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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美 테슬라에 뺨맞은 독일차들, “전기차 복수” 칼가는데 한국은…

BMW i3 개발비의 2배인 10조를 땅에 쏟아넣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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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1호 최영태 기자⁄ 2014.12.31 09:14:31

▲아우디의 전기차 모델 A3 e-tron. 사진 = 아우디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최영태 기자) 올해 세계 경제계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발 경제뉴스 중 하나는 “현대차가 한전 부지 땅을 10조 5천억 원에 사들였다”는 것이었다. 너무 엄청난 구입 액수에 일부 외국인들은 “현대차가 한전을 사들여 발전 사업에 진출했냐?”고 오해할 정도였다고 한다.

현대차의 이런 결정은 사기업인 만큼 어디까지나 ‘자유’이지만, 한국 자동차 산업의 장래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는 여러 우려를 낳을 만했다.

현재 세계 전기차 시장은 미국, 일본, 독일 업체들이 휩쓸고 있다. 미국의 테슬라(Tesla)는 100% 전기차이면서도 스포츠카급 질주력을 자랑하는 모델들을 연속적으로 내놓아 독일 고급차 업체들의 가슴을 아리게 만들고 있다.

일본의 토요타, 닛산은 전기-가솔린 하이브리드 차 시장에서 단연 세계 선두를 달리더니 지난 11월에는 토요타가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FCV)의 양산모델 ‘미라이(Mirai)’를 LA오토쇼에서 전격 내놓아, 수소연료전지차 분야에서 앞섰다고 자랑하던 현대차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아우토빌트 최신호가 소개한 전기차 특집 지면 중 첫 페이지. 오른쪽 지면에 BMW가 중국-미국 시장에 특화시켜 2018년 내놓을 예정이라는 BMW i5가 소개돼 있다.


독일의 BMW는 개발비 5조 4천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전기차 모델 i3를 올해 처음 시장에 내놓고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BMW가 i3 개발에 쏟아부은 돈의 두 배를 현대차는 자동차 개발과는 아무 상관없는 땅에다 쏟아부을 판이다.

한국인이 한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중국이지만, 전기차에 관한한 한국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다. 중국 체리자동차가 내놓은 전기차 모델 QQ3가 3200여대 팔리는 동안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2012년 531대에서 2013년 277대(상반기 기준)로 되레 줄었다고 매경이코노미는 지난 12월 8일 보도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거주하며 자동차 칼럼을 쓰는 이완 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 ‘스케치북 다이어리(humandrama.tistory.com)에 독일차 업체들의 전기차 개발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미국의 테슬라라는 ‘듣도 보도 못했던’ 전기차 업체가 모델S를 독일에 내놓아 올해 10월까지만 600대 가까이 팔아제끼는 동안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들은 속절없이 지켜보며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테슬라 모델S는 BMW 5시리즈와 7시리즈 중간 정도 가격으로 결코 싼 차가 아닌데도 이렇게 잘 팔린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그는 이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테슬라는 내년에 SUV 형태의 신차 모델X를 내놓고, 2017년에는 4만 달러 대의 저렴한(?)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라니, 그간 다른 나라 업체들을 구경꾼으로 세워놓고 비싼 차를 혼자만 파는 재미를 누려왔던 독일 프리미엄 업체들로서는 뼈아픈 경험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기어S 스마트워치와 연동돼 작동하는 BMW 전기차 i8을 보여주는 사진. 사진 = BMW


이런 가운데 독일의 자동차 전문 주간지 아우토빌트(Autobild) 최신호는 ‘테슬라 쇼크’에서 벗어나려는 독일 업체들이 곧 매력적인 전기차들을 속속 내놓으면서 반격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독일은 2020년까지 전기차 수요를 1백만 대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국가 정책을 세워놓은 상태다. 이제 겨우 5년 남았다. 독일 등 유럽에선 닛산 리프(Leaf)와 르노의 조이(Zoe) 등이 잘 팔리고, 테슬라 모델S와 함께 BMW i3도 선전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비틀 전기차, 골프 전기차, 경차인 UP의 전기차 모델 등을 쏟아내고 있다.

지구상에 ‘반공주의’가 사라진 지 수십 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반공, 국가보안법으로 열병을 앓는 한국은, 한 중국 외교관의 “시대에 뒤처지는 게 한국의 역사적 전통”(2009년 주한 중국대사관 청융화 대사)이라는 혹평 그대로, 전기차 분야에서도 ‘홀로 아리랑’을 부르는 꼴이다.

아래는 아우토빌트가 소개한 독일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계획들이다.


BMW i시리즈

i시리즈로 가장 먼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BMW는 테슬라와의 정면대결을 선언한 뒤 내년 창사 100주년을 맞아 i8의 고성능 버전 i8S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아우토빌트는 보도했다.

BMW는 또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큰 중국에서 5시리즈를 기반으로 새 전기차 i5를 내놓기 위해 작업 중이다. 250~700마력을 자랑할 이 모델은 전기차 산업이 발달한 중국, 그리고 전기차 수요가 가장 큰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휠베이스(차 앞뒤 바퀴 사이의 거리)를 키워 공간확보에도 힘을 기울였다는 소식이다.

i5는 2018년부터 판매될 예정이고 연간 3만대 판매가 목표다. 이 차는 i8처럼 전기모터에 가솔린 엔진이 함께 장착된다. 가솔린 엔진은 3기통으로 마력만 218PS 정도가 될 것이고. 순수 전기 모드(EV)로만 125km 정도를 주파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스타일은 BMW가 ‘카디자인의 최고봉’이라 자랑하는 6시리즈 그란쿠페의 디자인 콘셉트에 기존 7시리즈를 섞은 듯한, 즉 기존의 5시리즈와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아우토빌트는 소개했다. 다만 가격이 문제인데, 현재로서는 10만 유로 선에서 결정될 듯해 테슬라와의 가격경쟁에서 불리할 게 단점이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5시리즈 전기차를 탈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벤츠가 기획 중인 전기차 SUC 모델. 배터리 장착 공간을 고려해 좌석 위치를 7cm 정도 높여 외형 자체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진 = 아우토빌트 지면 스캔


벤츠 에코룩스

메르세데스 벤츠는 현재 거액을 투자할 전기차 생산설비를 위한 투자 결정에 거의 임박한 상태라고 아우토빌트는 보도했다. 벤츠는 총 네 종류의 전기차를 내놓을 태세다. C클래스와 E클래스 사이의 세단 스타일 SUC(쿠페형)와 SUV, 그리고 E클래스와 S클래스 사이의 SUC와 SUV, 이렇게 네 가지다. SUC는 SUV와 쿠페의 조합이며, 전기차 배터리 장착 공간 때문에 좌석 위치가 기존 승용차 모델보다 7cm나 높아 외형 자체가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벤츠의 전기차를 보여주는 개념도. 사진 = 벤츠


새 생산라인을 통해 독일 또는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질 예정이며, 계획대로라면 2021년 중반까지 라인업이 완성된다. 테슬라 모델S 같은 스포티한 세단 버전, 테슬라 SUV 모델X와 경쟁할 SUV 버전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며, 가격은 7만~12만 유로 이상으로 전망된다. 높은 마력에 충전 뒤 주파 거리 450~560km까지 준비되는 모양새라 기대감을 높인다.


아우디 Q6 E트론

아우디는 Q8 E트론이란 모델을 원래 계획했지만 시간과 제작비 문제 때문에 이 계획을 엎고 한 단계 낮은 급인 Q6 E트론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다. Q가 작명에 들어간 걸로 봐서 크로스오버 쿠페 형태의 전기차가 될 것으로 보이며, 충전 뒤 최대 주행거리는 350km로 잡고 있다. 현재 300마력과 400마력, 그리고 RS급인 500마력의 세 가지 트림이 계획돼 있다고 보도됐다.

가격은 8만~10만 유로 사이로, 2018년 시판 예정. 차체 무게를 줄이는 데 일가견을 가진 아우디인만큼 테슬라보다 가볍게 만들겠다는 이야기도 있다.

▲아우디가 2018년 내놓을 예정이라는 Q6 E트론. 테슬라와의 차 무게 대결이 관심거리다. 사진 = 아우토빌트 지면 스캔


한편 포르쉐 역시 전기 스포츠카를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10억 원 넘는 초고가에 918대만 한정 판매한 918 스파이더와 달리 완전히 전기로만 달리는 스포츠카를 내놓을 것인지에 대해 논의가 진행중인데, 확실하게 결론이 안 난 상태라고. 결정은 폭스바겐 그룹이 하겠지만 단독 진행이 안 되면 아우디와 연계해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소식이다.

이완 칼럼니스트는 “400~500 또는 600마력까지 힘을 내면서 완충 시 최대 500km를 주파하게 만들겠다는 게 포르쉐 내부의 소식인데, 수치들이 모두 엄청나다”며 “현재 나오는 계획들만 봐서는 멀지 않은 시점에 다양한 전기차들이 달리는 걸 목격하게 될 판인데 한국 업체들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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