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캔버스 위에 닥종이를 울퉁불퉁 붙이고 그 위에 먹과 다양한 안료로 섬세하게 펼쳐낸 작업은 마치 자연의 꽃밭 속 도드라진 꽃들을 그려넣은 모습을 하고 있다.
동양화가 김병칠 작가가 선과 명상을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로 투영한 작품 20여점으로 '봄빛 - 내면으로의 여행' 초대 전시를 5월 6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장은선갤러리에서 연다.
이번 작품들에서 그는 관념적 채색이 아니라, 순순한 느낌 그대로 이은 필선으로 동양적-심미적 태도를 보여준다.
화면을 구상하는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 집과 동물, 새 한 마리 등 모든 대상들의 형태는 고정성을 지니지 않고 흐름 속에 엉클어진 관계의 구조를 나타낸다.
화면의 바탕을 이루는 닥지 위의 채색 필선들은 존재의 흐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면서, 서로가 의존해 속삭이고 있는 듯 하다.
모든 대상들은 온화하고 포용성이 높은 ‘한지’라는 재료의 물성에서 얻어지는 입체감과 텍스처를 통해 순수한 느낌을 표현한다.
작품들은 내면에서 울리는 맑은 소리, 오감의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굴절시키지 않고 무관점-무선택의 맑은 마음에 투영시킨 결과들이다.
그가 화면에 배치한 조형력과 세련된 색채는 주제, 조형성과 함께 완성도를 높인다. 5월 16일까지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