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주요 전시] 민중미술 회고하고 거장 100주년 기념하고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내부 전경. 서울시립미술관은 2016년 ‘세마 블루(SeMA Blue)’전 등 주요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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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6년 달력에 벌써 일정들이 빼곡히 들이찼다. 화랑들이 2016년 주요 전시 일정을 속속 공개했기 때문이다. 주요 전시를 미리 살펴본다.
민중미술전으로 2016년 여는 가나아트
가나아트는 한국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전환기였던 1980년대 미술을 오늘의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2 - 시대의 고뇌를 넘어, 다시 현장으로(가제)’를 열 계획이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가 함께 기획한다.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2월 3일~3월 20일 열린다.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을 주제의 기획 전시 중 두 번째다. 1980년대 특수한 한국적 시대 상황 가운데 등장한 민중미술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가나아트는 1980년대 민중미술을 오늘의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전을 연다. 오윤의 목판화 ‘춤’(1985년 작). 사진 = 가나아트
민중미술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등장한 장르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무력 진압 뒤 민주화운동과 흐름을 함께 해왔다. 만화, 판화 등을 중심으로 벽화, 걸개그림 등의 형태를 통해 선동성이 강한 모습을 띄었다. 강요배, 김호석, 손상기 등이 대표 작가다. 가나아트는 이번 전시에서 회화, 설치 등 작품 100여 점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현재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가나아트는 100세로, 한국 최고령 현역 작가인 김병기의 개인전을 3월 말경에 열 예정이다. 평양 출신인 김 작가는 김환기, 유영국, 이중섭 등과 함께 초현실주의, 추상 등 1930년대 일본의 신흥 미술을 직접 체험한 뒤 한국 전쟁 전인 1948년 월남해 현재까지 한국 추상미술의 정립에 기여했다.
4월 말엔 정해윤 작가의 개인전이 예정돼 있다. 정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랍을 재해석한 그림을 통해 사회 속 개인의 역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해외 아트페어와 비엔날레에서 주목 받으며 활발히 활동을 이어온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립현대미술관, 30주년 특별전 마련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관 30주년을 맞아 여러 특별전을 마련한다. 먼저 과천관은 이전 개관 30년을 기념해 과천관 전관과 야외를 포함하는 대규모 전시 ‘과천관 30년 기념 특별전’을 연중 프로젝트로 추진한다.
작품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과천관 공간을 창조한 건축가 김태수 개인전(2월 19일~6월 6일)이 첫 시작이다. 전시장 리노베이션 후 생긴 빈 공간에서 ‘소닉 퍼포먼스(가제)’를 연다. 이밖에 ‘한국 현대미술 작가 시리즈’로 김봉태(회화, 4월 15일~7월 3일), 이숙자(한국화), 최현칠(공예), 김형대(판화) 전시가 이어진다.
하반기 8월엔 과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전시실 전관과 야외 공간을 포함하는 대규모 전시가 펼쳐진다. 개인 및 그룹을 포함한 국내외 200명 내외의 전시 관계자들이 700여 작품을 공개한다. 전시는 작품의 ‘해석’, ‘이력’, ‘생명주기’ 등을 다룬 여러 개의 주제전, 과천관의 건축적 변용을 실험하는 ‘공간 변형 프로젝트’, ‘야외 건축 프로젝트’와 ‘과천관 30년 아카이브전’ 등의 개별 프로젝트들로 구성될 계획이다.
▲이중섭의 ‘흰 소’. 6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은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그의 작업 세계를 선보이는 전시를 계획 중이다.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30주년을 기념해 덕수궁관은 탄생 100주년이 되는 세 작가를 다시 불러내는 ‘백년의 신화: 한국 근대 거장 탄생 백주년’ 시리즈를 마련한다. 변월룡(3월 3일~5월 8일)과 이중섭(6월 1일~9월 25일)이 상반기, 유영국(10월 14일~2017년 2월 5일)은 하반기 전시의 주인공이다. 특히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전시는 이중섭의 작품(유화, 수채, 은지화, 드로잉, 엽서, 편지 등)과 아카이브(도서, 잡지, 사진 자료) 등을 폭넓게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관은 상반기 첫 시작을 한국 현대 미술의 중요 매체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 현대 미술 사진을 소개하는 대형 기획전 ‘사진 특별전’(5~8월)으로 연다. 이어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인 ‘에코 시스템: 질 바비에(가제)’ 및 국제 기획전을 소개한다.
하반기에는 연간으로 진행하는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서울관의 공간적 건축적 특징을 연구하고 시각화하는 ‘보이드’전이 기다리고 있다. 건축가, 사운드 아티스트, 사진가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 협업한 결과물을 전시한다.
또한 광주비엔날레와 시기를 같이 해 ‘현대차 시리즈’, ‘올해의 작가상’ 등 한국 작가들의 신작 제작 전시를 통해 한국 작가의 역량을 세계 미술계에 알리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미술관, 세계적 작가 초청
삼성미술관은 별들의 잔치를 준비 중이다.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은 10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덴마크 출신의 세계적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으로 눈길을 끌 예정이다. 엘리아슨은 하나의 우주를 창조해 자신과 공간, 그리고 우주 사이의 관계를 고찰하는 현대미술 작가다. 2014년 프랑스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에서 개인전 ‘콘택트(Contact)’를 연 바 있다.
▲올라퍼 엘리아슨의 ‘중력의 계단’.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10월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사진 = 삼성미술관
서울 중구 삼성미술관 플라토는 국제적으로 주목 받는 중국 차세대 대표작가 리우 웨이의 개인전을 4~9월 연다. 1972년생인 작가는 중국 현대 미술의 미래 세대로 손꼽히고 있다.
이밖에 삼성미술관 리움은 한국 신진 작가 기획전 ‘아트스펙트럼 2016’을 5~8월 연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기획은 재능 있는 신진 작가 발굴이 목적이다. 10명(팀)의 참여 작가 중 1명(팀)을 선정해 아트스펙트럼 상을 시상한다. 2014년 아트스펙트럼 상을 수상한 이완 작가의 개인전은 10월~2017년 1월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다.
또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에 있는 호암미술관은 부처, 경전, 승가 등 불교 미술을 종합하는 대규모 ‘불교 미술전’을 4~8월 연다. 한국 미술 속에 표현된 불교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하는 자리다.
백남준-천경자 추모전 여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도 2016년 주요 전시 일정을 공개했다. 가장 먼저 ‘세마 블루(SeMA Blue)’전이 1월 12일~4월 5일 열린다. 격년제로 진행되는 청년 작가의 그룹전이다. 올해엔 서울 시내에 자생적으로 생기고 있는 대안 공간을 중심으로 젊은 작가들의 활동을 조망한다.
▲고 천경자 화백 서거 1주기를 맞아 소장품을 전시하는 추모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6월 열릴 예정이다. 사진 = CNB 포토뱅크
이어 4월 5일~5월 29일엔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 전시가 본관 2~3층과 프로젝트 갤러리에서 열린다. 본관 전시는 롤랑 바르트 탄생 100주년을 맞이해 바르트의 대표 저서 ‘카메라 루시다’가 다룬 우리 주변부의 보이지 않는 타자들에 주목한다. 프로젝트 갤러리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난지창작스튜디오와, 프랑스 현대미술기관 팔레 드 도쿄의 국제적 레지던시 프로그램 파비옹과의 협업 프로젝트를 공개한다. 국내 작가 김아영을 포함해 파비옹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6명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는 추모전이 이어진다. 6월 예정의 ‘백남전 10주기’전과 ‘천경자 1주기’전이다. 백남준 서거 10주기를 맞아 국내외 미술관들이 소장한 백남준 소장품들을 모아 페스티벌 형식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천경자 추모전 또한 소장품을 중심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2016 세마(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 서울’이 9월 1일~11월 20일 서소문 본관 전관에서 펼쳐진다. 아르코미술관 관장 출신 아트 디렉터 백지숙이 예술 감독을 맡았다. 자세한 주제 및 구성은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다.
학고재, 마리킴으로 포문 열고 민중미술로 꽃
학고재갤러리는 2016년 포문을 여는 전시로 팝아티스트 마리킴의 개인전을 선택했다. 1월 13일~2월 14일 학고재갤러리 본관 및 신관에서 마리킴의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학고재갤러리의 2016년 첫 시작 작가로 나선 마리킴의 작품. 사진 = 학고재갤러리
학고재갤러리는 앞서 중국 상하이 본점에서 2015년 6월 마리킴의 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큰 눈망울을 지닌 ‘아이돌(Eyedoll)’ 캐릭터로 유명한 마리킴은 아이돌 그룹 2NE1의 캐릭터와 뮤직비디오 제작, 수많은 상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으로 주목 받았다.
이어 민중미술 관련 전시도 예정돼 있다. 민중미술 1세대 서양화가인 주재환(3월), 민중미술 대표작가인 신학철(9월)의 전시가 이어진다.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