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권력독점, 자본독점, 기획독점)과 3식(전관독식, 승자독식, 연고독식) 없애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대통령의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새로운 대선 주자들이 나오면서 개헌시기가 어려워지는 게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내년 상반기가 집권 3년째로 접어들어 최적의 시기라고 본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0월22일 CNB저널과 단독인터뷰에서 지난 1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상하이발’ 개헌론을 시작으로 일파만파 불거지고 있는 개헌시기와 관련해 이렇게 예상했다.
특히 야당의 대표적 개헌론자인 우 원내대표가 김 대표와 수차례의 만남을 통해 개헌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안에 개헌 특위가 발족되고 내년 상반기 쯤 개헌논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국민직선 분권형 대통령제인 오스트리아의 이원집정부제를 선호하고 있는 우 원내대표는 이 개헌 방식이 김 대표와 동일하냐는 질문에 “똑같다. 분권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우 원내대표는 취임 이전부터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 공동회장 자격으로 김 대표와 오찬 등을 겸한 회동을 하는 등 개헌의 방향성 등에 대해 많은 논의를 해왔다. 그러므로 국정감사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새해 예산안 통과 이후 시점인 내년 초부터 정치권에 개헌 논의가 급부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소위 ‘초이노믹스’와 관련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경기부양에 올인 하더니 진짜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며 “100일 만에 한계를 드러낸 ‘초이노믹스’를 더 늦기 전에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고 그렇게 큰 소리를 치던 최 부총리도 스스로 성장률 추가하락 가능성을 시인하고 있다”며 “소위 ‘초이노믹스’ 100일 동안 한국경제는 거의 재앙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 원내대표는 “가계소득을 올리고 생활비를 낮추는 새정치연합의 가계소득 중심경제가 우리경제의 유일한 희망”이라며 “재물이 소수에 모이면 백성이 흩어지고 재물이 만인에 흩어지면 백성이 모인다는 대학의 가르침을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되새겨야한다”고 강조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우 원내대표는 전남 광양출신으로 광주 살레시오고와 전남대 법학과(박사)를 거쳐 사시 32회에 합격한 변호사 출신으로 17·18·19대 국회의원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두루 거쳤다.
다음은 우윤근 원내대표와 CNB 저널의 일문일답이다.
- 원내대표로 취임한지 보름이 지났다. 어떤 변화가 있는가.
“합리적인 소통과 대화를 통해 품위 있는 야당으로의 변화를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겠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 국민의 삶에 위안이 되는 야당, 국민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야당의 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자세와 원칙으로 원내대표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아직도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서민경제는 퍽퍽하기만 하다. 풀어나가야 할 일들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야당 원내대표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야당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다. 그러면 국민들께서 화답해주시리라 믿는다.”
- ‘환풍구 추락사고’를 계기로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또 다시 안전 문제가 이슈로 떠올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또 다시 발생했다. 계속되는 안전사고와 그로 인한 슬픈 사연들이 국민들을 더욱 마음 아프게 하고 있다. 더 이상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줘선 안 된다. 그것이 국가와 국회의 역할이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국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안전시스템을 근본부터 바꾸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이 허언이었음이 드러났다. 청와대와 총리실, 당정청이 세월호 참사 이후 50회 이상의 안전관련 대책회의를 했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불안사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왜 이런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고 보는가.
“실질적인 대책, 현장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말을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발로 뛰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만들어야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사회 도처에 퍼져 있는‘안전 불감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국민, 정부와 국회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새정치연합은 안전사회추진단을 구성, 국민들에게 안전사회의 대안을 보여드릴 예정이다.”
- 여야가 세월호 3법에 대한 본격적인 여야 협상이 시작됐다. 특히 세월호법 이달 안에 마무리 될 것으로 보는가.“10월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여야가 합의했고 이것은 국민에게 약속한 것이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단 물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새누리당도 진정성 있게 결단해주길 바란다. 협상의 내용보다는 새누리당이 유가족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결단하면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원내대표로서 유가족들과 진지한 만남을 가졌고, 세월호특별법 테스크포스(TF)팀도 협의를 시작했다. 유가족과 소통하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에서 끝까지 노력하겠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우윤근 원내대표(왼쪽). 사진 = 안창현 기자
- 세월호특별법과 해경 해체를 골자로 한 정부조직법과 연계됐는데 어떻게 처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는가.
“연계가 아니라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세 가지를 함께 처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미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TF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당은 정부조직법에 대한 입장을 정리했고, 이 내용을 골자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핵심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얼마나 제대로 접근할 수 있는가, 국민 안전을 위해 정부조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데 있다.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 새누리당도 국민의 입장에서 접근하고 결단해주길 바란다.”
- 이번 주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다. 올 국정감사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국감이 막판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국정감사 내내 정부여당의 방해가 계속 되고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위헌적인 국정감사 방해 사례만도 46건이 넘는다. 매우 유감스럽고 잘못된 일이다. 이런 일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해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세월호 구조실패의 책임, 자원외교 혈세 낭비, 사이버검열, 누리과정 예산 삭감, 의료 민영화, 부자감세, 서민증세 등 민생과 밀접한 정책 국감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마지막까지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밝혀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새정치연합에서 지적한 정부의 사이버 검열 논란이 크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안시대도 아니고 대통령이 발언을 하자마자 이틀 만에 검찰이 충성 경쟁하듯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적이었다. 표현의 자유는 헌법적 가치다. 대한민국 국민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정부의 사이버 검열로 인해 자신의 표현을 스스로 검열해야 하거나, 사이버 망명을 떠나야 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창의경제를 부르짖던 박근혜정부에서 사이버검열을 한다는 것은 국민의 창의적 사고를 가로막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 정부가 사이버 검열을 중단해야 한다. 그것이 정답이다. 국민의 목소리를 막는 권력이 가장 나쁜 권력이다.”
- ‘초이노믹스’, 즉 최경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초이노믹스’ 100일 한국경제는 더욱 휘청거리고 있다. 서민의 삶이 나아진 것이 없다. 성장률은 저하하고 있고, 기업은 투자를 하지 않고, 코스피 지수는 연일 떨어지고, 내수경제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부동산 거품만 양산하고 있다. 부자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서민과 중산층은 빚을 내서 빚을 막는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초이노믹스’라고 할 수 있는데 100일 만에 그 한계가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내수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계소득을 증가시켜야 한다. 즉 가계소득을 올리고 생활비는 낮추는 가계소득중심 경제가 우리가 갈 방향이다. 이미 우리당은 ‘가계소득중심 성장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정부는 경제정책의 방향을 유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국정감사가 끝나면 예산안 문제 등이 남아있다.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우리당 차원에서 예산안을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국민의 세금으로 편성되는 예산인 만큼 국민의 입장에서 꼼꼼하게 살펴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가급적 법정기일을 지킨다는 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다. 단 불가피하게 합의가 안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서민들에게 너무 많은 증세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주민세, 자동차세, 담뱃세 등 간접세 형식으로 국민 부담을 증가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의 문제로 발생한 세수부족을 서민증세로 메우려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엄정하고 세밀하게 따지고 국민을 위한 예산편성이라는 자세와 입장을 견지할 생각이다.”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헌론의 파장이 크다. 김 대표가 이 문제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논의 중단 의사를 밝혔다. 어떻게 생각하는가.“저는 일관되게 10여년 의원생활을 하면서 정치의 문제는 구조에 있다고 봤다. 우리 정치권력체계는 상당히 후진적이다.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이 2014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점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많은 정치원로들께서도 개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고, 국민여론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 과반을 넘고 있다.
여당 당대표가 개헌 발언관련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밝힐 만큼의 대통령의 너무나 막강한 권력을 분산하는 문제부터, 신자유주의에 의해 심화된 양극화와 부의 편중을 시정할 경제민주화 문제, 국민의 기회확대와 불평등 문제의 개선 등 개헌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개헌문제를 계속 정략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의 교정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와 사회 변화를 반영하는 헌법의 개정이라는 관점에 설 필요가 있다.”
- 김 대표가 불과 이틀 만에 박대통령에게 사과했다. 왜 그랬다고 보는가.
“여당 당대표가 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하는 모습은 전례가 없었던 것 같다. 착잡한 심정이다. 청와대 차원에서 요청을 했겠지만, 국회 차원의 논의에 대해 대통령이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세월호특별법 논의과정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대통령의 과도한 정치개입은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 이번 정기국회 중에 여당 쪽에 개헌논의를 제의할 생각인가.
“국회 차원의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개헌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국민여론도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과반을 넘는다. 국민여론을 받아들인다는 차원에서도 헌법을 어떤 방향에서 개정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은 국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김 대표는 이원집정부제를 언급했지만 우 원내대표는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식 의원내각제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쪽이 바람직하다고 보는가.“개인적으로 오스트리아식이라기 보다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절충 형태를 언급한 적이 있다. 알기 쉽게 말씀드리면, ‘국민직선 분권형 대통령제’다. 실제로 국회의장 직속으로 설치한 개헌자문위원회의 의견도 저와 같은 생각이다. 개헌은 개인의 선호나 호불호가 아닌 국회를 필두로 한 사회적 공론과 국민의 여론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의원 개인별로 권력구조에 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한국에 적합한 구조가 어떤 것인지 논의를 하고, 공론화를 거쳐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 현재 당내에 조직강화특별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계파문제까지 잠복해 있다.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보는가.“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제도가 만들어지고 집행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을 것이다. 계파가 아닌 국민의 입장, 당의 입장에서 접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국민이 지지하지 않는 정당, 당원이 믿지 못하는 정당은 존립근거 자체가 없는 것이다.”
- 원내대표 임기 중에 반드시 이것만은 해야겠다는 일이 있다면.
“박근혜 정부 들어서 야당의 한계가 느껴지고 야당 원내대표로서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할 일이 있다면 정말 소통하는 야당을 만드는 것이다. 당이 이합집산을 반복해 유대감이 없어져 생각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또 내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인 권력독점, 자본독점, 기획독점의 3점과 전관독식, 승자독식, 연고독식의 3식의 폐해를 지적해온 바 있다. 특히, 권력독점 문제는 심각하다. 그런 점에서 개헌에 관해서는 강경파다. 제왕적 독점 구조를 깨기 위해 최소한 (국회) 개헌특위는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특히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확고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CNB저널 = 심원섭 정치전문大記者)
심원섭 기자 dailyp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