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이미지를 통해,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주리의 개인전이 1월 28일~3월 12일 갤러리2에서 열린다.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의 감각을 통해 불러온 형상들을 한 화면에 배치해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된 풍경을 재현한다.
이번 전시 제목은 ‘미끼대왕’이다. 작가는 프로이트가 내린 ‘판타지’의 정의, ‘진실이라는 잉어를 낚아 올리는 허구적 미끼’라는 구절과, 무인도에 갇힌 소년들을 통해 인간 내면의 잔인함과 권력욕을 그려낸 ‘파리대왕’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주리의 그림은 드로잉으로 그려진 형상들의 조합이다. 작가의 상상 속 형상이 개별적으로 여러 작품에 등장하기도 한다. 그 형상들은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이나 직접적인 현실의 기록이 아니라 지배와 피지배, 선과 악, 삶과 죽음 같은 근원적인 질문과 고민의 파생물이다.
그의 그림은 우연과 연상의 반복이다. 먼저 캔버스 위에 아크릴을 묻힌 나이프로 얼룩을 만든다. 우연적으로 만들어진 얼룩을 통해 패턴을 연상하고 펜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드로잉으로 만들어진 개별적인 형상들(작가가 생각한 판타지 세계의 사물들)을 새로운 질서에 맞춰 감각에 따라 배치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기록한다. 강렬한 원색과 이야기와 맥락이 읽히지 않는 화면은 작가가 생각한 판타지의 증거다.
갤러리 측은, “그의 그림에 대한 글들은 그림만큼 판타지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며, 그저 그 이미지와 그 효과, 근거와 계보를 받아쓰는 데 전력을 다할 뿐”이라고 밝힌다. 덧붙여, “그림이 언어로 온전히 진술되지 못해서 유감이고 전시를 통해 마주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