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저널=왕진오 기자) 고급스런 인테리어의 호텔에 초대장을 발급받은 이들만을 위한 객실이 공개된다. 넓은 침대 위와 목욕탕 여기저기에는 알록달록한 형태로 가득한 그림들이 누워있거나 벽에 기대서 손님들의 시선을 끈다.
신규 분양하는 모델하우스의 홍보 글귀가 아니다. 하얀 벽에 액자를 걸고 그림을 사라는 옛 방식을 거부하는 신개념 미술품 판매 장터의 모습이다.
특급 호텔에서 다채로운 주제로 행사를 진행해 온 아시아 호텔 아트 페어(이하 AHAF)가 8월 21일부터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 사전 초청된 6000여 손님들에게 50개 갤러리의 300여 작가 2천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AHAF는 2008년 일본 뉴오타니 호텔에서 출범한 후, 매년 홍콩과 서울에서 매년 2회에 걸쳐 개최됐다. 서울에서는 신라호텔, 하얏트, 조선호텔 등 특급 호텔을 섭렵하며 국내 최고의 호텔 아트페어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5년 AHAF는 그동안 그림을 걸 집안과 유사한 객실에 그림을 전시해 구매자들에게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펼쳤다.
하지만 작품을 침대나 목욕탕 그리고 바닥에만 놓아야 하는 제한된 객실 공간과 짧은 전시 기간으로 구매 고객들의 방문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는 3개 층 50여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또한 콘래드 호텔 6층 스튜디오 플로어를 대형 전시 공간인 'The A Apace'로 확보하고, 총 11개의 VIP 전용 라운지를 꾸몄다.
럭셔리 브랜드와 아트의 컬래버레이션(협업), 마스터피스(명작) 전시, 저명 인사의 문화예술 강좌 등 고급 페어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대거 기용했다.
한국 단색화 특별전에는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김창열, 허황, 서승원 등의 대형 작품들을 비롯해 단색화 대표작 40여 점이 공개된다.
또한 한국 중견작가인 김태호 작가의 근작을 만날 수 있는 '순백으로 부터의 공간'전과 가나아트센터, 금산갤러리, 동산방화랑, 박영덕화랑, 학고재갤러리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석철주 특별전도 마련된다. 여기에 요시모토 나라를 메인으로 하는 일본 팝아트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
황달성 AHAF운영위원장은 "하나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메이저 금융권의 PB 고객 및 홍콩 및 대만, 일본 등 해외 콜렉터들을 주요 VIP 고객으로 선별했다"며 "호텔아트페어의 선두주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발전된 도약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8월 2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