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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안 건강 칼럼] 장거리 운전에 ‘흔들린 아이 증후군’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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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69-470호(설날) 채수안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2016.02.11 11: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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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채수안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아기를 둔 가정은 장거리 운전 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몇 년 전 일본에서 8시간 동안 차량에 탑승한 생후 3개월 아기가 2주 후 극심한 구토와 함께 뇌출혈과 망막출혈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아기의 뇌출혈 원인은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이었다. 어린 아이는 목 근육이 약해 머리 고정이 힘든데, 장시간 차에 타면 머리를 심하게 흔들릴 수 있다. 그럴 경우 뇌가 두개골에 부딪혀 주변 혈관이 찢어지면서 뇌출혈과 망막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부모나 어른들이 울거나 보채는 아기를 많이 흔들어 생기는 질병이다. 뇌출혈이나 망막출혈, 늑골골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보통 충격을 받고 나서 약 60%에서 수일 또는 수개월 뒤에 실명을 하거나 사지마비, 정신박약, 성장장애, 간질 등 영구적인 후유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목숨을 잃기도 하는데, 미국에서 매년 1000명 이상의 아기가 흔들린 아이 증후군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증세로 진단되면 약 30%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2세 이하의 영유아를 심하게 흔들면 뇌출혈로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머리 부분이 연약한 생후 6개월 미만의 유아를 장시간 차에 태우고 운전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 아기를 태울 때는 운전을 조심하고 자주 차를 세워 휴식을 취해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이번 설 귀성길에 6개월 미만의 아기를 둔 부모는 아기를 태우고 장시간 운전해야 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부득이 아기를 동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른이 아기를 안고 타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반드시 아기에게 맞는 시트에 태우고, 목과 머리의 앞뒤좌우 흔들림을 예방할 수 있는 목 보호 쿠션 등으로 머리 흔들림을 방지해야 한다. 차를 자주 세워 휴식을 취하면서 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처음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이 아이가 칭얼거리거나 단순히 보챌 수 있다. 혹은 토하면서 경련이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증상을 감기, 소화불량, 장염 등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이 증후군으로 뇌출혈이 생기면, 아기의 뇌압이 상승해 머리가 축 처지고 안구 각막에 핏발이 서면서 충혈되거나 잘 걷던 아기가 비틀거리며 넘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럴 때면 뇌출혈을 의심해 병원을 바로 찾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은 한참 뒤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에 주의사항을 잘 인지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기가 울고 보챌 때는 왜 우는지 먼저 살피고, 아기를 안고 함부로 세게 흔들어서는 안 된다. 공중에 던졌다 받는다거나 어깨 위에 목말을 태우고 뛰는 행동 등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이 밖에도 어린 아이와 함께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할 때 아이의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할 다양한 주의사항이 있다.

▲장시간 차로 이동할 경우, 2세 이하 영유아들의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 사진 = 연합뉴스

다시 언급하자면, 기본적으로 생후 6개월 이전에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라면 출발 전에 미리 실내를 깨끗이 청소하고, 에어컨 필터 점검 등 차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6개월 미만 아기 태우고 장시간 운전 시
뇌출혈, 늑골골절 발생 위험 높아

겨울철 장거리 운전 중 차내 히터를 오래 틀면 공기가 건조해지고 아이의 기관지에 점막이 말라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그만큼 감기에 걸리기도 쉽기 때문에 아이의 얼굴을 물수건으로 닦아 점막의 습도를 유지하고, 물과 분유 등을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또한 아기는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차내에서라도 보온에 신경 쓰고 직사광선이 드는 자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차 안에서 심심하지 않도록 평소 즐겨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준비하거나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주면 편안함을 줄 수 있다.

장시간 차를 타면 아기가 쉽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1시간에 10분 간격으로 휴게소 등에서 쉬면서 바깥바람도 쐬고 아기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휴게소 등에서 아기가 자고 있더라도 아기 혼자 두고 자리를 비워서는 절대 안 된다.

한편 아이가 갑자기 고열이 나는 등 비상시를 대비해 부루펜, 타이레놀 등의 해열이나 진통, 소염제 같은 상비약을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아이가 아플 경우, 설 연휴 기간에도 운영하는 병의원이나 약국이 있는지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 및 119구급상황관리센터(국번 없이 119)를 통해 전화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응급의료정보제공 웹사이트 E-Gen(www.e-gen.or.kr) 및 모바일 앱, 보건복지부 웹사이트(www.mw.go.kr)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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