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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한화 vs OCI “태양광 발전, 우리가 1등”

한화큐셀 “내년 세계 1위”에 OCI “어림없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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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38호 이진우 기자⁄ 2015.07.09 09:02:11

▲OCI가 2014년 3월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 건설한 4.4MW 규모의 Alamo 2 태양광 발전소. 사진 = OCI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진우 기자) 지난 2010년부터 암흑기를 맞이했던 태양광 시장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다시 기지개를 펴면서 활짝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2월 한화솔라원을 합병한 한화큐셀은 국내 태양광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중국 등지에서의 경쟁 심화로 적자를 지속해왔지만, 이번 합병을 통해 이를 해소했다. 또한 한화큐셀은 태양광 셀 생산량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더욱이 내년엔 태양광 모듈 분야(현재 세계 4위)에서도 1~3위의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또 다른 국내 태양광 기업은 OCI를 꼽을 수 있다. OCI는 미국에 이어 올 들어 중국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 셀·모듈 공급보다 더 수익성이 높은 분야인 태양광 발전 사업(다운스트림)에 집중하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OCI는 최근 반도체 제조용 특수가스 제조업체로 1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알짜 자회사인 OCI머티리얼즈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으로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태양광 사업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자원 고갈 및 지구온난화 등에 대한 규제 강화의 대안으로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분야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이 앞다퉈 태양광 발전 사업 분야에 진출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태양광 시장도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결국 대부분의 기업들이 견디지 못하고 2010년 이후엔 도미노처럼 관련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를 결정했다. 반면 이러한 암흑기의 터널을 지나면서도 굳건히 버티며 살아남은 한화와 OCI 등 두 태양광 기업이 최근 들어 새롭게 커지고 있는 태양광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여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 오너 의지와 지원으로 글로벌 1위 도약

한화큐셀은 지난 4월 20일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전력 회사인 넥스트에라 에너지(NextEra Energy, 이하 넥스트에라)와 올해 4분기부터 2016년 말까지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이는 태양광 업계 단일 공급 계약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1.5GW의 모듈이 모두 설치된 후의 발전량은 대구광역시 전체 인구(약 250만 명)가 사용할 수 있을 정도나 된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태양광이 침체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던 2011년 10월에 한화그룹 창립기념일 기념사를 통해 “태양광 같은 미래 신성장 사업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며 그룹의 새 역사를 이끌 소중한 토대로 키워가야 한다”면서 “지금 당장 눈앞의 이익이나 불확실한 사업 환경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해낼 수 있다’, ‘꼭 해낸다’는 믿음으로 묵묵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화큐셀이 2014년 4월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메이우드(Maywood)에 건설한 10.86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사진 = 한화그룹

김 회장의 이러한 의지와 지원에 힘입어 한화그룹은 지난 몇 년 간의 극심한 태양광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태양광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거듭해왔다. 한화큐셀의 이번 대규모 모듈 공급 계약을 계기로, 김 회장의 신념에 따른 태양광 투자가 이제 본격적인 결실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김 회장 특유의 뚝심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오너의 강한 의지와 지원으로 2010년 8월 태양광 사업을 처음 시작한 이후 최근 몇 년 간의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지속해왔는데 이는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라면서 “현재 태양광 시장이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한화그룹은 태양광 사업 분야에서 투자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넥스트에라는 한화큐셀로부터 공급받는 모듈 전량을 미국 내에 건설 예정인 자체 태양광 발전소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한화큐셀과 넥스트에라는 2017년 이후 넥스트에라가 건설하는 태양광 발전소에도 한화큐셀의 모듈을 공급하기 위해 내년 여름부터 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을 이번 계약에 포함시켰다.

남성우 한화큐셀 대표는 “한화솔라원과의 통합을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실현하게 된 한화큐셀은 넥스트에라에 대한 대규모 모듈 공급 계약을 통해 최고의 차별화된 기술력과 원가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게 됐다”며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화큐셀은 전세계 태양광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선도 태양광 업체로서의 존재감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미국 태양광 시장에 대한 본격 개척의 포문을 열어 시장점유율 1위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큐셀 통합으로 셀 생산규모 세계 1위 올라

한화큐셀은 한화솔라원과 통합하면서 셀 생산 규모가 3.28GW에 이르는 세계 1위의 태양광 셀 회사로 도약했다. 아울러 올해 말 충북 진천 공장이 완공되면 5.2GW로 늘어난다. 특히 3GW 이상의 셀 생산 규모를 보유한 2~3위 경쟁사들은 모두 중국 업체로, 이들이 미국의 반덤핑 규제에 즉각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과 달리, 한화큐셀은 말레이시아, 독일,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다각화하고 독일의 기술력에 기반해 질적 측면에서도 경쟁자들에 우위를 확보했다.

또한 통합 과정에서 두 회사는 별도의 추가 비용을 투입하지 않고 지분 양도만으로 이뤄진 합병 방식을 취했고, 통합을 계기로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돼 국제 금융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나스닥 상장사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통합 법인의 출범을 계기로 한화큐셀은 태양광 분야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차별화된 기술력과 노하우,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다각화된 생산 거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다운스트림 분야의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등 태양광 사업이 앞으로는 자생력을 갖춘 한화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한화그룹은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잉곳·웨이퍼(한화솔라원)-셀(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모듈(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발전시스템(한화큐셀 및 한화솔라원)에 이르는 태양광 분야 수직 계열화를 갖추고, 유럽, 북·중미, 아시아, 호주, 아프리카 등 전세계에 법인을 두고 이를 통해 태양광 사업을 펼쳐왔다.

남 대표는 “수익성 높은 다운스트림 분야를 중심으로 통합 법인의 성장력과 자생력을 갖출 것”이라면서 “과거 전자, 자동차 등의 산업에서 대한민국 기업의 역량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처럼, 이제는 태양광으로 한화가 세계를 리드할 때”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태양광 사업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신한금융투자 이응주 연구원은 “고가 원료 소진에 따라 기존 석탄·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2016년부터 태양광 발전 산업, 새만금 열병합발전소, 중국 석탄화학 설비 등이 가세하면서 중장기 성장성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OCI가 2013년 12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건설한 41MW 규모의 Alamo 1 태양광 발전소. 사진 = OCI

이 연구원은 이어 “한화케미칼이 지분 94%를 갖고 있는 한화큐셀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다”며 “이제는 통합, 대규모 수주, 증자,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OCI, 태양광·화학소재로 지속가능한 성장

그렇다면 태양광 사업의 대명사로 한화를 꼽으면 어떨까? 만약 이 말을 OCI가 듣는다면 매우 기분 나쁠 수 있다. OCI 역시 최근 태양광 사업에서는 한화에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손영주 연구원이 최근 “태양광은 그냥 OCI로 하자”라는 보고서까지 냈을 정도다. 이는 태양광 사업에서 OCI가 그만큼 두각을 나타내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에 화답하듯 OCI의 주가는 올 1월 2일 7만 7000원에서 7월 3일 12시 20분 현재 11만 원까지 상승했다.

OCI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Polysilicon)’을 생산하고, 2012년 태양광 발전 사업에 진출하며 ‘태양광 기업’으로 더 널리 알려진 글로벌 그린에너지·화학기업이다. OCI는 1959년 창립 이후 화학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소다회(soda ash)’를 생산하면서 한국의 대표 화학회사로 떠올랐고, 지난 50여 년 간 무기화학, 석탄석유화학, 정밀화학 등 한국의 기초화학 산업을 선도해 왔다. 이후 2008년 자체 개발한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폴리실리콘의 상업 생산에 성공했고, 대규모 공장 건설 및 전세계에 걸친 판매를 통해 단숨에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업체로 급부상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사업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에도 진출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을 전개한다. 2012년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 시에 400MW 규모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태양광 발전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400MW 발전 규모는 미국에서도 두 번째 규모로, 축구장 1600개를 합한 면적에 태양전지를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2016년까지 모두 완공될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100MW 가량 설치 완료돼 전력을 생산 중이며, 100MW 규모의 고효율 N타입 태양광 셀·모듈 공장과 200MW 규모의 양축 태양광트래커 공장도 준공해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OCI는 중국 시조우 시에 2.5MW 규모의 태양광 발전 건설 계획을 발표해 중국 태양광 발전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한국에서도 지자체와 협력해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으며 그 외에도 인도, 남아공, 남미 등 새로운 시장 개척을 추진 중이다.

OCI 이우현 사장은 “투자자산 매각을 통해 자본효율성을 높이고 유입되는 현금 자산을 이용해 다른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며 “재무구조는 건실하게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폴리실리콘 등 기존 사업에 태양광 발전 등 신성장동력을 강화해 지속가능한 사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OCI는 2011년 10월 전라북도 군산 새만금산업단지의 집단에너지 사업자로 선정돼 자회사 OCI SE를 통해 산단 내 입주하는 전 기업 및 상업·주거시설의 지역 냉난방에 필요한 전기 및 열(스팀) 등 에너지를 공급하는 총 303MW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건설 중이다. 2013년 7월 총 5000억 원을 투자해 303MW 규모의 열병합발전소 건설을 시작했고, 준공되는 2016년에 연간 최소 2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가하락은 태양광 발전에 어떤 영향?
석유값 떨어져도 전기 생산단가에 영향은 미미

태양광은 100% 전력 생산에 기여한다. 반면 석유는 전체 석유 수요의 1% 미만이 전력 생산에 투입된다. 이에 따라 유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전기 요금이 하락하는 요인이 되기는 어렵다. 미국의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에너지 정보관리국)에 따르면 북미의 주거용 전력 요금은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2014년 3% 상승한 데 이어 2015년엔 1.7%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큐셀 김동관 상무가 지난 1월 23일 오후 2시 스위스 다보스에서 미국 FOX TV와 태양광 시장 전망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 한화그룹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한화큐셀 김동관 상무는 지난 1월 23일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가진 미국 뉴스 케이블 FOX TV와의 인터뷰에서 “유가 하락이 태양광 시장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전력 생산용으로 사용되는 석유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라며 “오히려 전세계 전력 생산의 주원료인 천연가스의 경우, 특히 미국 시장을 볼 경우 지난 수년간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시장 수요가 끊임없이 빠른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어 “최근 모듈 가격 하락과 함께 시스템 가격이 하락하면서 정부 보조금 없이도 태양광 시스템이 경쟁력을 갖는 시장이 점차 확대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 원인 가운데 하나인 세일 가스(Shale Gas) 혁명의 진원지인 북미에서는 태양광 설치량이 오히려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2010년 1GW에 불과했던 태양광 설치량이 2014년 7GW 수준까지 성장하고, 태양광 제품 가격 하락으로 다운스트림(발전 사업) 수익률(IRR)이 7~10%에 달하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에 지속적인 투자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환경규제에 가장 적극적인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40%(1990년 기준)까지 낮춘다는 강력한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RPS제도(신재생에너지 발전 의무할당제) 등 신재생에너지 육성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2030년 발전 자원 비중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2014년 기준 6.7% 수준에서 약 1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최근 태양광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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