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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이철호(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고려대 명예교수))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6월 18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촉구하는 회칙(Encyclical Letter)을 발표했다. 교황의 회칙은 전 세계 교회에 보내는 교황의 공식 교서로 주로 신앙이나 윤리적 문제를 다루지만, 이례적으로 이번 회칙은 ’우리들 공동의 집을 돌보기 위하여(On care for our common home)’라는 제목으로 지구 환경 문제의 원인과 해법에 대해 총 6장 246항목으로 구성된 방대한 교서이다. 천주교 2000년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이 기후변화와 환경 문제를 회칙에서 다루었다는 것은 기후변화 문제가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절박하고 시급히 조치를 취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을 강변하고 있다.
교황은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으로 오늘날 세계 경제 질서를 이끌고 있는 자본주의가 환경 훼손을 주도하고 있으며, 빈부격차의 심화로 가난한 자들이 가장 큰 피해자로 내몰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산업 선진국들이 무분별하게 방출한 온실가스로 지구 온난화와 극심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으며, 결국 가난한 나라들이 가뭄과 물 부족,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아프리카의 사막화로 수만 명의 난민들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고 있으며 남부 유럽 국가들은 이를 막으려고 바다에 빠져 수장되는 사람들을 보고도 외면하고 있다. 2011년 국내에서도 번역 출판된 귄 다이어의 ‘기후대전’에서 예측한 사태가 지금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의 보고에 의하면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450~550ppm이 되면 지구 평균 온도는 섭씨 2도 증가한다고 하는데, 현재 400ppm을 넘어서고 있다. 만일 이대로 온실 기체가 증가하는 것을 방치하면 21세기 말에는 지구 평균 온도가 3.5도 증가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지구상의 생물종 40~70%가 멸종하며, 해수면이 넘쳐 수천만의 이주민이 발생하고, 아프리카에서는 2억 5천만 명이 물 부족 사태를 겪게 된다고 한다. 세계 식량 생산량도 지금보다 오히려 감소하여 90억으로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기 어렵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