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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 “민화로 새해 액운 쫓고 복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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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3-464호(신년) 김금영 기자⁄ 2015.12.31 08: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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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예부터 민화는 민중의 소망을 담는 매개체였다. 2015년 을미년(乙未年)을 보내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으며 액운을 쫓고 복이 오길 바라는 염원을 담은 민화 전시들이 연이어 열리고 있다. 그 중 눈길을 끈 전시들을 살펴본다.


화조도부터 인물도까지
‘행복을 주는 민화’전

은평구가 운영하는 은평역사한옥박물관이 2016년 새해를 맞아, 민화전문박물관인 가회민화박물관과 공동기획으로 ‘행복을 주는 민화전’을 2016년 2월 21일까지 연다. 이 전시는 화조도(花鳥圖: 꽃과 새를 그린 그림), 화훼도(花卉圖: 식물 그림), 문자도(文字圖: 한자를 그림처럼 꾸민 그림), 책거리 그림(冊架圖: 책이나 문방구류가 수북이 쌓인 그림), 인물도(人物圖), 어락도(魚樂圖: 어류 그림) 등 다양한 민화 30여 점을 보여준다.

▲‘행복을 주는 민화’전에 전시된 문자도(文字圖). 사진 =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은평역사한옥박물관 측은 “예부터 우리 선조들은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행복한 미래를 꿈꿨다. 그 상징으로 꽃, 새, 동물을 가슴에 품었으며 민화라는 형태로 생활 곳곳에서 즐겼다”며 “민초들은 세상의 사물과 사상, 동물에 혼을 불어넣어 실물로 탄생시켜 소장했고, 이를 행복과 건강, 벽사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번 전시는 그 의미를 나누는 자리”라고 밝혔다.

민화에는 다양한 소재가 등장한다. 이번 전시엔 가회민화박물관의 소장 유물인 화조도, 화훼도, 인물도 등 병풍 5점과 어해도, 연화도, 송학도 등 그림 16점, 삼재부, 까치호랑이 부적을 포함한 부적 9점 등 총 30여 점이 전시된다. 

꽃 중의 왕으로 불리면서 부귀의 의미를 지닌 모란, 진흙 속에서 살면서도 더러운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는 기품의 연꽃을 볼 수 있다. 낮과 밤에 모두 눈을 뜨고 있어 악귀와 나쁜 것을 경계하고 물리친다는 믿음의 대상이 된 물고기, 인간과 국가를 보호하고 물을 다스리는 능력이 있다고 믿어진 용 등 민화 속 동물들의 의미를 만날 수 있다.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윤열수 가회민화박물관장은 ‘행복을 주는 우리 민화’를 주제로 2016년 1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교육실에서 무료 특강을 연다. 1월 20, 23, 27, 30일엔 나무판에 민화를 채색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민화 속 원숭이와 함께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전

병신년(丙申年) 원숭이해를 맞아 국립민속박물관이 기획전시실Ⅱ에서 선보이는 전시다. 2016년 2월 22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 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등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 총 70여 점이 소개된다. 

원숭이는 호랑이, 까치, 학 등과 함께 민화에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다. 이웃한 중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원숭이가 서식하지 않지만, 십이지동물의 하나로 생활 곳곳에 길상(吉祥)의 소재로 등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서울대공원 동물원과의 협업을 통해 원숭이의 행동과 특성이 우리 문화에 어떻게 표현됐는지 살펴본다.

▲19세기 말의 민화로, 십이지신 중 원숭이를 그렸다. 절의 큰 행사 때 귀신을 물리치는 용도로 걸었다고 한다. 사진 = 통도사성보 박물관

원숭이해에 태어난 사람을 원숭이의 생태적 특징에 빗대어 ‘원숭이띠는 재주가 많고 영리하다’고 한다. 회화와 문방구, 도자 등에 등장하는 원숭이는 ‘모정·출세·벽사’를 상징하고, 시가(詩歌)에서는 ‘고독’, 설화와 가면극에서는 ‘꾀·흉내·재주꾼’ 등을 상징했다.

전시는 크게 1부 ‘여러 이름 원숭이’, 2부 ‘십이지동물 원숭이’, 3부 ‘길상동물 원숭이’로 구성된다. 1부는 신체 특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린 원숭이 이름을 보여주며, 2부는 십이지동물로서의 원숭이의 역할과 의미를 ‘십이지번(十二支幡)’ ‘석제음각십이지문사각연(石製陰刻十二支文四角硯)’ 등을 통해 살핀다. 3부는 출세와 장수, 모성애, 벽사(辟邪), 재주꾼으로 상징되는 길상 동물인 원숭이를 ‘장승업필 송하고승도(張承業筆 松下高僧圖)’ ‘안하이갑도(眼下二甲圖)’ ‘청자 원숭이 모양 인장’ 등 관련 자료로 살펴본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전통 회화 속에 표현되는 원숭이를 서울대공원 동물원 전문가들이 분석한 결과 여러 종류의 원숭이가 등장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흥미롭다”며 “원숭이와 관련된 자료뿐 아니라 18, 19세기의 병신년 시헌서(時憲書), ‘원숭이해 주요 사건’과 속담, 인물 등도 소개해 원숭이와 연관된 문화를 모두 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도자기 속의 민화
‘민화호랑이, 나의 가디언’전

앞선 전시들이 전통 민화를 소개한다면, 이어지는 두 전시는 민화를 현대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먼저 ‘민화 호랑이, 나의 가디언’전은 독특한 방식으로 민화 이야기를 풀어낸다. 흙으로 민화를 표현하는 도예가 오형신 작가의 작품들이다.

▲‘민화호랑이, 나의 가디언’전은 흙으로 민화를 표현하는 도예가 오형신의 작품을 소개한다. 사진 = 해금강테마박물관

해금강테마박물관은 12월 30일까지 유경미술관 제1관에서 오형신 작가 초대전 ‘민화호랑이, 나의 가디언’전을 연다. 오 작가는 역사적으로 우리 민중의 삶에 익숙한 민화를 주요 소재로 하되, 그만의 도자 방식으로 새롭게 재탄생 시킨다. 재앙을 막고 행복을 추구하는 신앙적인 욕구를 담아 호랑이를 표현한 작품 15여 점을 선보인다.

오 작가는 단군신화에서 패배자이자 목숨을 앗아 갈 수 있는 공포의 대상인 호랑이를 표현한다. 하지만 호랑이는 동시에 이상을 향한 꿈과 영원성을 함께 안고 있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한다. 작가는 “수많은 모순을 갖고 사는 우리 자신과 닮았기에, 민화 속 호랑이를 통해 자유로운 감정선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경명자 유경미술관 관장은 “오 작가는 민화에서 만나는 호랑이의 소박하면서 강인하고 자연스러운 면모를 소개한다”며 “이번 전시에서 매력적인 호랑이의 표정과 몸짓에 인간을 담은 자유분방함을 편안히 감상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민화로 새해 축하
‘권정순 민화’전

수성아트피아는 민화가 권정순의 9번째 개인전을 12월 22~27일 열었다. 권 작가는 국내외에 우리 민화를 꾸준히 소개해 왔다.

▲수성아트피아에서 열린 민화가 권정순의 9번째 개인전 현장. 사진 = 수성아트피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자신의 창작품은 물론 소장 중인 전통 민화 병풍 등 30여 점을 내놓아 신구(新舊)의 조화를 꾀했다. 조선시대 새해 축하의 의미로 임금이 신하에게 내리던 ‘세화(歲畵)’에서 주종을 이뤘던 ‘십장생도’나 ‘평생도’, ‘책거리’ 등을 병풍으로 소개했다. 3.5m 길이의 ‘일월오봉도’와 ‘송하도’ 등 대작은 병신년 신년에 새 기운을 북돋는 의미를 더했다.

수성아트피아 측은 “민화에는 무병장수, 부귀공명, 다산, 벽사구복 등 인간의 소박한 바람이 표현돼 있다. 서민의 삶에 대한 애착과 동경의 대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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