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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미술] 물 만난 한국 미술과 도둑맞은 프랜시스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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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6호 김연수 기자⁄ 2016.03.31 08:59:43

▲아트파리 아트페어가 열리는 그랑팔레의 내부. 사진 = 아트파리 아트페어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연수 기자) 지난 주 세계 미술계의 관심은 아시아 미술시장의 선두 주자로 떠오른 홍콩 아트바젤 페어로 집중됐다. 한· 중· 일 등의 동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서구의 관심 역시 뜨거웠다. 이는 세계 미술 시장의 아시아 미술에 대한 관심의 반영이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한국 작가들의 활약은 단연 눈에 띈다. 작년까지 해외 미술 시장에서 중견 및 원로 작가들의 작품이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 세계 미술계는 한국의 젊은 작가들 움직임에 더욱 신경을 기울이는 듯하다. 이번 달 말부터 열리는 아트 파리 아트페어는 아예 한국 미술을 중심으로 소개하며, 젊은 작가들의 다양하고 실험적인 작품까지 골고루 선보인다.

이런 한국 작가들의 세계 미술시장에서의 활약 소식과 더불어, 국내에도 많은 마니아 팬 층이 있는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도난 소식을 함께 전한다. 

한국이 주빈국 된 아트파리 아트페어

프랑스 파리의 봄은 ‘아트파리 아트페어(Art Pasris Art Fair)’와 함께 열린다. 3월 31일~4월 3일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 개최되는 이 행사에는 20개국의 143개 갤러리가 참여해 각 나라의 근· 현대 미술 작품을 소개한다.

(*그랑 팔레(Grand Palais): 파리 중심부에 있는 미술관. 에펠탑, 프티팔레(Petit Palais), 알렉상드르3세 다리와 함께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된 대표적 건축물이다.) 

▲판매작으로 선보이는 김주현 작가의 조각 작품 ‘Extra Dimension(여분의 차원)’. 혼합 매체, 420 x 280 x 150cm. 2015. 사진 = 시몬 갤러리

순수 미술 영역뿐 아니라, 디자인을 포함한 예술적인 표현의 모든 장르를 소개하는 이 행사에 올해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한국 작가들의 작품은 △Solo Show 섹션: 개인전 △Promises(가능성, 장래성) 섹션: 신생 갤러리와 작가들을 소개 △Korea Guest of Honour(영광의 손님 한국)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인다. 프랑스를 주무대로 활약하는 평론가-기획자 전상아의 협력으로 80여 명 한국 예술가들의 작품이 소개된다. 가나아트, 박여숙화랑, 시몬갤러리 등 8개 한국 갤러리뿐 아니라 26곳 서구권 갤러리들이 소장한 작품들이다.

▲올해 아트파리 아트페어 행사장에 설치되는 배형경 작가의 실제 사람 크기 청동 조각상들. ‘Allusion(암시)’. 2013~2015. 사진 = 시몬 갤러리

주최측은 특히 이번 행사에서, 많은 아트페어들의 운영 및 기획이 획일화 되어가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취리히, 뮌헨, 밀라노처럼 독창적 정체성을 가진 도시에서 온 갤러리의 작품들을 강조한다. 페어의 획일화를 경계하는 그들의 의도는, 개인전을 통해 작가 한 사람의 작품 세계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고, 공공장소 작품 설치 및 신생 갤러리 혹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소개하는 영역의 방대함에서도 엿보인다.

한국 관련 전시는, 한국이라는 지역의 정체성을 강조하며, 짧지만 파란만장한 미술사를 △전후 시기 △단색화와 민중미술이 양립하던 시기 △현재 젊은 작가들의 개념, 뉴 미디어, 공공장소 설치 작업까지 사회· 정치적 배경과 함께 소개한다.

홍콩에서 주목받는 북한 장인의 손길

AP통신은 지난 23일 아트바젤 홍콩(Art Basel Hong Kong)에서 익명의 북한 장인이 제작한 태피스트리(직물) 작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3월 22일 VIP와 언론 공개를 시작으로 24~26일 홍콩의 컨벤션 전시 센터(Hong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홍콩 바젤 아트페어는 아트바젤(Art Basel)이 홍콩 아트페어(Hong Kong Art Fair)를 인수한 2012년 이후 3년 만에 아시아 최대 규모가 된 미술 시장이다. 올해는 35개국의 239개 갤러리가 작품을 내놨다.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한 Hanart TZ(한아트 티지)갤러리의 작품 설치 전경. 사진 = 아트바젤 홍콩2016

외신의 관심을 끈 작품은 ‘Encounters(접촉, 조우)’ 구역에 소개된 한국 작가 함경아의 ‘Chandeliers in Five Cities(다섯 도시의 샹들리에)’다.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북한 노동자의 도움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그녀의 자수 작품 시리즈 중 가장 최신작이다. 작가는 2차 세계 전쟁이 끝날 무렵 한반도 분할을 위해 모인 세계 정상들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아 정치 권력에 대한 은유로 샹들리에의 이미지를 자수로 재현했다. 

▲‘아트바젤 홍콩’ 행사장에 설치된 함경아 작가의 작품 ‘Chandeliers in Five Cities(다섯 도시의 샹들리에)’. 캔버스에 자수. 2016. 사진=국제 갤러리

함경아는 직접 디자인한 디지털 이미지와 재료를 비밀 중개인에게 맡겨 중국을 통해 북한에 있는 자수 장인에게 전달했다. 완성작을 받기까지 1년 가까이 걸렸다고 한다. 이런 작업 방식은 그녀의 집 앞에서 전단(삐라)을 발견하면서 비롯했다. 함 작가는 “나는 매우 예술적인 방법으로 이런 선전물을 다시 되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 다섯 점 도난당해 

지난 3월 13일 외신들은 스페인 현지 언론 매체 ‘엘 파이스(El Pais)’의 보도를 인용해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작품 다섯 점이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소유주의 집에서 도난당했다고 보도했다. 도난당한 작품들의 추정가는 모두 2320만 파운드(약 390억 원)에 달한다. 

엘 파이스에 따르면 그 도난 사건은 작품의 소유주가 집에서 멀리 나간 틈을 타 경보 장치를 해제시킨 전문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에 의해 일어났다. 이 매체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 사건이 이미 작년 6월에 일어난 일이며, 도난당한 작업이 초상화와 풍경화로 구성돼 있다고 전했다. 도난 직후 뉴스 보도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도 밝혀진 바가 없다.

▲프랜시스 베이컨, ‘Three Studies of Lucian Freud(루치안 프로이드의 세가지 연구)’. 캔버스에 오일, 각각 198 x 147.5cm. 1969. 사진 = 위키피디아

어떤 그림이 연관되어 있는지도 또한 확실하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대 미술 전문가는 “그림이 크든 작든 간에, 고상한 영역(미술계)에 열을 올리는 사람들의 귀에 (도난) 소식이 들어가는 일 없이 프랜시스 베이컨을 팔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일랜드 태생의 베이컨은 1992년 82세 나이로 마드리드에서 세상을 떠났다. 원초적이고 감정적인 표현주의-초현실주의 그의 작품은 사후 그 명성이 더욱 강해졌다. 그의 1969년 작 ‘루치안 프로이트의 세 가지 연구’(Three Studies of Lucian Freud)는 2013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1억 4240만 5000달러(약 1528억 원)에 낙찰됐고, 이는 그 당시 세계 최고 기록이었다. 미술 시장 정보 매체인 아트 프라이스에 따르면 베이컨은 여전히 피카소, 앤디 워홀 등과 함께 현대 미술 시장의 최전선에 있는 10명의 작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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