기 당한 충격을 견뎌내며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서광이 비치기 시작한 것은 일본 유학시절 구상한 닭강정 브랜드 사업을  런칭하면서 부터다. 일본의 카라아게(닭튀김) 시스템에 한국의 치킨을 결합한 ‘꿀삐닭강정’을 선보이게 된 것.

“우리나라 치킨이 일본보다 유명하지만 차이점은 한국은 마리 치킨 즉, 한 마리를 시켜야 먹을 수 있지만 일본은 조각으로 파는 개념입니다. 컵에 닭 2~3조각을 넣어서 파는 것이지요. 한국의 맛있는 치킨과 일본의 카라아게 시스템을 조합하면 최강이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고 이를 구체화 시킨 것이 꿀삐닭강정입니다.”

2011년부터 준비를 해서 2012년 본격적으로 런칭을 했는데 소위 대박이 났다. 당시 회사 상황이 안 좋았는데 투자를 받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현재 160여개 매장이 있고 해외진출도 활기를 띄어 중국에 6개, 필리핀 12개, 미국 1개, 아부다비 1개 등의 매장이 있고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중계약 사기 딛고, 닭강정 사업으로 도약

“타 업체들과의 차별성은 아무래도 판매 방식이지요. 대부분 한 마리 치킨브랜드들이지만 꿀삐닭강정은 소량으로 판매가 가능해 가장 싼 제품이 2000원 이하로 치킨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입니다. 해외의 경우 아무래도 한국 치킨 자체가 인기가 있는데다가 일단 먹기가 편해 반응이 좋은 것 같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을 넓혀 현재 꿀삐닭강정 외에도 부산에서 유명한 ‘씨앗호떡’(80개 가맹점)을 런칭했고, 올해 수제 아이스크림 전문점 ‘가디스’(현재 3개점 오픈)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독도컵’으로도 유명하다. 

2013년 1월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밤 11시가 넘어 퇴근했다. 잠자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하다가 다케시마빵에 대한 기사를 접했다. 일본에서 다케시마빵을 만들어 판매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너무 분노했고 고민을 하다가 뭔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다음날 출근 즉시 디자인을 스케치 했다. 닭강정 매장에서 컵을 많이 사용함에 따라 컵에다가 독도 디자인을 새겨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독도는 우리 땅이 당연하니 우리나라보다 외국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즉각 해외지사장들에게 연락을 취했죠. 사실 본사에서 해외지사에게 돈을 받고 컵을 팔지만 독도컵을 쓰면 무상으로 보내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무상이 아니면 굳이 해외에서 독도컵을 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해외지사장들이 보내달라고 했고 독도컵을 알리게 된 첫 계기가 됐습니다.”

이 대표는 순수 자비로 현재까지 13만개의 독도컵을 제작해 배포함은 물론 그의 블로그에서도 독도컵 디자인을 다운받을 수 있게 했다.

애국하는 청년사업가로 유명세를 타자 한 출판사에서 제의가 들어왔고 1년여 간의 집필 끝에 창업 분투기를 고스란히 담은 ‘장사하라’라는 책을 최근 출간했다. 이론에 매몰된 책이 아니라 아르바이트부터 사업에 이르기까지 직접 겪은 생생한 노하우가 담겨져 있어 SNS 등을 통해 질문과 응원 글이 쇄도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어가고 있다.

▲사진 = 정의식 기자


다케시마빵에 분노 독도컵 내놔…창업 분투기 책으로 펴내

이 대표는 창업을 할 때 주의할 점으로 “이 장사를 하면 잘 된다더라”라는 막연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장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남들이 따라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제 1순위이며 그 다음에 고려할 것이 위치나 디자인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꿀삐닭강정의 경우 특허 받은 자동튀김기가 있으며, 씨앗호떡은 재료가 무기인데 부산 공장에서 직접 만들고 있다는 것. 가디스는 망고빙수 즉 프릴빙수가 유명한데 이것도 가디스에서만 맛 볼 수 있어 남들과의 차별성을 가져야 살아남는다는 조언이다.

또한 창업이라는 것은 굉장히 큰돈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아집을 가지고 시작하면 절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귀를 항상 열어둬야 하며 누군가의 조언에 대해 귀담아 들을 줄 알아야 하고 많이 물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실패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경쟁시스템이 많이 작용되고 있다. 등수가 중요하고 내가 이기거나 지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누군가와 경쟁을 해서 이기는 순간에는 기분이 좋을지는 모르지만 발전이 없다. 하지만 졌을 때 또는 실패했을 때 정말 많이 깨우치고 배우게 된다. 따라서 실패에 대해서 항상 준비된 자세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어차피 시도조차 못하게 되고, 항상 실패는 오게 되는 것이라고 인정하고 실패를 할 때 마다 배우면 성장의 자양분으로 작용된다는 부연이다.


창업의 1순위 ‘특장점’…“생각의 속도로 실천하라”

“대학교 3학년 때 시작한 장사가 프랜차이즈로 확대하기 전까지 2년간 너무 잘 되자 거만해졌고 자만의 끝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초기에 장사를 실패했으면 빨리 철이 들고 시행착오를 줄였을 것입니다. 지금도 항상 실패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또 뭔가 실패를 할 것이지만, 이를 계기로 좀 더 성숙해질 것이라는 의연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굉장히 두렵지만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또 다른 인생의 모토는 ‘생각의 속도로 실천하자’다.

보통 어떤 일에 대해 구상을 하게 되면 행동에 대해서 또 다시 생각을 하게 된다. 머릿속에서만 맴 돌다 접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에 생각과 동시에 같이 움직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독도컵의 경우 고민과 동시에 바로 제작에 들어가 시간차가 거의 없었다. 직원들에게도 이러한 부문을 강조해 품위서만 올리지만 말고 제출과 동시에 바로 실행할 수 있게 끔 하라고 주문한다.

한편, 이 대표는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중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도전자의 정신이 또 한 번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어를 배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에 진출한 매장은 없습니다. 이유는 재밌는 이야기인데 지사계약이 됐었지만 독도컵이 이슈가 되는 바람에 계약이 취소됐습니다. 일본 진출은 어려워졌지만 다행이 일이 잘 풀려 다른 해외 쪽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가깝기도 하지만 한류 열풍도 거세 이러한 이점을 살려 현지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입니다. 오는 10월 상하이에 꿀삐닭강정 매장 2개를 신규 오픈하는데 겸사겸사 직접 현지에 가서 구체적인 시장조사와 사업구상을 꾀할 예정입니다.”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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