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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스토리 - ‘에코 라운드’展] 작품에 들어간 ‘에어컨 말고 선풍기’

작가 22명, 보네이도코리아와 함께 친환경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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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5호 김금영 기자⁄ 2015.06.18 09:06:54

▲‘보네이도 에코 라운드’ 전시장 모습. 김세중 작가가 작업한 아트 선풍기와 작품이 함께 전시돼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초여름이다. 벌겋게 익은 얼굴에 뻘뻘 흐르는 땀방울을 식히기 위해 사무실, 학교, 카페 등 다양한 장소에서 선풍기와 에어컨이 빵빵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2010년 ‘무한도전’의 ‘나비효과’ 특집을 기억하는가? 1층은 더운 몰디브 리조트, 2층은 추운 북극 얼음 호텔을 콘셉트로 지어진 건물에서 1층 사람들이 에어컨을 마구 틀자 2층의 얼음이 급격하게 녹아 1층으로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무리한 에너지 낭비가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을 경고한 특집이었다.

미국 공기순환기 브랜드 보네이도의 국내 공식 수입사인 보네이도코리아가 주최, 갤러리 퍼플이 주관해 국내 현대 미술 작가 22명과 협업한 ‘보네이도 에코 라운드’전도 지구 환경과 생명의 소중함을 주제로 한다. 2013년 환경의 날과 2014년 지구의 날을 맞이해 진행된 ‘보네이도 쿨런닝’전에 이어 올해 3회를 맞는 이번 협업 전시회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지구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친환경적 지구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에코 라운드(Eco Round)’를 테마로 설정했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에코와, ‘둥글다, 아우른다’는 의미의 라운드를 합친 말로, 일상 공간을 친환경적으로 아우른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백종훈, ‘블루 풋(Bluefoot)’. 인조 털, 천, 폴리우레탄, 25 x 50 x 40cm, 2015.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미술 장르에서 활동하는 작가 22명(강선미, 김세중, 김지평, 노동식, 말랑루나, 박선기, 박수환, 박제성, 백기은, 백종훈, 서지선, 신기운, 에디강, 유선태, 유의정, 이강욱, 이유미, 장원영, 추미림, 키큰나무, 필승, 홍지연)이 친환경 메시지를 각자의 방식으로 작품에 녹여냈다.

두 가지 콘셉트의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하나는 보네이도의 1945년 초기 모델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70주년 기념 모델인 시그니처 선풍기가 캔버스를 대신하며, 다양한 색채와 기법을 입고 아트 선풍기로 전시장에 나서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작가들이 독자적으로 제작한 작품들이다.

강선미는 영국의 여류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 ‘후 해즈 신 더 윈드(Who Has Seen the Wind?)’의 제목을 인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선풍기라는 오브제를 물질 그대로 해석하기보다는 그것의 기능과 역할을 시적으로 표현했다. 김세중의 작품엔 강렬한 색의 꽃이 담겼고, 김지평은 꽃 한 송이가 활짝 핀 ‘만개’ 이미지를 내놓았다.

▲유선태, ‘오행의 선풍기’. 혼합 재료, 22 x 30 x 52cm, 2015.

노동식은 하얀 연기를 수놓는 에어쇼 작품과 자동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연을 한 작품에 담았고, 말랑루나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애정과 정성을 다해 가꾼 정원을 모티브로 따뜻한 감성을 보여줬다. 박선기는 기후변화와 온실가스에 대응하는 친환경적 활동에 초점을 맞춘 작업을 선보이고, 박수환은 정지된 이미지에 움직이는 요소를 어울러 눈길을 끈다.

현대인들이 쫓는 자극의 공허함과 아이러니는 박제성의 작품에서, 바람을 따라 유영하는 조각들의 이미지는 백기은의 작품에서 볼 수 있다. 평소 지구환경 및 북극곰, 펭귄 등 북극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아 환경보호 관련 전시 및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백종훈은 극지에 사는 북극곰의 형상을 작품과 결합시키고, 서지선은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 사이의 교류 중요성을 어필한다. 신기운은 홀로그램을 이용해 실존을 이야기하고, 에디강은 ‘바쁜 도시에 불어오는 고마운 바람’ 콘셉트의 작품을 전시한다.

유선태는 선풍기라는 오브제에 오행(五行: 우주 만물을 나무-불-흙-쇠-물 다섯 요소의 순환 작용으로 설명하는 이론)의 순환을 담았다. 그는 “마침 선풍기의 날개 또한 다섯 개더라. 여기에 바람을 일으키는 선풍기의 성질이 오행의 순환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작업을 설명했다.

▲장원영, ‘랜드 포 에브리바디(Land for Everybody)’. 아크릴 레이어 위에 피그먼트 프린트, 워터 트랜스퍼 프린트, 50 x 40 x 45cm, 2015.

유의정은 인간의 욕망이 발현되고 소비되는 방식과 구조를 연구하고, 이강욱은 인간과 우주, 대자연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구현하며, 이유미는 시원한 바람이 주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선풍기 하나를 주제로 온갖 상상의 나래를 펼친 미술작가들

“조화를 중시해야 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장원영은 지구 대부분의 자원을 소비하는 인간의 역할에 주목하고, 추미림은 자신이 생활하는 공간인 도시 이야기를 펼친다. 키큰나무는 무더운 여름, 달향기를 가득 품은 달꽃을 보여준다.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는 필승은 작품 속에 아예 선풍기를 들여 놓으며 시원한 소통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홍지연은 생명력을 거세당해 박제된 자연물들과 인공적인 사물이 만들어 내는 자연적인 바람이 교차된 이미지의 아이러니를 표현한다.

▲필승, ‘라이드 더 윈드(Ride the Wind)’. MD 합판, 아크릴 채색, 우레탄 코팅, 100 x 190 x 15cm, 2015.

전시를 기획한 박미연 실장은 “환경에 대한 관심은 현대인에게 일상이 됐다. 우리에게 친환경, 에코는 친숙한 단어로 다가오고, 환경 보호를 위한 다양한 방식들이 제안되고 있다. 환경 보호는 거대 담론의 무게를 벗고, 일상의 곳곳에 스며들었다”며 “이번 아트 컬래버레이션 전시는 시각적인 아름다움을 주는 예술 작품을 통해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고 전시 의도를 밝혔다.

이어 “작가 22명이 소통, 휴식, 자연과 인간의 합일 등 지구를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 방법을 작품에 담아 보여준다.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일러스트레이션 등 각각의 미술 장르가 하나의 제품과 철학적으로 만나게 된 지점이 흥미롭다. 각각의 작품에 개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통일성을 보이는데, 이는 참여 작가들이 전시에 깊은 고민을 갖고 진지한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잠시라도 휴식과 여유를 즐기며 지구의 구성원으로서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작은 실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시는 가나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6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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