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오페라갤러리 질 디앙 회장 “별난 韓미술, 佛서 거의 완판”
▲오페라 갤러리 네트워크의 창업주 질 디앙. 사진 = 오페라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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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연수 기자) 오페라 갤러리는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거대 갤러리 체인으로, 세계 11개국에 지점을 두고 있다. 동아시아에서는 서울이 유일한 거점이다. ‘세계 50대 화상 중 한 명’으로 통하는 오페라 갤러리 그룹의 회장 질 디앙(Gilles Dyan)을 만나 최근 한국 작가 발굴에 힘쓰고 있는 오페라 갤러리의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 최근 프랑스의 오페라 갤러리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많이 선보인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유가 무엇인지요?
“한국 작가들은 매우 창조적이고 세계 미술 시장에 뭔가 다른 것을 가져왔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독특한 정서이며, 이를 한국 미술 시장 전반에서 발견할 수 있다. 나는 그런 독창성과 한국적인 정취를 해외 시장에 소개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근에 연 새 오페라 갤러리에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했고 전시작 대부분이 판매돼 매우 성공적이었다.”
- ‘뭔가 다른 것’이라 하셨는데,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유럽이나 미국과는 다른 느낌이다. 한국의 전통성에 기반을 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재료 사용에 있어서 기존에 미술에 쓰이지 않던 재료로 실험적으로 시도하면서도 동양적 정취를 유지한다.”
▲2015년 열린 'Cool Britania' 전시 장면. 사진 = 오페라 갤러리
- 현재 한국 미술 시장에 대해 전반적인 생각을 말씀해주신다면?
“솔직히 아직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진 않는다. 오페라 갤러리 서울 브랜치가 설립된 2007년은 한국 미술 시장이 안 좋은 편이었다. 그 후 세계적 금융 위기의 여파로 세계 미술 시장 역시 활기를 잃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유럽의 미술 시장은 조금씩 호전을 보이는 듯하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그에 반해 회복세가 조금 느리다고 느껴진다. 아마 2007년처럼 회복될 때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릴 듯하다.”
- 사실 시장으로 따지면 중국이 더 클 텐데, 예컨대 상하이를 택하지 않고 서울을 택한 이유는?
“2007년 오페라 갤러리 서울 브랜치 설립 당시, 중국은 작품의 수입과 수출에 대해 많은 세금과 부가세를 부과했다. 또한 전시 작품에 대해서도 검열이 심했다. 한국 시장에도 부침이 있지만, 한국에는 매우 열정적인 컬렉터들이 있고, 한국인이 예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 브랜치를 운영하고 있다.”
질 디앙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오페라 갤러리가 서울에 오래 머물면서 조금 더 컬렉터와 가까워져 조언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한국-해외 작가를 한 자리에서 보는 장점
상업 화랑의 장점 중 하나는 거장의 작품부터 떠오르는 신예의 작품까지 한 자리에서 가까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페라 갤러리는 국제적 갤러리 망이므로, 한국 작품뿐 아니라 신예 외국 작가의 작품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북아메리카, 유럽, 아시아 그리고 중동에 위치한 브랜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근-현대 미술로 이뤄진 1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 베르나르 뷔페, 앤디 워홀 같은 거장들부터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제라드 랑시낭(Géard Rancinan), 리타 카벨뤼(Lita Cabellut), 씬(SEEN), 그리고 조 블랙(Joe Black) 같은 동시대 작가까지 포함한다.
▲오페라 갤러리의 서울 브랜치. 사진 = 오페라 갤러리
한국 작가의 작품들이 해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지금, 세계적 네트워크를 구축한 오페라 갤러리의 자세는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서울 브랜치에서는 동양적 재료와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중견 작가 이이남, 손봉채, 김창영, 권기수, 서정민, 홍상식 6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마티에르 누보’전을 열고 있다.
김연수 기자 hohma00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