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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대변인]“새정치,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원칙과 신뢰 지켜야 희망 있어, 제1차 남북정상회담 취재한 언론인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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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9호 심원섭 기자⁄ 2014.10.09 07:38:22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주의와 평화를 중요 가치로 삼는 정당의 대변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 작금의 엄중한 정치상황에서 제1야당 대변인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대변인으로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

10월 13일로 당 대변인 취임 두 달을 맞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대변인이 CNB저널과 인터뷰에서 밝힌 일성이다.

전남 영암 출신의 김 대변인은 목포고와 전남대를 졸업하고 1986년 한국경제신문에 입사해 베이징 특파원과 정치부장 등을 거쳤다. 그리고 2000년 평양에서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을 취재한  언론인 출신의 원외 인사로 지난 10여 년간 당 공보분야에서 일해 왔다.

2005년 국회사무처 공보관을 맡으면서 여의도 정치권에 들어와 2007년 17대 대선에서는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았다. 2012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 선대위 홍보단 부단장을 지낸 바 있다.

“지난 2007년 언론계를 떠나 정치에 입문한 후 당의 부대변인과 수석부대변인 등 ‘부’자 꼬리표를 단 직책을 만 7년 동안 해왔다. 이 기간 동안에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것이 신뢰다. 당 지도부의 뜻을 파악해서 출입기자들과 언론사 중견 간부들에게 차질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를 얻는 것이다. 말을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자부한다. 앞으로도 기자들이 ‘김영근이가 한 얘기는 맞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뢰를 지키고 싶다.”

김 대변인은 당 대변인의 덕목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작금의 정치상황에 대해 “상대를 서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와 관용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비판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수용한다면 변화하는 쪽에 기회가 주어진다.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다음은 새정치연합 김영근 대변인과 CNB저널의 일문일답이다.


- 대변인에 취임 한 지 두 달이 다 돼간다. 소감을 말해 달라.

“지난 8월13일 당 대변인에 임명받았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민주주의와 평화를 중요 가치로 삼는 정당의 대변인이 된 것이 자랑스럽다. 엄중한 정치상황에서 제1야당의 대변인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 대변인으로서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겠다.

현 시점에서 중산층과 서민 농민 여성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정당은 누가 뭐라고 해도 새정치민주연합이지만 많이 부족하다. 오랫동안 지지를 보내온 분들이 실망하고 계신다. 지지자들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 있다는 질타를 마음 속 깊이 새기면서 당은 지금 혁신의 깃발을 세우고 있어 중도층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겠다. 그리고 말과 글에는 혼이 담겨져 있다. 따라서 한 줄의 논평이라도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 주위에 어떤 변화나 원외 대변인으로서 애로점은 없었는가.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오직 새정치연합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에 관심이 있다. 구태여 변화를 찾으라면 책임있는 제1 야당의 대변인으로서 과거보다 더 큰 중압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원외대변인으로서의 애로는 없지만 중요한 사안에 대한 논평이나 성명은 더 적합한 대변인이 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원외대변인보다는 현역의원 대변인이 더 신뢰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는 구애받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 수석부대변인을 거쳐 대변인까지 오랫동안 했는데 대변인의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지난 2007년 언론계를 떠나서 정치에 입문한 후 당의 부대변인과 수석부대변인 등 ‘부’자 꼬리표를 단 직책을 만 7년 동안 해왔다. 이 기간 동안에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것이 ‘신뢰’다. 중앙당 지도부의 뜻을 파악해서 출입기자들과 언론사 중견 간부들에게 차질없이 전달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를 얻는 것이다. 말을 안 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실이 아닌 것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자부한다. 기자들이 ‘김영근이가 한 얘기는 맞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뢰를 지키려고 한다.”


- 요즘 여야를 보고 있노라면 벼랑 위 외줄타기를 하면서도 서로 상대를 떨어뜨리려고 밀고 당기기를 하고 있는 듯 위태위태하다. 자칫 정치권이 공멸의 길로 가려고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작금의 정치현실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어떤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 정치는 다양한 의견을 용광로에 녹여서 하나로 만드는 과정일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의견도 일정 부분 인정해주어야 대화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지금 정치가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이유는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거대여당일수록 더욱 포용력이 있어야 하고, 국정의 최고 정점에 있을수록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들어야 한다.

물론 국정의 파행에 야당의 책임도 있지만, 그보다는 집권여당에 대한 책임이 크다는 점을 지적해둔다.”


- 정치가 왜 이렇게 변했다고 보는가.

“상대를 서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와 관용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도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비판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수용한다면 변화하는 쪽에 기회가 주어진다. 변화를 거부하기 때문에 한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대변인(오른쪽)이 9월 21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해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지난 9월30일 여야가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및 일명 유병언법은 10월말까지 동시 처리하도록 한다’데 합의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처한 입장에 따라서 합의 내용에 대해서 다른 평가를 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은 합의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분들의 입장에서 그렇게 반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벽창호처럼 막힌 박근혜 정권과의 싸움에서 이 정도로 매듭짓는 길을 트는 것만도 일정 부분 성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아쉽지만 최선을 다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 평가가 엇갈리는 것을 인정한다.”


-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남긴 교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을 해 본다. 물론 사고의 원인이 밝혀져야 하고, 피해보상,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은 이런 것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유가족이 원하고 국민이 바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진실을 밝힐 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사실에 접근하지 못하면 대책도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유가족이 사건의 진실을 가장 잘 안다. 그 분들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법을 만들어야 한다. 유가족과 국민이 원하는 법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다.”


- 새정치연합이 제대로 혁신이 안 된다면 현재 지지율이 20%도 채 안 나오는 입장에서 차기 총선과 대선전망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뭐라고 보는가.

“국민이 7.30 재보선에서 분명한 답을 줬다고 생각한다. 새정치연합의 갈 길을 더욱 선명하게 제시했다. 변하라는 명령이었다.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총선과 대선에서 이기는 길이다.”


- 당을 재건하기 위한 당면 과제는 혁신이라는 지적이 대다수이다. 따라서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어떤 방향으로 운영하게 되는가.

“비상대책위원회 활동 방향은 국민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일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2016년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국민에게 큰 죄를 진 것이다. 그러므로 비대위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6.4 지방선거와 7.30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은 아픈 경험을 가졌다.

또다시 이런 실수를 반복하면 국민으로부터 영영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을 갖고 있다. 비대위는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기득권 포기와 함께 경제민주화 복지시스템 구축 등 정체성을 세우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 지난 7·30 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호남의 경우 1석을 새누리당에게 내주었고, 나머지 3석 또한 새정치연합 후보가 승리하긴 했지만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예전보다 많았다. 어떻게 분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픈 질문이다. 입이 열개라도 말을 못할 지경이다. 생활현장에서 만나는 분들의 눈빛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안다.

새누리당이 7.30 재보선에서 순천 곡성에서 이정현 의원을 당선시켜 민주개혁진영에 충격을 주었다. 광주 전남 지역민뿐만 아니라 국민도 놀랐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비상체제로 전환됐다. 여기에서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하나는 이제 텃밭은 없다는 것이다. 지역민의 뜻을 받들지 못할 땐 언제든지 외면 받는다는 것을 알았다. 또 하나는 낮고 겸손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받았다. 대책은 있을 수 없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국민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야 한다. 한번 당선되면 재선 3선 한다는 안이한 자세로는 안 된다. 안주하면 큰코다친다는 것을 배웠다. 신진 정치세력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이다.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새정치연합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김영근 대변인(오른쪽). 사진 = 안창현 기자


- 2007년 대선 때 정치에 발을 내디딘 것으로 알고 있다. 입문하게 된 배경은.

“정치를 시작하면서 마음 속에 품은 꿈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농민과 어민 자영업자 중소상인 노동자 어르신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우리 사회는 대기업과 부유층이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자들이 언론을 장악하고 있고, 경제적 부를 지배하고 있다. 돈 가진 사람의 자녀들이 사회적 지위를 획득할 확률이 높은 사회다. 불평등한 사회는 안 된다. 출신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가 주어지고 대우를 받도록 해야 한다. 능력만 있으면 차별없이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 복지사회를 구현시키는데 앞장서겠다.”


- 요즘 복지가 화두다. 구체적인 복안을 갖고 있는가.

“보편적 복지사회라는 얘기를 들으셨을 것이다. 쉽게 말씀드리면 일정한 조건을 갖추면 전국민이 똑같이 복지혜택을 받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에게 월 20만원씩의 생활비를 지급하거나 0~5세 아이들의 양육비로 월 30만원 정도 주는 것이다. 며칠 전 강진읍내의 골목에서 한 어르신이 박스를 모으는 것을 봤다. 이런 모습은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이런 어르신들에게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도록 복지비를 지급해야 한다. 우리 사회를 이만큼 발전시킨 분들에 대해서 이제 국가가 나서야 한다. 0~5세 아이들의 양육비를 지급해서 아이들이 음악도 듣고, 그림도 그리고, 먹고 싶을 때 우유라도 먹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도 좋아질 것이지만, 사춘기에 정서적으로 안정될 것이다. 복지예산이 없다는 것은 핑계다. 정부가 10조원 정도를 부담하고 고소득자에게 법대로 세금을 물리면 10조~20조원을 걷을 수 있다. 집권세력의 의지가 중요한다.”


- 복지분야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요즘 농촌에는 어르신들이 주로 생활한다. 저의 경우도 전남 영암에 8순을 넘긴 어머니 아버지가 계신다. 농촌의 어르신들 주변에는 곡물이 풍부하지만, 실제로 영양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한 마을을 골라 시범적으로 그 곳에 공동취사 시설을 만들고 싶다. 함께 식사도 하고,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운동도 같이 하는 것이다. 생활은 각자 한다. 어르신들은 외롭다. 서울 사는 며느리한테 아침에 안부전화 오면 하루 종일 마을회관에서 자랑할 정도다. ‘공동취사 시범마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해 가면서 다른 곳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 언론인으로 뼈가 굵었고, 정치에 입문하고서도 줄곧 공보 분야 일을 맡아왔다. 언론과 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해 달라.

“언론과 정치는 듣는다는 것이 같다. 기자는 지위의 고하를 막론하고 취재할 수 있는 특권을 가진 직업이다. 주로 듣는 일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다른 생각을 가진 분들의 얘기를 듣고 국민의 ‘평균여론’을 찾아내는 것이 정치의 핵심이다. 여야 국회의원들 가운데 언론인 출신들이 많다. 직업적인 특성 탓인지 언론인 출신들이 ‘잘못한다’는 말은 듣지 않는 것 같다. 상식에 기반한 언론인 출신이면 정치분야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소신과 좌우명은.

“어릴 적에 할머니 곁에서 사랑을 받고 자랐다. 할머니가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주변에서 손을 내밀면 잡아주라’고 하셨다. 어렵다고 힘을 빌려달라고 하면 이유를 묻지 말고 도와주라는 정도로 이해한다. 성장하면서 그 말씀의 뜻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구태여 좌우명이 있다면 ‘같이 간다’ 정도이다. 소신은 ‘말은 아끼되 할 말을 한다’이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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