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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환 건강 칼럼]최악의 암 ‘췌장암’…당신의 췌장은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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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3호 김기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 교수⁄ 2015.06.04 09:15:3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기환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외과 교수) 췌장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가장 낮은 암으로, 세계 최고의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췌장암으로 사망했고, 영화 ‘사랑과 영혼’의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말기췌장암 수술을 받고 투병하다 사망했다. 암 생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안타깝게도 췌장암은 가장 예후가 불량한 암으로 완치가 어렵다.

췌장암이란 말 그대로 췌장에 생기는 암이다. 췌장은 복부 깊숙이 위치한 장기로, 인슐린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으로서의 기능과 췌장액을 분비해 소회를 돕는 소화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모두 맡고 있다. 문제는 췌장암 진단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췌장은 상복부 중앙을 가로지르며 복강의 어느 장기보다도 깊숙이 자리하는 장기로, 전체 길이가 약 15cm, 무게는 100g 정도 된다. 췌장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 중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 등의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다.

췌장암이란 췌장에 생긴 암세포로 이루어진 종괴를 말한다. 췌장 안에 여러 종류의 세포가 있고 이들에서도 암종이 발생할 수 있지만, 췌장암의 90~95%는 특히 췌장관 세포에 암이 생긴 ‘췌관선암’이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의하면, 2011년 췌장암 발생률은 남자에서 8위, 여자에서 9위, 남녀 전체적으로는 8위로, 2011년 발생자수는 5080명이며 전체 암(218017명)의 2.3%에 해당한다. 이 해의 전체 암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435.1명이었는데, 이 중 췌장암은 인구 10만 명당 10.1명의 발생률에 해당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으로 밝혀진 것은 없으나, 췌장암의 발생원인은 환경적 요인과 유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암 발생에 관여하리라고 생각된다. 췌장암은 나이가 많을수록 발생률이 증가해 대부분 50세 이상(발생 평균 연령은 65세)에서 발생한다.

유전적 소인으로 직계가족 중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도 췌장암 발생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ras’라는 유전자 이상은 췌장암의 90% 이상에서 발견돼 암종에서 나타나는 유전자 이상 중 가장 빈도가 높다.

또한 환경적 요인으로 흡연, 당뇨병, 만성 췌장염, 가족성 췌장암, 나이, 음주, 식이, 화학물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한 뚜렷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기준은 없다.

인체는 간에서 하루에 800cc 정도 담즙을 만들어 총담관을 타고 십이지장으로 내려보낸다. 총담관 말단에서 췌장 머리부분 안으로 주행을 하며 췌장관과 합쳐져 십이지장으로 통한다. 특히 이 췌장 머리부위에 암종이 발생하면 총담관이 폐쇄되면서 황달, 통증 등의 증상이 있으며, 간수치의 이상이나 영상의학적 검사시 총담관 및 간내담관의 확장이 보인다.

췌장암 환자의 일반적인 증상은 복통, 체중감소, 황달, 소화장애, 당뇨병 등이 가장 흔하지만, 이는 증상이 나타나는 환자에서의 증상들이며 이 또한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게 된다.

특별한 증상 없어 조기진단 어려워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사를 시행해야 할 경우는 50세 이상의 연령에 있는 사람으로 최근 급격한 체중 감소가 있거나 원인을 잘 모르는 등과 상복부의 통증이 있을 때, 소화관 검사로 설명할 수 없는 소화불량이나 지방변이 있을 때, 가족력 비만이 없는데도 최근에 당뇨병이 나타나는 경우 등이다.

▲췌장암은 병이 조금만 진행돼도 완치 수술이 곤란한 경우가 많은 까다로운 질병이므로 평소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사진은 복부초음파 검사 모습. 사진 =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내시경은 장 안쪽만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위나 대장 등의 다른 병변처럼 내시경으로 조직검사를 해 암종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없다. 그래서 췌장암은 복부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 내시경적 초음파 검사(EUS) 등 여러 영상의학적 검사를 요한다. 그리고 혈청 종양 표지자 혈액검사, 십이지장으로의 침윤이 있는 경우 내시경 조직검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복부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중요한 것은 혈액검사 간기능 수치의 이상, 복부초음파 검사, 간내담관의 확장 소견, 또는 췌장 체부나 말단 부위의 병변시 초음파검사에서 췌장관의 변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췌장암의 치료 방법은 암의 크기, 위치, 병기, 환자 나이와 건강상태 등을 고려해 선택된다. 우선 총담관 폐쇄로 심한 황달 및 간기능 저하 시 일단 황달을 호전시켜 간기능을 회복시켜야 한다.

내시경으로 십이지장 쪽에서 총담관 내에 짧은 관을 삽입하고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내려오게 해야 하고, 완전 폐쇄로 이 시술조차 안 되는 경우 체외에서 피부 및 간을 뚫어 간내담관 내에 관을 거치시켜야 한다. 완치를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간기능 회복 후 수술이고, 실제 췌장암 환자의 20% 내외에서 수술이 가능하다. 이외에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을 한다.

췌장은 복잡한 부위에 위치하므로 수술은 병변의 위치에 따라 췌장 원위부를 절제하거나 장시간에 걸쳐 췌장 머리부위, 총담관, 십이지장, 위 등을 포괄적으로 절제하고, 소장을 이용해 담즙, 췌장액,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만들기 위한 문합을 여러 곳에 해야 한다.

50세 이상 복부초음파 검진 필요해

수술 후 환자 5년 생존율은 5% 미만에서 최근 평균 5~15% 정도로 보고됐다. 모든 종양은 원발부위에 따라 그 종양의 생물학적 양상과 예후가 매우 다르지만, 췌장암은 이러한 수술적 절제에도 다른 장기의 암종에 비해 생존률이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재발은 수술 후 1~2년 사이에 주로 일어나며 간이나 복막에 원격전이 형태로 나타나거나, 수술 부위에 암이 침윤돼 새로운 종괴를 형성하는 양상으로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희망적인 것은 한국간담췌외과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발견시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절제율이 초기 5~10%에서 최근 5년간 20~25% 정도로 점차 증가하는 수치를 보이고, 수술 사망률도 초기 20% 이상에서 최근 5% 미만으로 보고된다는 점이다.

이는 최근 건강검진을 본인이 적극적으로 또는 제도적으로 많이 시행하면서 좀더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이미 병변이 많이 진행한 경우에도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먼저 시행하면서 추적검사를 시행해 병변이 반응을 보이는 경우 추후 수술적 치료를 추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췌장암 고위험군인 경우 조기 췌장암 진단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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