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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마케팅 대결 ①]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형 먼저, 아우 이어” 음악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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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7호 이진우 기자⁄ 2015.04.22 15:19:41

▲2015년도 한국메세나협회 정기총회에서 제9대 메세나협회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금호아시아나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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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이진우 기자) 음악은 ‘지극히 인간적’을 지나 ‘오로지 인간적’인 현상이다. 지구상에서 인간처럼 음악에 반응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 침팬지가 음악에 반응한다는 실험결과가 있긴 하지만 극히 한정된 음악(인도풍)에만 반응할 뿐 나머지 음악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아 인간 같은 음악성과는 상관이 없다.

예일대학의 심리학자 폴 블룸은 저서 ‘우리는 왜 빠져드는가’에서 “영장류는 자장가보다 침묵을 좋아하고 협화음이든 불협화음이든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다. 원숭이는 록음악을 들려주든 손톱으로 칠판 긁는 소리를 들려주든 관심이 없다”고 썼다. 음악에 휩쓸리면서 기분이 달라지고, 동류의식을 느끼고, 집단행동(데모 등)을 하는 인간은 동물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헌데, 이런 음악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은 미약한 편이다. ‘돈이 되는’ 미술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돈 안 되는’ 음악에 투자하고 지원하는 기업은 한 손으로 겨우 꼽을 정도다. 이렇듯 기업들의 음악마케팅은 희소하지만, 현재 지구촌을 휩쓰는 한류가 음악이란 점에서 일부 기업들의 음악마케팅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클래식 마니아로 유명한 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국악 사랑이 남다른 크라운해태제과 윤영달 회장, 25년 음악 사랑을 펼쳐온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의 유별난 음악 행보를 모아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 이해관계자들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977년 설립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음악 영재 양성과 클래식 분야에 대한 적극 지원으로 대한민국 메세나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제 광화문 명소로 자리 잡은 실내악 전용 홀인 금호아트홀과 신진 작가들의 산실인 금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 금호음악인상 운영, 명품 고악기 무상 임대, 연주자 항공권 제공 및 음악 영재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며, 그동안 피아니스트 손열음, 김선욱,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이유라 등 수많은 연주자를 후원해왔다.

또한 예술의 전당에 30억 원의 금호예술기금을 출연해 ‘예술의 전당 음악영재 캠프 & 콩쿠르’를 개최하는 등 국내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한 기금 지원 활동도 활발히 해왔다.

한국 최초의 공연장 상주 실내악단인 ‘금호아트홀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와 금호 영재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로 구성된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창단은 국내 클래식 음악계에 의미 있는 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지역 문화진흥을 위해 전남 광주에 ‘유스퀘어 문화관’을 건립해 클래식 공연뿐 아니라 연극, 뮤지컬, 미술 전시회 등으로 지역민의 문화 갈증을 해소해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또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금호아시아나 본관 사옥 1층 로비에서 ‘문화가 있는 날’ 로비 음악회를 개최한다. 지난해 2월 열린 제1회 금호아시아나 ‘문화가 있는 날’ 로비 음악회에선 판소리 소리꾼인 정세연과 서어진, 고수 김평석 씨가 쑥대머리, 흥부가 중 박타령, 춘향가 중 사랑가 등을 공연했다. 금호아시아나의 로비 음악회는 해설을 곁들여 관객이 쉽게 접할 수 있다.

2월 공연 이후엔 첼로 앙상블, 하모니카 연주, 재즈 콰르텟, 팝페라 등 정통 클래식은 물론이고 뮤지컬, 팝, 대중가요, 가곡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유쾌하고 감동적인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 로비 음악회는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는 사업에 금호아시아나가 동참하면서 마련됐으며, 금호아시아나 임직원 외에 퇴근길의 주변 직장인들, 시민들이 몰리면서 성황을 이루고 있다. 로비 음악회 외에도 금호아트홀과 금호미술관 역시 ‘문화가 있는 날’에는 클래식 공연과 미술관 관람료를 최대 50% 할인해주면서 문턱을 낮춘다. 

이밖에도 도서산간지역 등 문화소외지역 학교를 찾아가 음악회를 펼치는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 청소년 진로체험 프로그램 ‘원데이비젼’, 소외계층 학생을 초청해 금호영재콘서트 및 금호미술관 관람기회를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 ‘토요 아츠투어’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국의 메디치家로서 명성 재확인

한국메세나협회는 지난 2월 25일에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2015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제9대 신임 회장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을 선임했다. 박 회장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 3년이다. 제8대 회장을 지낸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은 명예회장을 맡는다.

박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기업은 경제적 이윤추구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유익함을 더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기업의 메세나 활동은 정부가 이루고자 하는 문화융성을 위한 기틀이며 국민 모두의 희망이기 때문에, 메세나를 통한 사회적 책임 활동에 동참할 것을 적극 권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신임 회장은, 활발한 문화예술 지원 활동으로 금호아시아나가 ‘한국의 메디치家’로 불리는 데 큰 역할을 한 한국메세나협회 제5대 회장 故 박성용 회장의 동생으로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은 형에서 동생으로 이어져,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Montblanc de la Culture Arts Patronage Awards)을 받은 데 이어 한국메세나협회 회장까지 물려받아 눈길을 모았다.

▲4월 24일(목) 광화문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에서 열린 고악기 전달식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가운데)과 임지영씨(왼쪽), 김범준씨(오른쪽)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금호아시아나그룹

한국메세나협회는 1994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경제 5단체가 발의해 창립된 단체다. 기업의 예술지원 및 협력을 확대하고 문화예술과 경제의 균형 발전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활동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현재 국내 230여 개 기업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아, 창업주인 故 박인천 회장과 큰형인 故 박성용 명예회장으로 이어져 온 그룹의 소중한 전통인 문화예술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오고 있다.

박 회장은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활동은 기업에도 좋고 사회에도 좋아 서로 윈-윈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이미지가 나쁜 기업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점에서 좋은 기업 문화를 형성하는 것은 마케팅은 물론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지론을 폈다.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사상 첫 형제 수상

박 회장은 2014년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했는데, 지난 2004년 故 박성용 명예회장이 이 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데 이어 동생이 또 수상한 것은 이 상 제정 이래 처음이다.

박 회장은 “형님인 故 박성용 명예회장에 이어 상을 받게 돼 뜻 깊게 생각한다“며 “선대 회장님들의 유지를 잘 받들어 문화예술 지원의 전통을 적극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1만 5000 유로의 상금 전액을 통영국제음악제를 주관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에 기부했다. 박 회장은 “故 박성용 회장께서 통영국제음악제 초대 이사장을 맡으며 세계적 음악제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은 만큼,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했다”고 밝혔다.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은 독일의 명품 브랜드인 ‘몽블랑’이 세계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2년 제정한 상으로, 매년 전 세계 10여 개국에서 각 국가의 헌신적인 문화예술 후원자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금호영재 음악가들, 故 박성용 명예회장 추모 연주회 열어

금호아시아나가 ‘한국의 메디치家’로 불리는 데 큰 역할을 한 故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지원과 애정을 받았던 금호 영재 음악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박 명예회장 추모 연주회를 열어 화제를 모았다.

지난 4일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김재영, 비올리스트 이한나, 첼리스트 김민지, 이정란 등 ‘금호영재’ 출신 스타 음악가들이 경남 통영 도남동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에서 2005년 타계한 박 명예회장 추모 연주회를 개최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친할아버지처럼 해외에서 콩쿠르가 있거나 연주회가 있으면 오셔서 기립박수를 보내주시고 문자메시지로 응원의 말을 보내주시던 모습이 그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바이올리니스트 권현주는 “지난 2004년 미국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미국 데뷔 공연을 할 때 직접 찾아와 응원해주셔 큰 감동을 받았다. 음악에 대한 명예회장님의 열정과 헌신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들 연주자들은 생전에 젊은 음악인들에게 열정적인 관심과 후원을 보여줬던 박성용 명예회장을 기리며, 슈베르트 현악삼중주 B플랫 장조, 말러 피아노 사중주 A단조 등을 연주했다.

박 명예회장은 1984년부터 12년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총수로서 아시아나항공을 설립하는 등 그룹의 제2 창업을 주도하면서 국제적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이어 1996년부터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아 2005년 별세하기까지 문화예술의 든든한 후원자로서 열성적 활동을 펼쳤다.

1998~2001년 예술의 전당 이사장, 2002~2005년 통영국제음악제 이사장, 2003~2005년 한국메세나협회 회장을 역임한 박 명예회장은 문화예술 지원과 음악영재 지원 육성을 소명이라 여기며 800여 명의 음악 영재들을 발굴했다. 이런 지원 활동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2004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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