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 골프 칼럼] 쉬운 듯 어려운 골프 스코어 용어
(CNB저널 =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골프에서 한 홀 또는 코스의 규정 타수를 파(par)라고 한다. 파 기준으로 1타를 더 치면 보기(bogey)가 된다. 보기보다 1타 더 많은 스코어는 2 오버 파 ‘더블 보기(double bogey)’라고 하는데 줄여서 더블이다. 더블 보기보다 1타 많은 스코어가 트리플 보기(triple bogey) 줄여서 트리플, 즉 3 오버 파다.
여기까지는 골퍼들이 잘 알고 있는 스코어 용어이다. 그 다음부터는 생소하면서 발음하기 어려운 스코어 용어가 등장한다. 한국 골퍼들에게는 트리플 이상 라틴어로 표현하는 골프 스코어링에 익숙지 않아 금방 이해를 못 하고 의아해 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최근 막을 내린 제80회 마스터스 대회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의 조던 스피츠가 마지막 날 12번 파 3홀에서 무려 7타를 쳐 파 기준 4 오버 파를 기록했다. 신문과 인터넷에는 ‘조던 스피츠 스코어 쿼드러플 보기(He shoots quadruple bogey)’라는 제목이 떴다.
마찬가지로 네 번이나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한 남아공의 어니 엘스는 마스터스 첫날 첫 홀 파 4에서 60cm의 짧은 퍼트를 6번이나 실수하는 기록을 남기고 9타 만에 홀 아웃 했다(He shoots record sextuple bogey). 스코어로 섹스튜플을 기록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이렇다. 파 기준 4 오버 파는 쿼드러플 보기(quadruple bogey) 줄여서 쿼드(quad), 5 오버 파 퀸튜플 보기(quintuple bogey) 줄여서 퀸트(quint), 6 오버 파 섹스튜플 보기(sextuple bogey) 줄여서 섹스(sex), 7 오버 파 셉튜플 보기(septuple bogey) 줄여서 셉트, 8 오버 파 옥튜플 보기(octuple bogey) 줄여서 옥트, 9 오버 파 노뉴플 보기(nonuple bogey) 줄여서 논, 10 오버 파는 데큐플 보기(decuple bogey) 줄여서 덱이다. 라틴어 접두어에 유한한 순서(finite sequence)를 가리키는 수학 용어인 튜플(tuple)을 붙인 것이다.
▲마스터스의 무대 오거스타 골프클럽에서 라운드 중 캐디들과 함께한 필자(가운데). 사진 = 김의나
이어서 10개 이상의 오버 파를 한다면 폴리드러플 보기(polydruple bogey)가 되고, 11 오버 파 undecuple, 12 오버 파 duodecuple, 13 오바 파 tredecuple이 된다.
국내 골퍼들이 ‘양파’라고 부르는 더블 파는 한국식 용어다. 어떤 독자가 “미국 골퍼들도 사용하는 정식 용어”라며 필자에게 몇 번씩이나 이의를 제기한 적도 있다. 미국의 한 PGA 프로 골퍼 출신 원로 골퍼에게 물어봤더니 “골프를 60년 넘게 쳤지만 더블 파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Having played golf for 60 years, I have never heard double par)”고 잘라 말했다.
(정리 = 박현준 기자)
김맹녕 골프 칼럼니스트 babsigy@cnbnews.com