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가 10일 타결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의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한중FTA 타결이 최근 힘이 빠진 국내 증시에는 단비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며 수출주 중심으로 관련 수혜주 찾기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자동차·부품, 운송, 화장품, 기계부품 등에서 한중FTA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점쳤다. 특히 자동차 업종에서 관세율 문턱이 낮아져 국내 업체의 가격 경쟁력 강화나 이익 개선 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는 일부 고급차를 빼더라도 현지 생산체제가 구축돼 있어 상대적으로 부품기업이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평균적으로 부품기업의 중국 사업 이익기여도는 약 40%선”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성우하이텍, 에스엘, 평화정공, 일지테크 등을 꼽았다.
전문가들은 또 기계 업종에서도 현지 생산 비중이 큰 완제품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가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운송 업종도 수혜가 예상된다. 중국과의 항공뿐 아니라 해운화물 비중도 높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전체 매출 가운데 12% 정도가 중국 관련”이라고 분석했다.
화장품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 고관세(6.6~10%)를 적용받는 화장품이 관세 철폐 시 가격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직수출에 집중하는 업체들에 수혜가 한정될 전망이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수혜주로 꼽힌다.
반면, 정보기술(IT) 업종은 중국보다 비교우위에 있지만 현지 생산이 많고 관세율이 이미 낮다는 점에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철강이나 정유화학 업종은 중국 내 공급과잉 상태인데다, 관세가 매우 낮거나 없기 때문에 역시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의 수혜가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비관세 장벽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제조업보다는 문화콘텐츠, 여행, 운송서비스 등 서비스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도 한중FTA 타결에 따라 농수산업 부문의 국내총생산(GDP)은 중장기적으로 0.84% 감소하지만, 제조업은 0.92%, 서비스업은 1.56% 각각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합의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들이 중국시장 진출을 모색 중인데다, FTA로 교역량이 늘어나면 무역금융이 확대되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아울러 일단은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전체 수출에서 대중 수출이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연구원은 “증시 전체로 보면 긍정적인 영향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본다”며 “대형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 개선이라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