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텅 빈 전시장에 일회용 종이컵 수천 개로 새로운 지형이 만들어진다. 또한 A4 종이의 반복과 나열로 도회적 풍경을 꾸며 물질이 지닌 힘을 공간에 펼쳐낸다.
오브제를 활용한 공간 설치 작업으로 물질이 지닌 힘을 드러내는 오유경(36) 작가의 전시들이다. 서로 다른 성격의 오브제들을 거울 재질의 기둥과 함께 설치해 이미지 중첩을 통해 환영의 공간을 탄생시키는 작업을 '코스모스(C0SMOS)'라는 타이틀로 공개한다.
8월 6일부터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에서 진행되는 오 작가의 개인전에는 은으로 도금된 기하학적 도형과 함께 거울, 풍선, 탁구공, 나무, 의자 등의 오브제가 설치로 펼쳐진다.
오 작가의 작업은 공간 안에 관계된 모든 것들을 포용한다. 서로가 지닌 조형적, 물리적 특성이 빛으로 반영되면서 서로를 연관 짓는다.
작가는 "제 작업의 출발은 예술과 자연의 관계, 보이지 않는 힘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다"며 "저와 관련없는 일들이 저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 의문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의자와 나뭇가지, 주변 공간, 그리고 공간 풍경을 담아낸 광택의 풍선은 만물이 생성하는 에너지들의 교집합이 된다. 작가 스스로도 전시 작품에 함께 참여한다.
대상을 바라보는 연민의 시선이 탁월한 오 작가는 대상 자체를 존중하며 그것이 가진 에너지를 발굴, 시각화시키는 데 능숙하다.
이번 전시에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오브제들을 활용하며 그간 작가가 심취한 자연과 과학, 관계와 소통, 고정과 유동의 사이를 실험한다. 전시는 9월 1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