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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상 골프 세상만사]생활체육, 골프 대중화는 이루지 못할 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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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5-406호 김덕상 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 2014.11.27 08:44:57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25년 전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던 아들과 딸을 데리고 방학 때면, 지방의 간이 골프장이나 퍼블릭 코스를 찾아 캐디 없이 백을 메거나 풀카트를 직접 끌면서 라운드 했다. 그 때는 그린피가 비싸다고 느끼지 못했다. 아름다운 초록의 공원에서 볼을 치며 온 가족이 4~5시간 행복한 시간을 즐기는 게 놀이동산에 놀러 간 것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요즈음 우리 가족은 국내에서 골프 라운드를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주말에 네 명이 가족 스포츠로 골프를 즐기기엔 백만 원 이상의 비용이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서구 여러 나라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이 별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기는 것을 보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얼마 전에 대통령이 2015년 프레지덴츠 컵 대회의 명예대회장이 됐다. ‘공무원들에게 골프를 치라 말라 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공무원이 바쁜 데 골프를 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해 실질적으로 골프를 규제한 대통령이 세계대회의 명예대회장을 맡았다는 것이 어색하기 짝이 없는 것 같다. 필자는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골프 환경이 가장 척박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골프의 대중화와 진정한 생활 체육으로서의 골프는 정녕 이루지 못할 꿈이 아닌가 걱정된다.

골프를 함께 즐겼던 친구들 대부분은 이제 현업에서 은퇴했다. 그들은 모두 기업에서 비교적 성공한 삶을 누렸던 계층이었다. 하지만 은퇴와 더불어 골프 클럽은 모두 창고 속으로 집어  넣었으며 동창생들의 골프 모임은 모두 해체됐다. 이유는 명백하다.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그들은 한 번의 라운드가 10만 원을 넘지 않는다면 한 달에 두세 번은 친구들과 어울려 골프 치고 싶다고 하면서, 칼럼니스트인 필자에게 그렇게 여론 몰이를 해 달라고 신신 당부를 한다. 골프장이 많이 생기면서 그린피 할인 경쟁이 시작되었다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상으로, 개별소비세, 캐디피, 카트 사용료의 합계가 주중 그린피와 맞먹는 한국의 골프 요금 체계가 변화되지 않는 한, 생활 체육으로서의 골프 대중화는 달나라 정복보다도 이루기 어려운 꿈이다.

정부는 세원 부족을 이유로 지구상에서 가장 불평등한 골프의 징벌적 세금 부과 구조를 바꿀 의향이 없고, 골프장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엄청나게 비싼 카트와 골프카를 강제로 타게 하며, 서비스보다는 진행을 염두에 둔 캐디 비용을 모두 골퍼에게 전가하고 있다. 이런 구조 하에서 어떻게 골프의 심한 관광수지 역조 현상을 개선할 수 있겠는가?

20년 전쯤에 많이 보이던 일본인 골퍼들을 지금은 제주도에서 한 팀도 찾기가 쉽지 않고, 일본, 중국, 그리고 많은 동남아 국가의 리조트는 한국 골퍼들로 넘쳐난다. 대통령이 부르짖는 국정지표로서 ‘국민행복’은 적어도 400만 골퍼들에게는 확실한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 번 KGA 생활체육위원회에서 한 위원이 “외국 교포들이 한국에서 라운드 할 때, 메뉴를 보니 너무 비싸서 음식을 먹지 못하겠기에 대신 그늘 집 마다 삶은 계란을 실컷 먹고 배를 채웠다. 나중에 보니 계란 값이 10만 원이 넘어서 거의 기절할 뻔 했다”고 말했다. 참으로 웃고 넘기기엔 너무 가슴이 꽉 막히고 답답한 심정이었다. 모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고 이러는 걸까?

(CNB저널 = 김덕상 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KGA 생활체육분과위원))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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